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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성의 아름다움.
여자의 아름다움.
남성의 아름다움.
남자의 아름다움.
같을까, 아니면 다를까?
나는 어땠는지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 봅니다.
어린시절에는 오로지 뛰놀았고, 학교 가서는 학과공부,
젊은날에는 직장 들어가려고 골방에 갇혀서 오로지 취직시험. 밤낮없이 책책책...
취직한 뒤에는 오로지 일일일. 늙은 어미, 처 자식 넷을 부양해야 했기에.
나이들어 퇴직한 뒤에는 사회한테 빚 갚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죄 덜 짓고, 모든 것에 고마워 하자는 마음으로 살지요.
결혼한 자식들이 선물로 옷 사올 때에는 아비의 눈초리에 기가 죽어서.
저한테는 1,000원짜리 두툼한 목장갑, 두꺼운 양말이 훨씬 소중하지요.
시골 내려가 텃발 일할 때 이것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지요.
퇴물이 된 지금, 양복 입고 나갈 곳도 없고, 머리카락 단정히 다듬어서 행사장에 갈 일도 없고.
그냥 한 마리의 짐승처럼 삽니다.
나는 남자일까, 남성일까, 아니면 수컷일까?
나는 수컷이다.
힘 세고 싶은 수컷이다. 하나의 목표물(사냥감)이 있으면 온 힘을 기우려 그 목표물을 향하여 질주할 때 곁에 무엇이 있는지, 가시가 있는지, 장애물이 있는지를 모른다. 오로지 도망치는 목표물에만 눈을 쏘고는 질주할 게다. 반드시 잡아야 하기에, 사냥하는 숫사자처럼.
내가 시골에서 텃밭에서 일할 때에는 몸을 보호하는 도구가 최고이다. 두껍고 긴 옷. 목이 긴 장화, 두툼한 목장갑, 머리를 가리는 밀집모자... 모두 허름한 것들이다.
이렇게 무장을 해도 이따금 다친다. 묵직한 왜낫을 휘들다보면 내 무릎뼈도 찍고,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고, 삽날에 찍히고, 벌에 쐬이고, 망치에 손가락을 찍기고, 멍들고, 찟기고, 찔리고, 굵히고가 숱하게 이어진다.
촌늙은이는 일하면 두서너 시간 쉬지 않고 일한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땀으로 흠뻑 적신 옷은 하루에 두서너 차례 갈아입어야 한다. 새워하려고 벗은 속옷을 쥐어짜면 땀이 주루룩 흘러내리고.
나는 1949년 1월생.
정말로 가난하던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촌아이.
그 당시의 머슴(일꾼할아버지)는 지프라기로 짚신을 삼어서 신었고, 삼베 옷으로 몸뚱이를 가렸지. 불X을 가리는 빤즈는 있을 턱도 없고... 그런 것은 나중에 도회지로 전학가서야 알았다. 검게 물들인 광목이 최고의 옷감이었다.
육십여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서울 송파구 아파트에서 산다.
나는 이따금 1978년, 80년대에 태어난 자식들한테 말한다.
'내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물건들은 서울에서, 이 아파트 안에서는 없어. 도대체 1950년대, 60년대에 보았던 것이 무엇일까. 없어, 없어, 없어...'
아. 있다.
쌀, 보리? 그것도 예전에 내가 지게로 볏가마니를 짊어지고 방앗간에서 가서 찧던 게 아녀.
그 당시의 쌀에는 니(볏나락, 볏낱)가 없어. 예전에는 니가 자주 나오고, 겨가 잔뜩 묻은 쌀이었어.
보리쌀? 요즘의 보리쌀과는 전혀 달러. 보리에 물 부어 퉁퉁 불린 뒤에 절구통에 넣고는 짓찧어서 껍질을 벗겼어. 겉보리, 쌀보리가 많으면 지게에 짊어지고 가서 방앗간에서 보리를 찧었어. 요즘 서울 시내의 대형백화점에서 파는 보리쌀과는 무척이나 달라.
도대체 내가 어린시절, 젊은날에 보았던 생활용품이 아파트 안에서 보일까? 없다. 전혀 없다.
