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은 자생지에서는 동물의 배설물이나 동식물의 잔해인 유기질이 곰팡이나 세균에 의해 분해되어 가는 과정에서 산출되는 여러 가지 유익한 성분이 영양분의 공급원이 되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난석은 식물에 필요한 영양소를 거의 함유하고 있지 않다. 또 양란의 식재로 사용되는 바크라고 불리우는 나무껍질이나 수태는 유기질이긴 하지만 분해되어도 거의 영양소를 내지 못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집에서 난을 배양을 할 때는 비료를 주는 것이 난의 생육과 개화를 위해서 좋다. 흔히 초심자에게 1년간은 비료를 주지 말고 키울 것을 권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비료를 줄 때 고려해야할 주의사항에 대해서 숙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남들이 좋다는 비료를 함부로 주어 실패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난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모든 식물이 필요로 하는 필수원소는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통해서 얻어지는 탄소와 뿌리로 흡수된 물을 통해서 얻어지는 산소와 수소를 제외하면 다량섭취를 필요로 하는 질소,인산,칼리와 칼슘, 마그네슘, 황과 같은 소량 원소 그리고 철, 망간, 보론, 아연, 구리, 몰리브덴, 염소, 코발트, 니켈, 나트륨 그리고 실리콘 등의 미량원소이다. 이러한 미네랄들은 수용액 상태에서 식물체가 흡수할 수 있는 이온 상태로 존재할 때 뿌리에서 흡수가 된다.
표1. 식물에 필요한 미네랄과 그 역할
(구 분) (원소) (기호) (흡수형태) ( 역할 )
질소 N NH4+, NO3- 줄기와 잎의 성장
다량원소 인 P HPO4-, H2PO4- 뿌리의 성장, 개화,결실촉진
칼륨 K K+ 뿌리나 줄기를 강하게 함.
황 S SO4-- 탄수화물 대사,엽록소생성 간접관여
소량원소 칼슘 CA Ca++ 세포분열에 관여, 내병성 촉진
마그네슘 MG Mg++ 엽록소성분, 광합성,호흡,핵산합성의 효소역할
철 Fe Fe++, Fe+++ 엽록소 합성 촉진
망간 Mn Mn++ 엽록소형성 구조적 역할, 여러 효소 활성화
붕소 B H2BO3- 핵산합성, 뿌리끝 생장에 관여
미량원소 구리 Cu Cu++ 호흡,또는 산화환원반응 효소
아연 Zn Zn++ 엽록소파괴방지,줄기생장 억제
몰리브덴 Mo MoO4-- 질산 환원반응 효소역할
염소 CI Cl- 광합성촉진,뿌리,잎 세포분열 관여
상기 표를 보면 식물이 필요한 원소를 다량원소, 소량원소 그리고 미량원소로 구분하여 부르고 있는데 다량원소란 말 그대로 식물이 다량으로 필요로 하는 원소이며 미량원소는 적은 양만 있어도 되는 원소를 말한다.
이러한 원소들 중에서 다량원소인 질소,인산,칼리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영양제를 비료라고 부르며 소량원소나 미량원소를 주로 함유하고 있는 영양제는 흔히 활력제라는 이름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식물이 필요로 하는 모든 원소를 함유하고 있는 비료는 제조하기도 쉽지 않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비료를 구입할 때는 사용목적에 따라 필요한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비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그 제품이 비료인지 활력제인지를 먼저 판단해야할 필요가 있다.
또 난을 위해서 전용으로 만들어진 비료는 거의 없다. 있다고 하여도 난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비료가 특별히 효능이 있다거나 어떤 것은 난에 사용하면 안된다고 하는 것도 없다. 일반적으로 화훼식물에 사용하는 비료 모두 사용이 가능하나 비료의 특징과 성분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만 있으면 보다 적절한 비료를 선정할 수 있을 따름이며 특정한 비료에 대해서 과신을 할 필요는 없다.
2. 비료를 주는 시기와 성분
비료는 생육작용이 활발한 시기에 주어야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로 볼 때는 3월하순~6월초 그리고 9월하순~11월초 사이가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한여름 고온기에는 난이 생장을 멈추는 때가 있는데 이 때 비료를 주면 뿌리를 상할 우려가 있다. 장마철에 비료를 주면 너무 웃자라기도 하여 관상가치를 떨어뜨릴 수가 있으므로 여름철에는 비료를 삼가는 것이 안전하다. 또, 생장이 멈추어 휴면기에 들어 가는 겨울 동안에는 비료를 주면 뿌리가 상하기 쉽다.
