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방치는 곧 학대
김준환씨 사건 계기로
한인들 경각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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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쓰러진 후 나흘간 방치돼 결국 숨진 김준환씨 사건(7일자 A1면)을 계기로 노인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 노인학대 유형은 폭언이나 폭행 등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엔 부모에 대한 무시 또는 방치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노인돕기협회(Seniors Aid Society)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노인학대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이 바로
방치(neglect)로 59%에 이른다. 다음으로 폭행 등 신체적 학대(16%), 금전 갈취(12%), 폭언 등 정서적
학대(7%) 순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학대 사례 중 상당수는 경찰이나 관계기관에 거의 신고되지 않은 채 수면 아래 있다는 것이다.
한진곤 한캐노인회 부회장은 "대부분 피해 노인들이 사회적 체면 등으로 상담을 꺼리기 때문에 학대 문제로 노인회를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만약 회원 가운데 피해사실이 드러나면 관련 기관에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시설에 거주하는 부모를 방치하는 사례도 있다.
캐슬뷰양로원 한인봉사회의 박주희 회장은 "2018년 숨진 김준환씨에 대해선 잘 모른다"며 "캐슬뷰양로원에도 자녀들이 찾아오지 않아 외로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노인학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국에서 시니어(65~89세) 1만1,380명이
폭력피해를 입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가운데 33%(3,760명)는 자녀나 배우자, 형제자매 등으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시니어 가정폭력 피해자는 2009년 인구 10만 명당 60명에서 지난해 10만 명당 64명으로 6%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한인사회에서도 노인학대를 방지하고 피해자를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캐노인회(회장 김세영)의 경우 회원 소식지를 통해 사례를 알리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인여성회는 주기적으로 노인학대 예방 세미나를 열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학대 피해를 막기 위해 노인으로서의 권리와 경찰 신고전화(416- 808-7040)를 잘 기억하고, 재산 등과 관련해서는 법적대리인 등을 미리 정하라고 조언했다.
여성회는 웹사이트 등을 통해 가정폭력 피해를 당했을 경우 증거용 사진이나 의사의 진단서, 목격자 진술서 등을 확보할 것을 권하고 있다.
캐나다 한국일보
진승훈 (press3@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