아, 있다. 숫가락, 젓가락. 아냐, 이것도 예전의 것과는 사뭇 달라. 모양새, 쇠의 질이 무척이나 달라.
도대체 무엇이 예전에 보았던 물건이 있을까?
세상은 정말로 많이도 변했다.
세상이 아무리 달라도 변하지 않은 것은 있다.
수컷들의 역할이다. 많이도 퇴색했지만 그래도 본질은 많이 남았다.
일해야 한다는 것,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것.
화장품, 옷, 명품 등으로 자신의 미모와 외모로 치장하는 것보다는 돈 버는 데에 더 힘을 쏟는다는 그 의무감만은 아직도 많이도 남아 있다.
수컷들의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지금은 눈 내리고, 눈이 녹고... 추운 겨울이다.
추운 겨울철 바깥에는 벌들이 있을까? 거의 없다.
일벌의 수명은 얼마쯤일까? 정말로 바쁘게 붕붕거리며 날아다니며 꿀을 모우는 일벌은 수명이 6개월쯤이란다. 이것도 안 되는 것도 수두룩하고. 꿀을 많이 모으는 벌은 그만큼 수명이 짧다고 한다.
그레서일까? 설마? 우리나라 남녀 수명기간은 차이가 난다. 여자가 6년쯤 더 오래 산다. 여자가 더 오래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물학적 유전자가 훨씬 우수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른 측면도 있을 터. 과로사도 무시하지 못할 게다.
잃하다가 죽은 사람 가운데 여자가 많을까, 남자가 많을까?
나는 퇴직자. 벌써 10년째이다.
서울에서는 할 일이 전혀 없기에 이따금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로 나가서 걷는다.
산책 나온 사람은 낮이라서 그럴까. 여자가 훨씬 많다. 왜 벌건 대낮에 여자들이 산책 나와서 어리적거리느냐고? 왜 남자들은 별로 보이지 않느냐고? 남자들이 집구석에 틀어박혀서? 아닐 게다. 수컷사자처럼 사냥하러 나갔다는 뜻이다. 한 마리의 동물만을 좆아서 전력질주를 하고 있기에 쉼터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뜻일 게다.
사냥. 그게 쉬울까? 전력질주하면? 금세 지친다. 불과 200 ~300m 그 짧은 거리인데도 숨을 헉헉댄다. 왜? 전력질주했끼에. 자신의 몸뚱이가 돌에 채이는지, 나뭇가지에 굵히는지, 가시에 찔리는지를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하나만 향하여 전력으로 달렸기에. 에너지를 다 쏟았기에...
두 달 전인가.
내 통장이 바닥 났다.
'내 통장에 얼마씩 넣어. 바닥 났어.'
'당신 통장에 돈 있잖아요?'
세상에나다.
퇴직한 지 10년째. 그동안 늙은 어미와 함께 산 생활비, 늙은 엄니와 치매로 병원 들락거리고, 말년에는 병원 중환자실 9개월 병원비. 돌아가셨으니 장례비. 재산 상속비. 자식들 넷이나 출가시켰으니 결혼 비용. 10년 간 내 용돈, 집안 애경사 비용은.... 숱하게 이어질 게다. 민간인 접촉이 없어서, 맑기가 그지없는 삼각지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내가 무슨 예금이 있다고...
바닥이 난 통장 숫자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 쓸 일은 태산같은데...
올해 늦가을에서야 두 번째 조금씩 입금되기 시작했다.
그거? 소용이 없다. 그것도 내가 쓸 게 아니다.
의료보험비 내 연금의 1/10. 박근혜 정부가 새로 신설하여서... 나 혼자만 적용되는 보험이다. 잡것이다.
또 10년 만기농협 적금을 매달 부담하면 남는 게 얼마 안 된다.
자식 결혼시키려고 시골 논 저당 잡혀서 융자신청하는데 농협직원이 융자받으려면 적금을 들어야 한다기에 강제 비슷하게 10년만기 적금을 들었다.
내가 쓸 돈 항목은 줄줄이 이어진다.
시골집 전화비, TV 통신비, 전력비 등도 내야 되고 ...
