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서울시교육청 정기감사 보고서에 부쳐
— 교육재정 삭감 명분 쌓고, 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감사원을 규탄한다!
감사원이 지난 20일 발표한 ‘서울시교육청 정기감사 보고서’는 학교 현장의 현실을 전적으로 외면한 탁상행정이자, 정부의 교육재정 감축 기조에 발맞춘 표적 감사에 불과하다. 감사원은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중복기재, 학교폭력 상담·회의록 작성 미흡 등을 지적하는 한편, 정규교사 및 기간제교사의 추가 채용을 주요 문제로 문제 삼았다.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깊이 살피고 학폭 사안을 면밀히 기록·상담하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는 교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과 인력 충원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감사원은 정부의 감원 지침을 이행하지 않고 정원 외 기간제교사 등을 채용했다며 교육청을 압박했다. 한편으로는 교사에게 완벽한 행정·생활지도를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할 사람을 줄이라고 요구하는 것은 철저한 모순이자 기만이다.
정부는 지난 6월에 발표한 중장기 교원수급 방향에서도 학령인구 감축을 이유로 정규교원 임용을 2030년까지 최대 2,200명을 감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교사의 업무가 비례하여 줄어들지는 않는다. 학급 수 감소폭은 미미한 반면, 고교학점제·분반 수업·늘봄학교 확대·자유학기제·학습맞춤형복지 등 교사의 손길이 필요한 교육과정은 오히려 폭증했다. 기초학력 지원 및 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영역 역시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현장은 심각한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에 시달려 왔으며, 그 공백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8만 6천여 명(전체 교사의 16%)에 달하는 기간제교사들의 헌신으로 겨우 메워왔을 뿐이다.
결국 이번 감사 결과는 열악한 교육 여건을 방치한 채 교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감사원은 교사들이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 단 한 번이라도 따져보았는가? 정규교사 부족을 메우며 동일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늘 고용불안과 차별에 시달리는 기간제교사들의 절박한 현실은 왜 외면하는가?
이러한 불합리한 감사의 배경에는 정부의 ‘교육재정 삭감’ 기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정부는 국무회의 등을 통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삭감을 압박해 왔다. 이번 감사 보고서는 정부의 교육 예산 삭감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한 맞춤형 수순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정작 집권 후에는 교육재정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책임있는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해법은 명확하다. 정부는 교육재정 삭감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교육 투자를 대폭 확대하라. 교사 정원을 확충하여 교사가 학생들과 제대로 눈을 맞추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지난 20여 년간 학교 현장을 떠받쳐 온 기간제교사들에 대한 고용불안과 차별을 철폐하고, 처우 개선을 즉각 실현하라.
2026년 7월 29일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