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축제 · 기념일 백과 - 중원절[ 中元節 , Ghost Festiv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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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1.16. 19:16조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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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축제 · 기념일 백과
중원절
[ 中元節 , Ghost Festival ]
요약 음력 7월 15일을 전후로 한 중국과 중국 문화권의 민속 명절
1. 명절 정의
음력 7월 15일은 중국의 전통 명절 중원절(中元節)로, 중국은 물론 아시아의 중국 문화권 지역에서 널리 따르는, 오랜 전통을 지닌 날이다. 한국에서는 백중(百中), 일본에서는 오봉(お盆)이라고 하며, 서양에는 ‘배고픈 혼령들의 축제’ 또는 ‘혼령들의 축제’로 알려져 있다.
중국 사람들은 음력 7월을 귀신의 달[鬼月]로 여긴다. 특히 음력 7월 보름날에는 천국과 지옥의 문이 열리고, 돌아가신 조상을 포함해 모든 혼령과 귀신이 땅으로 내려온다고 믿는다. 이들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음식을 바치고 향을 피워 제사를 지내며, 종이돈을 태워 공양하거나 경극 공연으로 혼령들을 즐겁게 하는 날이 바로 중원절이다. 봄의 청명절(淸明節)과 가을의 중양절(重陽節) 같이 조상을 찾아가 성묘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중원절에는 혼령이 직접 산 자의 집을 방문한다고 여긴다.
배고픈 혼령을 위한 행사는 그들이 되돌아간다는 음력 7월 30일까지 계속되며, 혼령이 모두 돌아가기까지 7월 한 달 동안은 이사나 여행,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등의 행동을 되도록 하지 않는다.
홍콩의 중원절
7월 한 달 내내 중원절을 지내는 홍콩에서는 거리나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도 공양물을 차리고 제사를 올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2. 명절 어원과 유래
중원절(中元節)이라는 명칭의 유래는 도교(道敎)에서 찾을 수 있으나, 오늘날 전해져 내려온 중원절의 전통은 도교와 불교, 민간 신앙이 뒤섞인 형태다. 이렇게 여러 전통이 혼합되며 중원절을 명절로 확립한 시기는 도교와 불교가 성했던 위진남북조 시대(220~589년)라고 전해진다.
1) 도교(道敎)의 전통
중원절(中元節)은 도교에서 연유한 절기로, 도가에서는 천상(天上) 선관(仙官)이 1년에 세 번 인간의 선악(善惡)을 살피는 때를 원(元)이라 하고, 음력 1월 15일은 상원(上元), 7월 15일은 중원(中元), 10월 15일은 하원(下元)이라 했다. 이 셋을 합쳐 삼원(三元)이라 하는데, 이 날들에는 천관(天官), 지관(地官), 수관(水官)의 삼신(三神)에게 제를 올리며 치성을 드렸다.
2) 불교(佛敎)의 전통
도교의 중원절 전통에 영향을 미친 인도의 불교 경전은 『불설우란분경』(佛說盂蘭盆經, Ullambana Sutra)이다. 우란분(盂蘭盆)은 산스크리트어 아발람바나(Abalambana)에서 변화한 울람바나(Ullambana)의 음역으로, ‘거꾸로 매달린 데서 구제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의미를 갖게 된 데는 석가모니의 10대 제자 가운데 하나인 마우드갈리아야나(Maudgalyayana, 目連)의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
마우드갈리아야나는 원래 인도 브라만 계급에 속하던 젊은이로, 뛰어난 신통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하늘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천안통(天眼通) 능력을 이용해 세상을 떠난 부모의 모습을 찾아보았는데, 아버지는 천국에서 신들의 곁에 무사히 있었지만 생전에 욕심이 많던 어머니는 안타깝게도 아귀도(餓鬼道)에서 굶주림의 고통을 겪고 있었다. 어머니는 굶주린 혼령의 모습으로 지옥에 거꾸로 매달려, 가늘고 약한 식도 때문에 음식을 삼킬 수 없어 끝없는 배고픔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마우드갈리아야나는 자기 힘으로는 어머니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며 석가모니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석가모니가 알려주기를, 음력 7월 15일에 맛있는 음식 1백 가지와 밥, 과일 다섯 가지 등을 승려에게 공양하면 부모와 고통받는 조상을 구제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마우드갈리아야나는 석가모니의 말대로 음식을 갖춰 공양을 올렸고, 비로소 그의 어머니는 아귀도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다양한 음식을 갖추어 조상의 혼령과 부처에게 바치는 우란분회(盂蘭盆會)가 비롯됐다.