핸드폰 통신비는 최근부터 두어 달 째 아내가 부담하기 시작했다.
이거 웃긴다. 내가 아비 엄니한테 상속받았고, 내가 직장 다녀서 번 연금인데 이제는 용돈 타 쓰게 생겼다.
그것도 불과 두어 달 전부터.
나 퇴직한 지가 10년 째라고! 이제부터는 용돈 타 쓰는 꼬라지가 정말로 웃긴다.
내가 돈이 무서워서 '그거 사지 마' 말리면 아내는 '내가 살게요' 대차게 말했다.
뭐야. 내가 어느새 좀생이가 되었지? 내 연금 통장은 아내가 가져서 그런가?
내가 별소리를 다 듣는 세월에 와 있다.
여자는 미모, 외모, 얼짱, 몸짱이면 능력껏 삶을 즐기며, 세력을 펼 수 있다.
남자는 미모, 외모, 얼짱, 몸짱이면 능력껏 삶을 즐기며, 세력을 펼 수 있냐?
거리에 나가면, 옷가게, 화장품 가게에 나가면 거의 다 여자아가씨, 사모님)을 위한 고급 명품들이 꽉꽉 찼다.
고급 상품인지, 고가 상품인지는 논외로 하고.
남자용품은 과연 얼마쯤 됄까? 종류, 수량, 가격대가 비교가 됄까?
결론은 웃긴다. 정말로 웃긴다야.
얼마 전 아파트 외벽에서 줄을 타고 작업하던 사람이 13층인가에서 떨어져서 죽었다.
외벽타기 무서움을 잊으려고 핸드폰 노래소리를 크게 틀었다. 이게 시끄럽다며 주민이 옥상에 올라가 캇터(칼)로 밧줄을 끊어서, 추락 사망. 그는 많은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인 남자였다.
이따금 기타 사건사고에서 여자가 추락해서 죽었다는 뉴스는 내 기억으로는 없는 것 같다.
왜 남자만 죽느냐고?
나는 퇴직한 뒤 나 혼자 시골로 내려가서 살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고스랑거리며 혼자 살던 늙은 엄니, 아흔 살 먹은 엄니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이빨 다 빠진 할매인 엄니가 해 주는 밥과 반찬이 오죽하랴. 그것도 치매 진행기인 엄니라니..
얼마 뒤부터 내가 밥 해 먹기 시작했다. 읍내 시장에 가서 반찬거리를 사고, 국 끊이고, 반찬 만들고, 설겆이 하고, 손으로 빨래하고...
이런 것들은 시간이 무척이나 많이 걸린다. 그런데도 어렵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다. 가정생활? 그것들은 나한테는 별것도 아니고, 그냥 까짓것이었다.
나는 농사꾼.
텃밭에서 일하려면 온통 근력을 들어야 했다. 관리기(작은 경운기)를 조작하고 땅을 갈려면 때로는 이게 말썽을 피워 뒤로 튕길 때가 있다. 그 육중한 쇳덩어리가 무릎팍 정갱이를 후려치면... 다리뼈가 부서지는 줄 알았다. 기계가 넘어지면? 하늘이 노랗다.
왕탱이(말벌)이 있는지도 모르고 낫을 휘둘러 풀을 깎다가는? 뱀이 무섭고... 밤송이에 찔려가면서 밤 털고... 숱한 위험이 도사리고, 힘이 벽차서 속옷은 늘 땀에 훔뻑 젖었다.
발밑이 무서워서 긴 장화를 신으연 발가락이 조여든다. 힘을 쓰면 발바닥과 발가락에 힘이 들게 마련.. 발가락 티눈이 또 생기고. 티눈이 무척이나 아파서 발을 절뚝거리고, 손바닥은 터지고, 손톱 부위가 갈라져서 피가 나고...
서울 올라와 티눈 제거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어도 여전했다. 일하려고 힘 주다 보면 발가락에 벌어지고, 그게 장화에 부딛쳐서 티눈으로 번지고...
부엌일 어렵다고? 가정살림이 어렵다고? 물론 어느 정도껏은 맞다.
하지만 바깥에서 일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더 어렵고 힘이 들지?
