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러시아 마임극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가 다시 한국을 찾아왔다.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30일 대전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5월 4일~6일)을 거쳐 서울 강서구 소재 'LG아트센터 서울' (5월 10일~21일)로 입성한다. 이어 대구 수성아트피아(5월 24일~5월 27일)와 울산 현대예술관(5월 31일~6월 3일)에서 무대를 마감한다. 이 작품은 1993년 러시아에서 초연된 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100만 명 이상을 불러모은 화제작이다.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했다.
스노우쇼 공식사이트/캡처
'스노우쇼'는 찰리 채플린, 마르셀 마루소와 함께 전설적인 광대로 손꼽히는 슬라바 폴루닌이 만든 '눈 공연'이다. 17세 때 마임에 매료된 폴루닌은 1979년 극단 '리치데이'를 창단해 러시아의 대표 광대가 되더니, 1993년 자신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스노우쇼'를 세상에 내보였다.
'스노우 쇼'는 러시아의 겨울 눈 축제를 옮겨놓은 듯한 '눈 마임극'이다. 객석 구석 구석에 눈에 쌓여 있고, 공연 중간 중간에 무대 위로 흩날리던 눈이 한순간 엄청난 눈보라가 되어 객석으로 휘몰아치는 장면은 백미다.
스노우쇼 공연 장면들/사진출처:LG아트센터 서울, @Slava Snowshow 3 clowns in bubbles by Aya Rufin, 유튜브 캡처
공연 시작과 함께 노란색 포대 자루 같은 옷을 입고 빨간색 큰 코를 가진 광대들이 무대 위에서 '대사 없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짧은 에피소드를 '눈으로' 풀어놓는데, 재미있는 소품과 음악, 조명 등과 어울려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배우들은 또 관객들과 눈싸움을 벌이는 등 무대와 관객의 구분이 없는 '축제 한마당'을 만들어간다. 화살 맞은 광대가 객석으로 뛰어들고, 관객의 물건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주는 장난을 치기도 한다. 또 순식간에 객석을 덮어버리는 커다란 거미줄을 관객들과 같이 치고, 초대형 풍선 공들을 띄워 함께 공놀이를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