음력 7월 15일에 선관(仙官)에게 음식을 공양하며 제를 지내던 도교의 전통에 불교의 우란분회가 결합해, 자신의 직계 조상을 비롯한 모든 혼령을 위로하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제사를 지내는 명절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3. 명절 주요 행사
1) 푸두(普渡)
보시(布施)를 의미하는 ‘푸두’(普渡)는 땅으로 내려오는 혼령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음식 공양은 중원절 행사 가운데 가장 의미가 크고 비중을 많이 차지한다. 돌아다니는 혼령들에게 음식을 바치면 그들이 살아 있는 이들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음력 7월 15일이 되면 중국인들은 각 가정과 마을의 사원에서 조상과 다른 모든 혼령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내고,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음식을 다양하게 마련해 혼령에게 공양한다. 음식을 차릴 상 한가운데에는 염라대왕의 모형을 모시고, 혼령을 위한 음식은 물론 사원의 승려에게 바치는 음식과 가족이 함께 나누며 즐길 음식을 그 주위에 올린다. 염라대왕에 이어 굶주린 혼령들이 차린 음식을 먹고 나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푸두(普渡)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지인의 혼령을 포함해 모든 귀신을 달래기 위해 정성스럽게 제단을 차리고 제사를 올린다.
정오에는 마을 사람들이 기르던 돼지, 닭, 오리, 양과 떡, 과일 등을 바치기 위해 마을 중심이나 사원에 마련된 제단으로 나온다. 공양을 드릴 때마다 승려는 한자로 공양물의 이름이 적힌 삼각형 종이를 태운다. 의식이 끝나면 승려는 종을 울려 혼령을 부르고, 승려들은 경전을 외우기 시작한다. 승려가 마지막으로 쌀과 복숭아를 공중에 던지면서 제사는 끝을 맺는다.
이 밖에도 조상들에게 바치는 물건을 종이로 만들거나 종이돈을 만들어 태우기도 한다. 먼 길을 가는 혼령에게 선물과 노자를 주는 의미라고 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는 혼령을 위로하는 경극을 공연하기도 한다. 이때 맨 앞줄의 자리는 비워놓는데, 혼령이 앉아서 편하게 구경하라는 배려의 의미다.
종이돈 태우기
혼령을 기쁘게 하여 살아 있는 이들에게 해코지하지 않도록 바치는 제물이다. 또 먼 길을 돌아갈 혼령들의 노잣돈이기도 하다.
2) 금기 사항
중원절 기간에는 후손을 찾아오는 조상 혼령과 함께 나쁜 의도를 품은 수많은 귀신도 지상으로 내려온다. 따라서 무고한 사람들이 악한 귀신에게 해를 입지 않도록 여러 가지 행동을 규제하는 풍습이 있다.
우선 물가에 가거나 수영하는 것은 삼간다. 물에 빠져 죽은 혼령이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길을 헤매는 혼령을 마주치지 않도록 밤에 밖을 돌아다니지 말고 일찍 귀가해야 한다. 이 기간에 여행과 결혼, 이사 등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악한 혼령의 저주를 받을 수 있으므로 되도록 삼가야 한다. 그리고 빨간색처럼 눈에 띄는 색은 혼령을 끌어들일 수 있으므로 입지 않는다. 중원절의 의미가 큰 지역에서는 관광객들도 지역 주민들에게 무리하게 식사나 유흥을 권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3) 지역별 행사
중국에서 시작된 중원절은 중국뿐 아니라 타이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중국계 민족이 거주하는 여러 나라에서 함께 기념하고 있다.