나는 안다. 어느 쪽이 힘이 더 드는지를. 6 ~7년간 내가 시골집에서 밥 해 먹고, 빨래하고, 방 청소도 해 봤으니까.
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장. 아들은 나 혼자. 며느리 하나, 딸 셋.
상주인 나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모든 것을 두량했다. 여자들은? 손님 접대상을 보조하는 체하고, 막내누이는 유가족 별실에서 누워 잠이나 자면서 지내고...
선산에 장사 다 지낸 뒤 나중에 생색은 여자들이 다 내더라. 나는 입 꾹 다물고...
나는 알 것 같다.
왜 수컷이 수명이 더 짧은가를.
물론 다른 동물의 세계에서는 암컷이 훨씬 크고 잘난 것들이 많다. 사마귀, 메뚜기 등등.
그거야 작은 곤충이나 동물이고, 사람을 비교했을 때에는 수컷들이 수명이 짧다는 것을 안다.
동물의 세계에서 암컷이 수컷보다 더 우아하게 예쁠까?
글쎄다. 새들 가운에 암수가 뚜렷한 새도 있다. 꿩이다. 장끼와 까투리.
수컷 장끼가 암컷 까투리보다 훨씬 멋지고 잘생겼다.
공작새도 그렇고.
이따금 그렇다는 것이지 다는 아니다.
사람의 경우에는 모르겠다. 어느 측면에서는 우열을 가릴 수는 있겠다.
머리카락은?
머리카락의 길이는 남녀 공히 똑같이 길게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남자사 머리카락을 길게 늘려뜨려서 멋내려고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됄까? 머리카락을 다듬고 간조롱히 해서 멋지게 꾸미려는 사내는 얼마나 됄까?
아니다. 빡빡 밀거나, 짧게 깎아서, 일이나 열심히 해야 된다. 언제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꼼지작거릴 수 있다냐? 현역 군인들의 머리카락을 보라. 정말로 짧게 깎았다. 손바닥으로 쓰윽 밀어올리면 그뿐이다.
늙은 내가 외출하려면 손바닥, 손가락으로 쓰윽 쓰윽 두어 번 하고는 곧참 바깥으로 나간다.
퇴직한 지가 오래되고 하도 늙으서 바깥에 일하러 나갈 수도 없는 나.
나도 멋이나 부려봐? 머리카락을 치렁치렁하게 길게 길러 봐. 한 2m 정도로? 까짓 것이다. 머리카락 길이는 남녀 차이가 없다는데 한 번 해 봐? 그럼 얼마나 멋질까? 상상이 안 간다.
나도 미모 다듬고, 외모 단장하고, 우아하게 세련되게 살고 싶다.
내 나이 일흔 살. 이제 한 달 남짓 뒤에는 일흔한 살이 된다.
용도가 다 끝난 건전지마냥 중고품도 아닌 용도 폐기품이다. 내다버려도 아무도 거뚤어 보지도 않는 페기물이다.
거의 쓰레기 수준.
오라는 데도 없고, 갈 곳도 없어서 오늘도 컴퓨터 자판기나 다닥닥거리며, 수컷들을 떠올렸다.
나는 아직은 용도가 남아 있을까?
'당신 오래 살아야 되요.'라고 아내가 맛 있는 것도 사 주고, 밥도 따뜻하게 지어준다.
아... 연금통장을 아내가 가졌지!
내가 죽으면 연금액수가 현행 100%에서 60%로 확 줄어든다. 내가 죽으면 40%가 없어진다고?
나는 어쩔 수 없는 수컷인가 보다.
몸은 비록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시골로 내려가 일할 궁냥이나 댄다.
아내는 홍시 단감을 두어 차례 택배 받았다.
감을 먹으면 감씨가 길죽하게 나온다.
나는 감씨를 모우고 있다. 내년에 시골로 가져가서 흙에 묻고는 감나무 묘목을 만들려고.
시장에서 묘목를 사다가 심는 게 훨씬 안전하며 일찍 감을 딸 수 있는데도 내가 감씨를 모우는 이유는 실험삼아서 묘목을 연구하고 싶다고.
