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저에겐 한 지방자치 단체에서 운영하는 '귀농 귀촌인을 위한 사전 프로그램'과 연결되어(제가 그 전부터 노력한 결과),
어쩌면 그 지방에 가 몇 개월을 지낼 가능성이 생겼었답니다.
여기 서울의 '내 자리'에서의 생활로는 제 작업(글)에 한계가 느껴져,
어디든 새로운 장소로 가서 뭔가 신선한 기분으로 일을 하고 싶은 제 바람이 현실화 되는 듯했지요.
물론 저는 '귀농인'도 '귀촌인'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에게 전화로 직접 제 입장을 밝히면서,
(그 조건은 젊은 사람과 현지에 자리를 잡을 사람을 찾고 있었기에)
"저 같은 나이 많은 사람도 가능할까요?"(제 구체적인 인적사항 같은 건 밝히지 않고) 하고 사전 점검까지를 했는데,
"그래도 괜찮습니다." 하는 얘기까지를 들었기 때문에,
저는 부푼 꿈에 젖어(?),
'이제 머잖아... 나도 산골 생활을 할 수 있겠구나! 거기에 가면 새로운 기분으로 정신을 집중해서 이런저런 일도 해야지.' 하면서,
그들이 얘기했던,
'어쩌면 5 월부터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이니, 그 때 연락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그렇게 되면 어느 정도의 짐과 물건을, 어떻게 가져(옮겨)가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계획 등도 세우느라 여념이 없어,
그때를 위해 다른 웬만한 일들은 취소하거나 아예 만들지조차 않고 그 때만을 기다렸는데요,
그때는 정말 행복하기까지 했답니다.
아직 구체적인 현지 상황은 모르지만, 현지에 가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게 각별히 애를 써야 할 것이라 별의 별 상상을 다 해 보기도 했고,
또 쉽지 않은 기회였기에, 그만큼 현지 생활에서 뭔가 성과를 거두기 위한 제 자신의 각오도 다지면서,
그 날이 오기만을 기다려 왔답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우리 까페에도 당연히 그런 얘기들이 나오게 될 테니까, 그게 확실해진 다음에 까페에도 알릴 생각이었구요.)
그런데 5 월이 왔는데도 그 쪽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기에,
바로 전화하는 건 실례가 될 것 같아, 며칠이 지나기를 기다리다가(그 땐 참으로 시간이 더디게 가드라구요.) 제 쪽에서 전화를 걸었더니,
그 쪽에서 받자마자,
"남궁 문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하면서, "당국에서 그 명령이 아직 내려오지 않았답니다......" 하기에,
그 사람이 제 전화번호까지 자기 핸드폰에 입력을 시켜놓았다는 게 판명되었기에,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당국의 사정으로 계획했던 일이 뒤로 미뤄졌거나 취소가 될지도 모르는 일로 바뀌었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도 가능성은 남아 있다기에,
'그렇다면 기다려야겠지?'(하늘의 뜻인가 보다.)하면서 저는,
부풀어 있던 꿈이 점점 시들어가는 상황에서도 그 날을 기다려오긴 했는데,
6 월도 왔고, 어느새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으니......
아, 이쯤에 포기해야 하나 봅니다.
안 되는 걸,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을 거 아니겠습니까?
인생이, 뭐... 우리네 맘대로 되던가요?
근데요,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은근히 약도 오르고, 여태까지 기다려왔던 시간이 아까운 겁니다.
애당초 그런 일이 없었다면, 또 다른 식으로라도 뭔가 알아보기라도 했을 텐데,
거기에 목을 걸고 다른 쪽엔 관심도 갖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요즘 한 이삼 일, 갑자기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까지 한 더위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이럴 줄 알았다면, 다른 식으로 알아라도 봤으면, 혹시 다른 일이 생겼을지 알아?' 하는 후회까지도 드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인생, 정말... 맘대도 되지 않는 것이고,
제가 (경제적인)능력이 있다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인지라,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찾았고, 이런 결과가 나오고 있는지라)
'남 탓' 할 수도 없는 일이라,
'그나 저나... 이 서울에서, 어떻게 이 여름을 보낸다냐?' 하는 걱정만 드는 요즘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