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瞬間瞬間)
임 우 희
약침을 맞는다. 살아가다 보니 뜻하지 않는 곳으로 간다. 지난주 하루를 끝내고 여유롭게 집으로 향했다. 집 도착 5분 전 삼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인 내 차를 뒤에서 누군가가 쾅! 소리를 내며 들이받았다. 순간 별이 번쩍 눈앞이 캄캄했다. 머리는 띵하고 몸은 뻣뻣 가슴은 사정없이 쿵쾅댄다.
뒤차에서 젊고 덩치가 큰 젊은 남성이 옆에 오니 오히려 두려웠다. 도로 가운데서 그가 수신호를 했다. 2차 사고를 방지 위함이다.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차들은 사정없이 빵빵거린다. 차 밖에 나와보니 하늘은 짙푸르게 깜깜하고 서 있는 내 모습은 한 점 하나처럼 작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남편도 보험회사 연락처도 생각나지 않는다. 한참 후 겨우 찾아 연락해놓고 기다리는데 지루함에 지쳤다. 얼마나 시간이 흐른 뒤에 보험회사에서 사람이 왔다. 그의 수신호로 보호를 받으며 밖으로 나왔다.
보험회사 직원이
“많이 놀라셨지요? 잘 처리해드릴 테니 우선 잠시 쉬십시오.” 하면서 간이용 의자를 내놓았다.
남편이 곧 도착했다. 특별히 도울 수도 없지만, 마음은 가라앉는다. 청심환을 사 와서 먹게 해줬다.
사는 동안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일이 얼마였던가? 마음이 평화로울 때를 놓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늘 긴장하고 살 수는 없다. 다음 날 병원에 가서 목, 허리, 등을 엑스레이를 찍고 몇 가지 검사를 했다.
결과가 나왔다. 경추와 척추에 염좌가 있어 전치 3주 진단이 나왔다. 우선 주사와 물리치료를 받았다. 머리가 아프고 몸은 천근만근 누르는 것 같았다. 걱정이 많이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가 더 아프고 몸이 축 처지고 의욕이 없다. 운전해도 깜짝깜짝 놀라고 불편했다.
오랫동안 운전을 했지만, 교통사고는 생소하다. 일주일이 지나도 몸은 더 묵직하고 아프고 힘이 든다. 더 큰 한방병원을 다시 찾았다. 사진과 진단은 비슷하고 치료는 좀 다르다. 어혈이 풀리는 약도 처방하고 침 부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침과 추나요법이라는 것을 철커덩 철커덩 소리를 내며 목과 허리 다리 발목까지 치료했다. 침을 머리와 목 허리 발목까지 맞고 부항도 뜨고 매일 매일 치료했다. 이번엔 또 침 몸살인지 온몸이 욱신거리고 열도 나고 밥이 당기지 않았다. 2주일이 지나도 별 호전이 없다.
약을 먹으니 더 열이 나고 구토도 났다. 매장일은 5월 가정의 달이라 선물 사가는 고객이 늘어나서 쉴 수도 없다.
나는 그동안 수술을 4차례나 받았다. 그때마다 억지로라도 의미를 찾고 싶었다. 신장암으로 수술 할 때도 콩팥은 2개라 다행이라 여겼다. 수술 후 척추뼈 4번과 5번이 금이 가는 사고를 당했었다. 겨우겨우 버티다가 10년이 지나 결국 쇠 4개로 고정하는 수술을 했다. 견디고 견디는 세월이 지났다. 늘 운동과 관리로 살아갈 수 있는 몸이 되었다. 하루 중 오후가 되면 발바닥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신장 수술한 대부분의 사람은 겪는 증상이라 들었다. 열을 빠져나가게 하기 위해 맨발로 걷는다. 허리 탄력을 위해 덤벨로 50회씩 다리를 교차해 가면서 수시로 한다. 비용이 무리하게 들면 지속하기가 어렵다. 쉽고 간단하게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별 능력이 없는 나로서는 실천할 수 있는 꾸준함밖에 없다.
오늘은 상대 차 보험회사 담당자가 전화했다. 합의를 봐야 사건이 종결된다. 3주 진단에 대한 남은 시간에 치료비를 지불하겠다고 했다. 딩동 보상비가 들어왔다. 아픔도 이젠 서서히 일상으로 회복 되었다. 돌아보면 삶은 순간순간의 견딤이고 반복된 습관이었다. 다가오는 날들도 가볍게 받아서 즐거움을 찾아보리라.
첫댓글 임선생 정말 큰일날뻔 했소이다. 얼마나 놀라고
경과가 고통스러웠겠어요? 이제 조금씩 차도가 난다니 고맙고 다행입니다. 오래전 나도 경주 톨게이트에서 요금정산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뒤에서 들이받아 많이 놀란적 있었습니다. 액땜했다 생각하고 치료에 더욱 전념하세요. 자동차 사고란 늘
뒤끝이 그런것이니 더욱
후유증없도록 마무리 잘
하세요. 위로드립니다.
며칠전 이번 문학기행에
임선생이 타올만들어
여행가는 회원들에게
선물한다는 소진회장의
댓글을보았는데 이런 정황에 그런 마음 쓸 여유를 가지다니 참으로 심성이 아름답고 뜨겁습니다.
사랑합니다.
평소 임선생은 맨발걷기
투사시니 반드시 마지막 치료는 맨발의 투혼이
보장할 것입니다.
거듭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남평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선생님 안부가 궁금했습니다.
이제 한 달쯤 되니 조금씩 좋아지는 듯 합니다.
생각보다 쉽게 낫지 않아서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벼워 집니다.
어제 휴일에 비슬산 맨발산책을 해보았습니다..
남평선생님 뵙고싶네요.
늘 건강하세요.^^
임 선생님! 교통사고 소식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고비마다 잘 넘기시는 임 선생님 홧팅입니다.
지금은 아주 건강하신 것 같아요,^^
김성문선생님,
감사합니다..
늘 염려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쉽게 낫고 있습니다..
갈수록 견디는 힘이 약해지는 듯 합니다..
참 글쓰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