비료는 난의 생육시기에 맞추어 그 성분을 가려줄 필요가 있다. 보통 비료의 포장지에는 주요 성분인
질소-인산-칼리의 성분 함량비율이 백분율(%)로 표시되어 있어서 쉽게 그 비료의 성분비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난용 비료로서 많이 사용되는 하이포넥스의 경우 여러 가지 성분비를 갖는 다양한 제품이
액체 또는 분말형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5-10-5라고 표시되어 있는 제품의 경우 이 비료 100g에 질소
-인산-칼리의 함량이 각각 5g,10g,5g씩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보통 신아의 성장기에는 탄소동화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잎이나 줄기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 질소,인산,칼리의 비율이 비슷하거나 질소의 함량이 다른 것보다 다소 높은 것을 주로 사용하고 가을철에는 꽃눈이 붙게 하거나 뿌리를 건실하게 하기 위해 인산이나 칼리의 함량이 질소보다 높은 것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3. 희석율과 사용빈도
난을 기르다 보면 욕심이 생겨 비료를 과다하게 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오히려 난의 뿌리를 상하게 하고 생육에 장해를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절대로 과다하게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통 비료의 포장지에는 물에 섞어 사용할 때의 권장 희석율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 권장농도보다 2~3배 더 묽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액체비료의 경우는 이 희석율이 부피의 비율을 말한다. 액비로서 1000배라면 물 1리터에 액비 1cc를 말한다. 또 분말형태의 비료의 경우 1000배 희석율이란 물 1Kg에 분말비료 1g을 뜻한다.
물의 경우는 1Kg이 1 리터가 되지만 분말의 경우는 밀도가 낮아 1g이 1cc보다 많은 양이므로 반드시 천칭이나 전자저울을 이용하여 측정해야 한다.
비료는 물을 줄 때 한차례씩 건너서 주어 한달에 3~4차례 정도 시비하는 것이 보통이며 아주 묽게해서 물을 줄 때마다 비료를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에도 2~3차례에 한번씩은 맹물을 충분히 주어 비료성분을 깨끗이 씻어내도록 하는 것이 좋다.
권장 희석율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비료의 경우 성분비의 합에다 100을 곱한 값을 희석율로 적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앞에서 예를 든 5-10-5의 성분비를 갖는 하이포넥스의 경우 성분비의 합인 5+10+5=20에다 100을 곱한 값인 2000배를 희석율로 적용하면 무리가 없다.
또 고농도의 프로페쇼날 하이포넥스인 20-20-20의 경우 성분비의 합인 60에 100배를 한 6000배가 적합한 희석율이다. 따라서 겁하이포넥스는 희석율이 2000배겂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이 고농도의 하이포넥스를 2000배로 사용하면 난을 고사시키고 만다.
흔히 난이 세력을 잃어 약해지면 비료를 주어 활기를 찾도록 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렇게 세력이 약하거나 뿌리가 부실한 난의 경우 비료를 주는 것은 오히려 해가되는 경우가 많다. 비료에 의존하기 보다는 배양 환경을 맞추도록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
4. 비료의 형태와 시비방법
비료는 그 형태에 따라서 액체나 분말형태의 비료는 물에 희석해서 잎에 스프레이 하거나 조루를 사용해서 분에 관주한다. 그러나 마감프K나 유기질 고형비료 또는 분말비료를 캡슐에 담아 놓은 에도볼이나 오스모코트 같은 비료는 분 위나 화장토에 얕게 묻어 놓아 물을 줄 때마다 비료성분이 물에 젖어 분속으로 흘러내려 가도록 하고 있다.
잎이나 줄기에 스프레이 하는 것을 엽면시비(葉面施肥)라고 하는데 비료에 의한 농도장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잎을 통해 흡수되는 양은 뿌리에 비해 현저하게 적으므로 약한 난이나 뿌리가 부실한 난에는 좋으나 건실하고 생육이 활발한 난에는 미흡할 수 있다.
특히 다량원소인 질소,인산,칼리의 흡수량이 미미하므로 엽면시비는 비료보다는 미량원소를 중심으로한 활력제를 사용시 효과적이다.