늙은 호박을 칼로 자르면 씨앗이 200 ~300개쯤 나온다. 단호박처럼 작은 호박은 씨앗이 100개도 안 되고.
이것도 내년 봄에 텃밭 흙에 묻어서 모종을 키우고. 호박농사를 지으려고 벌써부터 모우고 있다.
구멍 난 헌 양재기를 버리지 말라고 부탁해서 보관 중이다. 시골로 내려가면 텃밭 일하는 데에 요긴하게 쓰려고.
지저분하다고 지청구를 들으면서도 나는 헌 물건을 재활용 방법을 생각한다.
일이 몸에 배고, 모든 게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증에 걸린 촌 농사꾼이겠지.
수컷들의 아름다움이 인터넷 뉴스에 떴다.
눈 내리고 물이 꽁꽁 언 추운 겨울철인데도 웃통을 홀라당 벗고는 힘센 근육통을 내놓고는 훈련하는 사내 군인들이다. 보드랍고, 매끌거리고, 잡티 하나도 없는 뽀얀 살갗이 아니다. 울퉁불퉁하게, 탄탄하게, 힘차게 두 주먹 불끈 쥔 젊은 사내들의 우람한 몸매가 정말로 잘났고 예뻤다. 국가안보를 위해서 일신상의 모든 혜택과 능격, 기회 등을 뒤로 미룬 채 오로지 고된 훈련과 정신으로 몸짱, 마음짱을 키우는 젊은 군인들이이다. 진정한 수컷들이다.
이 추운 날에도 그들한테는 힘센 의지력과 능력이 보인다. 정말로 멋지고, 아름답고, 우아하고, 세련되고. 한마디로 잘난 그들이다.
오늘도 작업현장에서 거대한 중장비가 무너져서 작업인부가 죽었다는 뉴스가 떴다.
안타깝다. 이들의 죽음이.
이들이 진정한 애국자이며, 멋진 사내들이다. 멋진 수컷들이다.
이 추운 날, 어려운 현장에서 한 순간의 잘못과 실수로 하나뿐인 생명을 잃고는 죽어야 하는 그 아픔이...
남은 가족들은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데...
이 죽은 작업자들은 미모와 외모를 보면 모두 얼짱, 몸짱이다.
이들은 아름답다, 우아하다, 멋지다, 세련되었다, 우아하다, 명품, 고가품 등에 익숙했을까?
웃기네이다. 전혀 아니다.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 "수많은 여성들에 귀감이 될 수 있게 하겠다"
민 후보자가 모두 발언했단다.
대법원 판사 후보자인 '민유숙'씨가 여자일까? 남자일까?
생각해 보자.
나라의 법과 질서가 올바르게 나아가야 되고, 혹시 잘못되었을 때 옳고 그름을 최종적으로 판결하는 곳/사람이 법관이다. 법의 판단이 혹시라도 잘못으로 판결할까 싶어서 1심 지방법원, 2심 고등법원, 3심 대법원으로 재판을 보다 확실하게, 철저하게 판결하려고 한다.
걸르고 또 걸려서 법의 목적과 부응하도록 판결을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민 후보자는 여성들의 귀감이 되겠다고 모두발언을 했다.
그럼 반대로 남성 후보자는 '남성의 귀감이 되겠다'고 모두발언해야 되겠네?
국가의 법과 질서는 남성이냐 여성이냐로 패싸움하듯이 판가름하는 것이 아니다. 법과 양심에 따라서 결정하는 것이지, 여성이라서 여성 편들고, 남성이라서 남성편 드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정말로 찌지리 후보자일 것 같다.
이런 측면으로 확대해석하면 어떤 한계를 예상할 것도 같다. 정말로 사람 없다.
나는 저장강박증에 걸린 늙은이일까?
헌 양말, 헌 옷이라도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라고 아내한테 눈총준다.
그거 시골로 가져가면 일할 때 아주 좋아. 밭일하는데 신사복 입고 일할 수는 없잖여?
일하면 금세 땀에 절고, 흙 묻고, 찟기게 마련이여.
이 글 쓰다가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이 가늘어졌고, 살갗이 매끄럽고, 손바닥에 굳은 살도 없고, 손톱에 검정 때도 안 꼈다.
