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민통선 사모님이 전화를 주셨다.
밭에 배추를 벌레가 꼬갱이까지 뜯어먹어서 그물배추가 되었다고라.....
새벽같이 밭에 달려가보니 우선은 멀쩡해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벌레들이 잔치를 하고 똥을 싸놓았지만 배추잎을 들춰보아도
벌레가 잘 안보인다.
30포기 모두 검사한 결과 겨우 너댓마리를 잡아냈다.
왼쪽은 꼬갱이까지 갉아먹어서 퇴출 대상이고,
그나마 오른쪽은 괜찮아 보인다.
글자 그대로 시스루 배추가 되어 버렸다.
하는 수 없이 목초액을 물에 타서 조루로 흠뻑 뿌려주었는데, 오후부터 비가 계속 와서
그 효과도 별로 기대를 하기 어렵겠다.
중남부에는 엄청난 가을 폭우가 쏟아져 농경지 침수가 말이 아니라 하니,
이래저래 올해 채소값은 마니마니 비싸겠다.
오후네는 곧은터 카페에 농장 임대글을 올린 당사자를 만나러 파주 금촌으로 갔다.
일산 200평, 파주 400평을 무료로 임대하는데, 조건은 65세 이상 농사 경험이 있고
단기가 아닌 장기간 성실하게 가꿔야 한다는 것이다.
76세인 손사장님을 만나 인사를 나눈 후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내 카페 '청개구리 스캔들'을 들어가 보았다면서 상당히 호감을 가진 분이었다.
나는 15키로 거리의 일산 농장에 관심이 많다고 했더니 지번을 찍어주어서 가보았다.
큰 하우스가 있고 길쪽으로 길쭉한 형태의 밭인데 갖가지 수목이 심어져 있고,
그 나무 사이의 땅에 채소를 심되 밭 관리를 해주는 조건이라고....
채소는 기본적으로 햇빛이 좋아야 하는데 나무가 우거져 조건이 매우 나쁘다.
해서, 여긴 못하겠다고 하니 파주 금촌의 밭을 적극 권장하는데, 멀기도 멀고
톨비까지 내면서는 하고 싶지가 않다.
차라리 가까운 서울시내 10평 텃밭을 하는게 나을 꺼 같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