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78)
청태 그리고 침전물이 있을 때 낚시 요령은?
송귀섭
FTV 제작위원
방송: FTV 붕어낚시 프로그램 진행(2002~2024 현재)
연재: 낚시잡지 연재(1998~2024 현재, 낚시춘추, 월간 붕어낚시, 월간낚시21)
저서: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질문
질문1: 청태에 관해서 알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방송을 보고 월척낚시에 푹 빠져버린 초보 낚시인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며칠 전에 소류지로 가서 낚시하는데 바늘에 청태가 묻어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목줄과 봉동을 뒤덮을 정도로 아주 많은 양이었습니다.
저번에 선생님의 방송을 보니까 청태가 있는 곳에서는 붕어가 미끼를 흡입할 때 이물감을 느껴서 제대로 흡입하지 못한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첫째, 청태는 왜 생기는 것입니까?
둘째, 청태가 있는 저수지는 오염된 곳입니까?
셋째, 청태가 있으면 낚시는 불가능한 것입니까? 등입니다.
질문2: 바닥 침전물이 많을 때 낚시요령을 알고 싶어요.
바닥에 침전물이 많아서 찌가 제대로 안 설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채비를 걷어 올릴 때마다 수초 삭은 찌꺼기와 청태 등 침전물이 바늘뿐만 아니라 봉돌에까지 묻어 나옵니다. 방송에서 들었는데 황토를 뭉쳐서 찌 주위에 던지면 된다는 데 효과가 있는지요?
특히 바닥에 삭은 마름이나 말풀 찌꺼기 또는 청태가 두텁게 낀 곳에는 황토를 가져가서 깔고 2~5일 정도 후에 낚시하면 괜찮다는 말을 들었는데. 확실한 방법이 맞는지요?
질문자: 거만한붕어 04.03.20 http://cafe.daum.net/welikesong/2qDA/106
유사내용 질문: 최민규 외 33명(질문 집계기간 2002~2024년, 팬카페+블로그+SNS)
답변
질문 1의 답변: 청태란? 그리고 청태밭에서의 낚시
안녕하세요.
청태(해캄 Spirogyra)는 원생생물인 실 모양의 녹조류(綠藻類) 총칭입니다. 하천이나 저수지 등 수온이 차갑고 물의 흐름이 약하거나 흐름이 없는 곳에서 주로 발생하지요.
한 번 발생한 청태는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수온에 따라서 눈에 보이는 파란 머리카락 모습의 성장과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포자 상태의 휴면을 반복합니다. 즉 이른 봄에 주로 발생하여 자라오르다가 늦은 봄이 되어 수온이 상승하여 20도 정도에 이르게 되면 줄기가 삭아 뭉쳐서 떠 오르게 되지요. 따라서 대체로 수온이 상승한 늦은 봄에 낚시터에서 물 위에 시루떡처럼 둥둥 떠다니는 청태 삭은 덩어리를 흔히 볼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청태 삭은 덩어리가 둥둥 떠오른 시기에는 바닥에 청태가 대부분 벗어지고 깨끗한 바닥을 유지하게 되어 낚시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떠 밀려다니는 청태 덩어리가 바람이 불거나 물의 흐름이 생기면 찌를 밀고 다녀서 불편을 초래하지요. 그러다가 여름에 고수온 상태가 되면 청태 덩어리가 가라앉아 분해되어서 바닥에 침전되어 물때처럼 보이는데, 이때에도 낚시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이러한 청태는 늦가을이 되어 수온이 떨어지면 암수 세포가 결합한 접합자(接合子)가 형성됩니다. 그리고 겨우내 연못이나 논바닥 진흙 속에 휴면(休眠)을 하다가 봄이 되어 다시 수온이 올라 따뜻해지면 잠에서 깨어 본래의 청태(해캄) 모습으로 자라오르게 되지요. 그러나 수온이 낮은 계곡 웅덩이의 나무 또는 수초 그늘이나 물이 솟는 소류지 등의 냉수대가 되는 곳은 하절기에도 번성한 것을 관찰할 수가 있습니다.
청태와 수질오염 관계는 직접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광합성을 하면서 산소를 발생하여 수질개선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눈으로 보아서는 청태가 많이 낀 곳은 지저분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수질의 오염과는 영향이 있지는 않다는 얘깁니다. 오히려 청태는 오염된 물보다는 청정한 담수 환경에서 주로 발견되지요. 청태가 있다가도 수질이 화학적, 생물학적 오염이 되면 오히려 소멸하게 되는 것이 청태입니다. 청태는 그 포자가 유입되면 사람들이 마시는 물로 사용하는 시골 마을의 공용 샘물에서도 자랍니다. 필자가 어렸을 때 고향의 공동우물이 그랬지요. 우물 벽에 파란 청태가 자라있었습니다.