손톱이 예쁘기까지 했다.
시골에서 살 때의 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건 내 손이 아니라고!
수컷들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힘차게 일하는사내들한테서 풍기는 그런 것들이다.
2.
내일은 조부의 제사.
1963년 추운 겨울철에 돌아셨기에 중학생이던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제수물을 간단하게 차리고, 곁으로 이사 온 며느리한테는 알리지 말고, 큰아들만 살짝 다녀 가라'고 일렀다.
이제 39개월 된 손녀, 24개월 된 손자를 키우려면 무척이나 힘이 들 거.
'제사상 잘 차려 봐야 밤 한 톨 안 없어져...'
나 혼자만 기억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예순다섯 살 아내는 전혀 보지도 못한 분들이다.
이렇게 추운 날, 눈이 내려서 미끄러운 길로 나서서 잠실새마을 시장으로 나가는 아내도 그럴 게다.
제사를 자꾸 줄이고, 없애야겠다.
일거리가 없는 나.
제사대행업체를 설립해서 남의 제사를 대신 지내줄까?
이런 사업이 가능할까?
설과 추석에는 제사를 대신해 준다는 말도 있지만 방안 기고까지는 모르겠다.
이참에 초상 장례도 대신 치뤄주는 업체를 설립해 봐?
돈 많이 받으면 울음소리도 크게 내지르고, 돈 쬐금 내면 고양이처럼 야옹 몇 번만 하는 체하고...
2017. 12. 20.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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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컷들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힘차게 일하는 내들한테서 풍기는 그런 것들이다. '
최선생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남자란 본디 바깥에서 일하고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고
그래서 바깥양반(충청도에서 쓰던 말인데 어릴적 많이 들은 말)이라고 하고
여자는 가정(집안)에서 애 낳아 키우고 먹는 세끼 식사 준비하고
그래서인지 안사람(지금은 안사람보다는 집사람이라는 말을 더 많이 씀)이라고
표현을 했지요.
이제 시대가 바뀌어 여자도 경제활동을 하다보니
바깥 사람, 안 사람이라는 경계는 무너진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도 수컷인 남자의 책임(가족의 생계)은 크다고 봐야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인간 체질상 남자가 여자보다 월등히 단순해서 강하지요.
성능이 단순해서 튼튼하겠지요. 이런 능력으로써 남자가 더 우월하다는 것은 전혀 아니고요.
남성역할, 여성역할이 다르기에 남녀평등이 이뤄져야겠지요.
예전 직장 다닐 때 당직은 오로지 남자만 섰지요. 퇴직할 무렵에는 여자는 당직이 아닌 일직으로 낮근무만 서대요.
요즘에는 여자도 밤 새우는 당직도 있나 봅니다. 가정에 아이가 크거나 임신 중이 아닌 경우에는...
수컷의 아름다음은... 예, 몸사리지 않고 일해서 가족을 부양하는 겁니다.
그게 진짜 멋이고, 아름다움이고, 자랑이지요.
화장해서 냄새 피우고, 옷으로 치장하고... 이런 멋은 별로네요.
남자들의 고단한 어깨를 저도 많이 봅니다
알지만 위로가 안되고
너무 잘알기에
만나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친구들도 있지요
친구라서 안쓰럽고 안타까운 일도 있어요
예전 제가 보았던 남자들... 많이는 수명이 짧았지요. 직업병으로...
충남 보령아산병원 5층은 폐병환자들. 예전 석탄 캐던 광부들이 대부분이지요.
수백미터 땅속으로 기어들고, 다시 길게 1km 2km 파고 들어서 석탄 캤던 사내들이지요.
지난 2014년, 엄니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는 병원에서 살다시피한 나는 폐암환자병동을 지나서 옥상으로 가려면... 정말로 안타깝대요. 늙은 사내들. 왜 폐가 망가졌을까요?
제가 아는 어떤 농부 경운기 전복되어서 다리 몇 차례나 부러뜨리대요.
제 시골동네.. 큰 기계차가 엎어져서 제 또래의 노동자가 깔려죽었지요.
늘 대형사고는 수컷들이... 수명이 무척이나 짧대요. 노동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