또 엽면시비할 때는 분에 관주할 때보다도 2~3배 묽게 주어야 흡수도 용이하고 비료가 축적되어 잎이 상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고형질의 비료를 화장토에 얕게 묻어두는 방법은 번거롭게 희석율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방법이긴 하지만 고형비료의 양을 어느 정도로 하여 얹어두는가는 경험적으로 그 수치를 알아야하며 물을 줄 때마다 분출되는 비료의 양이 불균일하고 분에 골고루 분산시켜 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고형비료를 물에 담구어 그 성분을 우려내서 액비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희석농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별로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다.
캡슐 안에 분말비료를 담아 그 분출량을 조절하고 비료의 지속시간을 장기화시킨 비료로서 에도볼이나 오스모코트 같은 비료가 있다. 에도볼의 경우는 1,2개월이 지나면 캡슐이 깨어져 많은 양의 비료가 쏟아지는 일이 있다. 오스모코트(osmocote)는 캡슐의 이러한 단점을 약간 보완하기는 했으나 이것도 처음 사용시에 많은 양이 흘러나오고 온도나 습도 조건에 따라 분출되는 양이 불균일하기 하다. 또 이러한 비료는 여름철에는 걷어내야 하는데 이 때 캡슐이 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조루를 사용하여 분에 관주하는 방법은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며 비료의 희석율을 정확히 할 수 있고 분에 골고루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물을 줄 때 바로 비료를 탄 물을 주는 것보다는 먼저 물을 주고 난 후 30분이나 1시간이 지난 후에 비료를 희석한 물을 주는 것이 비료의 낭비를 막고 난의 뿌리에도 무리가 가지 않고 흡수를 촉진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혹자는 비료로 인한 농도장해등의 피해를 겁내어 비료를 준 뒤에 한시간쯤 지나 맹물로 비료를 다시 씻어 내리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비료를 준 효과가 나지 않는다.
5. 유기질비료와 화학비료
비료는 그 제조원료에 따라 유기질 비료와 화학비료로 구분한다. 유기질 비료는 동식물의 생체성분이나 배설물등을 원료로 하여 발효과정을 통해 제조된 것이며 주로 깻묵과 골분등을 이용해서 만들고 있으며 화학비료는 鑛物系에서 얻어지는 무기질을 그 원료로 하여 화학적인 처리를 통해서 만들어진 것을 말한다.
유기질 비료는 자생지에서 난에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곰팡이나 세균에 의해 유기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산출되는 다양한 무기질과 효소 그리고 비타민등이 골고루 공급되며 식재가 산성화되지 않고 염의 축적이 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유기질 비료가 갖는 우수한 효과에 대해 매료되어 시도를 하고 있지만 미생물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칫 난을 배양하는 환경이 맞지 않으면 해로운 곰팡이나 세균에 의해 병해를 입거나 뿌리를 상하게 하여 실패를 하는 경우가 있다. 또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기질 고형비료의 경우 그 구성성분비가 표시되어 있는 것이 드물고 발효가 덜되어 냄새가 나는 것도 있으므로 초심자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화학비료인 무기질 비료는 질소-인산-칼리를 주성분으로 하여 약간의 미량원소 일부를 포함시켜 판매되고 있다. 유기질 비료만큼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하지는 못하지만 미생물의 도움없이 바로 식물의 뿌리를 통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속효성 비료로 불리워진다. 봄,가을에 맞는 성분비의 비료를 쉽게 구할 수 있으며 희석율만 잘 준수하면 별 어려움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6. 활력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으로 메네델, 하이아토닉, 목초액, 미네랄22, 하이포넥스활력액등의 제품은 질소,인산,칼리와 같은 다량원소를 포함하지 않고 철분이나 기타 미량원소나 비타민들을 함유하고 있는 제품이다. 이러한 제품을 비료로 알고 정작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 같다. 대부분 활력제라고 불리워져서 특별한 효능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기 쉬우나 비료의 보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먹는 비타민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활력제는 희석율이 보통 100배나 200배로 되어 있으므로 이를 물에 타서 관주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다. 또 비료와 같이 혼합하여 사용시 일부 원소는 침전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가능한 비료와 별도로 사용하고 잎에 스프레이 하는 것이 경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