[보도] 해직교사 백서 3권 출판...“선생님의 삶이 전교조의 역사입니다”
교육민주화선언·교사의 날 제정 38주년 기념식도 함께 거행
전희영 위원장, “다시 참교육 전교조·참교육 한길로 보답하겠다”
박근희 기자 l 기사입력 2024-05-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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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직교사 백서 3권이 출판됐다. 38년 전인 1986년 5월 10일은 교육민주화선언을 한 날로, 선언이 이뤄진 서울 YMCA에서는 출판 기념과 함께 교육민주화선언 38주년 기념식도 함께 치러졌다. © 현경희 편집실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결성 전후 해직교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교육민주화운동 관련 해직교사 백서> 3권이 출판됐다. 특히, 이번 3권은 해직교사들의 열전과 함께 해직교사들을 지켜준 당시 현직 교사, 제자, 학부모의 수기도 담아 의미를 더했다.
전교조는 38년 전인 1986년 5월 10일 교육민주화선언 장소였던 서울 YMCA에서 '해직교사 백서 3권 출판 기념식'과 '교육민주화선언 38주년 기념식'을 동시에 열었다. 5월 10일은 교육민주화선언에 이어 '교사의 날'로 제정한 날이기도 하다.
▲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글을 쓰신 해직교사들과 책을 엮은 편찬위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 현경희 |
전희영 전교조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35년 전, 참교육의 길을 개척하며 이 땅의 교육민주화를 위해 헌신해 온 수많은 선생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을 펴내기 위해 전국의 해직 동지들과 가족들,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글을 쓰고 엮어주신 편찬위원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다시 참교육 전교조!’를 가슴에 새기며 보다 아름다운 참교육 한길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전교조 해직교사 백서 편찬위원회(편찬위)는 총 3부로 해직교사 백서 3권을 구성했다. 1부는 1989년 해직교사들의 이야기, 2부는 당시 현직 교사들의 수기, 3부는 ‘가족, 학부모, 제자가 겪은 전교조’라는 주제로 엮었다.
출판 기념식에 참석한 박병섭 교사의 아내 이복덕 씨는 “솔직히 4년 6개월 해직 기간은 힘들었지만 언젠가는 정당한 평가를 받을 거라 믿고 참고 지냈다. 교육민주화에 앞장선 선생님들의 헌신이 인정받길 바란다”라며 울먹이며 인사를 전했다.
오용탁 교사의 제자인 문은아 씨는 “선생님들의 애씀이 저와 같은 참교육세대를 낳았고, 선생님들이 펼쳐준 교육이 이 세상을 착하게 바꾸는 힘으로 쓰임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선생님들의 애씀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고 현재진행형이며 미래의 씨앗임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해직교사를 대표해 무대에 오른 한상훈 교사는 “후배들이 회고록을 보면서 그 속에서 우리의 실패담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패담을 보고 지금 전교조의 현황을 타계하고 확장해 이 사회에서 역할을 찾아주는 자양분이 돼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번 백서 3권에는 고인이 된 해직교사들의 글을 찾아 싣거나, 고인을 추억하며 쓴 글도 함께 담았다. 지부별로 나눠 실은 1부에서는 지부 편찬위원들이 보내온 시로 간지를 구성했다. 더불어 시 15편과 전교조 결성 및 해직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사건과 관련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결정서 요지 등이 부록으로 함께 담겼다.
▲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심성보 부산교대 명예교수 등 많은 내빈이 참여해 출판을 축하했다. © 현경희 |
지난해 9월 편찬위가 구성되고 약 8개월 동안 백서 작업을 진행해 온 이주영 편찬위원장은 편찬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며 “오늘 3권이 나와 기쁘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 사이에 해직교사와 전교조와 관련한 책들이 동시에 나와 더욱 기쁘다. 허명희 작가가 쓴 <슬픈 구름>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전교조 결성과 해직교사를 직접 보고 겪으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장편 소설이다. 앞으로 우리의 이야기들이 많은 문학, 시, 소설,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 그렇게 우리가 나아가는 데 새로운 힘이 되길 바란다”라고 출판 심경을 밝혔다.
▲ YMCA 앞 보도에 있는 교육민주화선언 기념 표지 © 박근희 기자 |
한편, 출판 기념에 앞서 진행한 교육민주화선언 38주년 기념식에서는 김민곤 서울 참교육동지회 회장이 교육민주화선언 배경과 경과를 보고했다. 이어 충남·강원·호남 지역의 교육민주화선언 참여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 이중 충남에서는 교육민주화운동에 앞장서다 파면됐고 서른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이순덕 열사의 생이 소개됐다.
심성보 부산교대 명예교수·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이사장은 ‘교육민주화선언의 역사적 의의와 민주교육운동의 현재적 과제’를 주제로 교육민주화선언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기념식 마지막은 38년 전 교육민주화선언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축도를 진행했다. 축도는 김옥성 목사이자 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대표가 맡았다.
▲ 백서 3권 출판과 교육민주화선언 38주년 기념식에는 80여 명이 함께했다. © 현경희 |
이날 백서 출판·교육민주화운동 38주년 두 기념식에는 해직교사들뿐만 아니라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박정원 전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혁신교육네트워크, 교육희망네트워크, 서울교육단체협의회 등 많은 곳에서 출판과 기념의 기쁨을 함께했다.
▲ 백서 3권 편찬위원들. 왼쪽부터 양운신, 이주영, 윤병선 선생님 ©현경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