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끝에 어제 햇빛나서 대청소를 했다.
독립해 나가 사는 아들이 공부방으로 쓰던 방 구석구석을 닦다가
앨범 발견,
앨범을 여니
아들 군복무 중 엄마와 주고 받은 편지가 크린백에 정리되어 담겨있다.
걸레질을 멈추고 첫 장을 읽다가 감동~
마지막 장을 읽는데 아들 24개월 군복무 시절 우리 가정의 역사가 세세하게 담겨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사랑하고 보고싶은 엄마께'...
읽어보니
나는 월요일과 수요일마다 직장 앞의 우체국에서 주2회 편지를 보냈었고,
'
내 마음에 가장 드는 내용 -
엄마는 월수금 6시에 수영 후 출근, 화목토는 헬스를 하고 출근한단다.
퇴근 후는 단월드에서 운동을 하고, 주말은 등산을 다니며 즐겁게 지내고 있단다.
- 지금은 백수인데도 왜 이렇게 운동을 전문적으로 안 하는지 깊이 반성~~~
힘든 군생활에 아들은 엄마 편지를 기다리며 일기식 편지를 써서 보냈다.
100일 휴가를 기대하는 초보 군인생활 이야기.
친구들이 초코파이 보내준 이야기,
클래식음악을 전공하다 군대를 갔는데,
소문나서 여기 저기 연주해주며
칭찬받고 소대로 선물 들어온 이야기,
공연하고 특휴받은 이야기,
엄마걱정, 엄마에 대한 그리움...
오직 짜장면이 먹고 싶어서 모내기하는 봉사 자원해 나갔는데.
그토록 먹고 싶은 짜장면은 안 주고, 3끼를 설렁탕만 줘서 울고 싶었다는 이야기 ㅎㅎㅎ
집에 대한 그리움...
휴가나오기 전 들뜬 마음들...
24개월 중 나는 첫 해 여름에 한 번, 다음 해 여름에 두 번 째 면회를 갔었다.
첫 해는 철원터미날에서 내려 과일가게의 수박을 부대로 올 배달시켰고,
두번 째 해는 과일가게의 포도를 올 부대로 배달시킨 후,
택시타고 부대로 들어 갔었다.
(문득 배달이 잘 되었었는지 궁금...)
군복무를 마친 아들은 살림대마왕이다.
이불은 완전 호텔이불각보다 더 반듯.
수건도 질서정연하게 칼 각으로 갠다.
청소도 엄마인 나보다 10배 더 잘 한다.
집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아들이 집으로 보낸 편지.
아들 친구들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새벽까지 읽으며
이렇게 별 일 없이,
무탈한 삶에 큰 감사를 드린다.
아들을 키워보니,
군복무를 마쳐야
비로소 해외출국, 취업 등에서 자유로운 신분이 되는 듯 하다.
첫댓글 자식 군대보내면
그저 무탈하기만 바랄뿐이더군요!
무탈하게
살아서 다 감사합니다.
저의 아들은 내년에 군대 갈거 같습니다
일급 나왓다하니 기분이 좋고
전쟁날까 겁나고
사회에는 이해 안되는짓을 하는 사람들이 잇을텐데
그런걸 어떻게 대처할지도 걱정이고
아드님이 무사히 군복무를 마친것이 부럽습니디
대한민국 남자들은
군복무 마쳐야 자유로와지더군요.
외동이라 군대갈 때 1000일기도 올리고 저녁예불 나갔었어요.
아들 입대하자마자 총기난사 사고있어서 가슴도 아팠었구요.
정말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