① 타이완의 중원절
타이완에서는 음력 7월이 되면 섬 전체에 혼령들이 내려와 가득 찬다고 믿는다. 그래서 음력 7월 1일인 첫째 날에는 사원의 문을 여는 의식이 거행된다. 이 문은 곧 지옥의 문을 상징한다. 12일에는 제단에 올려놓은 등불을 모두 밝히고, 13일에는 등불 행진이 펼쳐진다. 14일에는 강물에 등불을 떠내려 보내는 행사가 진행된다. 이 기간에는 밖을 헤매는 혼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향과 음식을 공양하고 종이돈을 태우는 의식이 계속 이어진다.
유명한 중원절 행사로 항만도시 지룽(基隆)의 왕하이항(望海巷)에서 행하는 팡수이덩(放水燈)이 있다. 왕하이항에서는 저녁 7시가 되면 가문별로 모여 등을 들고 마을을 한 바퀴 돈다. 이후 자정에 왕하이항 해변에 모여 향을 태우고 북쪽을 향해 절을 올린 뒤, 가져간 등불에 불을 붙여 바다로 띄워 보낸다. 이 등이 떠도는 혼령을 위로하며 등불의 인도를 받은 혼령들은 무사히 뭍에 올라 차려진 음식을 배불리 먹는다고 한다.
팡수이덩(放水燈)
타이완에서는 중원절을 맞아 강이나 바다에 등불을 띄워 보내는 행사가 펼쳐진다. 사람들은 등불이 혼령과 귀신을 위로한다고 믿는다.
② 홍콩의 중원절
광둥 사람들도 음력 7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중원절을 지낸다. 이 기간에는 화려하고 한층 다양한 공양물을 준비하며 향과 종이돈을 태우고 혼령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경극을 공연한다. 공양을 드리는 제단은 각 가정뿐 아니라 공원이나 도심 여러 곳에 마련된다.
홍콩의 중원절
홍콩에서는 한층 화려하고 다양한 공양물을 준비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망자가 살아생전에 가지지 못했던 값비싼 물건을 종이에 그리거나 종이로 제작해서 바치기도 한다.
③ 말레이시아 · 싱가포르의 중원절
말레이시아의 중원절은 많이 현대화된 형식으로 진행돼 전통적인 풍습을 중시하는 다른 국가들과 차이가 크다.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공연과 음악회가 열린다. 이러한 실황 공연을 ‘코-타이’(Koh-tai)라고 하며, 가수와 무용수들이 명절을 맞이해 세운 무대에서 화려한 공연을 선보인다.
싱가포르 역시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방식으로 중원절을 기린다. ‘노래의 무대’라는 의미의 음악 공연 ‘게타이’(getai)가 곳곳에서 개최돼 관광객들까지 각종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형식을 갖추었다고는 해도 모든 춤과 노래는 혼령들을 보살피는 염라대왕을 기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말레이시아의 중원절
거리에 줄 지어 차린 제사상. 말레이시아에서는 혼령을 즐겁게 하고자 경극이나 화려한 공연을 준비하기도 한다.
④ 한국의 백중(百中)
한국에서는 음력 7월 15일을 도교와 불교에서 영향 받은 대로 ‘중원’(中元), ‘망혼일’(亡魂日)이라고 하여 조상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술과 음식을 차려놓고 천신(薦新), 즉 새로 난 과실이나 농산물을 신위(神位)에 올리는 일을 했다. 또한 이 날을 ‘백중’(百中), ‘백종’(百種)이라고도 하는데, 이 무렵에 과실과 소채(蔬菜)가 많이 나 ‘백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먹을 것이 풍성하고 논의 김 매기가 끝난 여름철 휴한기를 맞은 이날 농민들은 술과 음식, 노래 등으로 풍성한 하루를 즐겼다.
민간에서는 망혼제를 지내고 절에서는 석 달 동안의 하안거(夏安居)가 끝나 우란분회가 열리며, 농민들은 일손을 놓고 축제를 벌인 백중은 불교가 융성했던 신라, 고려시대에는 매우 큰 명절이었으나 조선시대 이후 사찰에서만 중요시 여기는 날이 됐다. 그리고 농민들의 백중놀이는 거의 잊힌 풍습이 된 가운데 밀양 백중놀이 등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중원절 [中元節, Ghost Festival] (세계의 축제 · 기념일 백과, 류정아, 오애리, 김홍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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