이러한 청태가 있으면 낚시는 일단 불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붕어는 저서성 어종으로서 바닥층의 먹이를 주로 취하는데 청태가 있으면 바닥층의 먹이가 청태에 묻히기도 하고, 붕어가 미끼를 흡입할 때 청태가 입에 같이 빨려 들어가므로 곧장 뱉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필자가 방송이나 글을 통해서 여러 차례 표현한 바가 있습니다만 청태가 묻어나는 포인트는 가급적이면 회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청태가 묻어나더라도 아래 사진처럼 대부분은 맨땅이고, 어쩌다 청태 무더기가 듬성듬성 있는 정도라면 낚시가 가능합니다. 청태가 묻어나는 곳을 피하여 바늘과 봉돌이 청태 없는 공간에 위치하게 하면 되지요.
<청태가 듬성듬성 있는 바닥. 이런 곳은 낚시포인트가 된다.>
그렇다면 물속을 들여다볼 수도 없는데 청태가 있는 곳과 없는 공간을 어떻게 감지 해야 할까요?
그것은 요망하는 포인트의 수심을 정확히 맞춘 후 찌가 설 자리에 정확히 찌를 세워보아서 찌가 단숨에 자리 잡고 서면 그곳은 청태가 없는 맨땅 공간이고, 찌가 한두 마디 노출되어 안 내려가거나 그대로 서 있다가 한 참 후에 서서히 내려가서 자리를 잡으면 그곳은 청태가 있어서 봉돌이 청태에 얹혀있거나 얹혔다가 내려가는 현상이므로 피해야 할 자리입니다.
이럴 때 앞받침대를 이용하여 찌가 잘 서는 자리로 방향을 조절한 후 정확히 찌 세울 자리를 공략하면 청태밭에서도 입질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요령에 대해서는 실제로 필자가 청태밭에서 낚시하면서 찌가 서는 모습을 보고 청태 자리를 피해 공간에 찌를 세우는 요령을 영상을 통해 설명하면서 낚시를 구사하여, 연거푸 월척 입질을 받은 영상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유튜브 송귀섭의 낚시선비 제주살이 제13회 요약영상 또는 FTV 홈페이지 낚시선비 제주살이 제13회 제주 수산지편 풀영상 다시 보기)
그러나 위 사진처럼 바닥에 청태가 공간이 거의 없이 많이 덮고 있다면 일차적으로는 그 포인트를 포기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간혹 청태가 있는 포인트에 황토를 뿌려 덮어두고 낚시를 한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진처럼 전면을 덮고 있는 청태밭에 황토를 웬만큼 뿌려서는 덮어지지 않거든요.
다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이를 극복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봉돌 아래 바늘을 제거하고 봉돌 위에 덧바늘을 채비하되 필히 바늘이 청태의 윗부분에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아마 그렇게 하여 붕어의 입질을 받으면 거의 끌고 들어가는 입질 형태로 나타날 것입니다.
<공간이 적은 청태밭에서는 아랫바늘을 제거하고 윗바늘을 청태 위에 위치하도록 함>
그리고 새로운 사실.
필자가 2011년도 낚시방송 촬영 중에 우연히 목격하고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이 있는데, 바로 붕어가 청태 새순을 뜯어 먹는 장면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필자는 붕어가 청태를 무조건 회피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전혀 다른 모습을 본 것입니다.
이렇듯 붕어는 청태가 있더라도 심하게 자라있는 곳이 아니라면 접근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바닥만 잘 찾아 적절한 채비로 찌를 세우면 입질을 받을 수도 있고요.
<청태 새순을 뜯어 먹는 붕어>
질문 2의 답변: 바닥에 침전물이 많을 때 낚시요령은?
여름이 지나고 나서 늦가을부터는 수면을 덮고 있던 마름이랑 말풀류가 삭아서 가라앉게 됩니다. 또한 겨울로 들어가면서부터는 연잎이나 뗏장수초의 이파리도 삭아서 바닥으로 가라앉게 되지요. 따라서 이런 포인트에서 낚시하면 미끼를 갈아주려고 채비를 꺼낼 때 간혹 바늘에 바닥 침전물이 걸려 나옵니다.
이럴 때면 참 신경이 쓰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수초가 삭은 작은 침전물은 바닥에 두껍게 쌓여 있지만 않은 상태라면 낚시에 크게 지장을 초래하지 않습니다. 즉 어쩌다 한 번씩 작은 침전물이 걸려 나오는 정도는 걱정하지 않고 낚시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더구나 덩어리로 침전된 수초 더미는 수서곤충의 집합처가 됩니다. 그러니 붕어 입장에서 보면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이 그곳에 있게 되는 것이지요. 더구나 수초 더미라는 은신처까지 있으니 완벽한 생활공간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붕어들이 모여들게 되는 것이고요. 따라서 우리 낚시인 입장에서는 유망한 포인트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활엽가로수 등의 나뭇잎이 날아와서 침전된 곳은 유망한 포인트가 되지 못합니다. 삭아서 분해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잎이 형태를 유지한 채로 바닥에 쌓여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렇게 바닥에 나뭇잎이 쌓여 있는 곳은 붕어가 접근을 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끼가 잎 사이로 묻히기 일쑤이며, 그 나뭇잎 속에는 주로 구구리나 동자개 등이 서식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삭은 말풀더미나 마름더미의 공간지대를 공략하면 좋은 조과를 올릴 수가 있지만, 낙엽이 쌓인 곳을 공략해서는 좋은 조과를 올리기가 어렵지요.
한편으로는 늦가을에 삭기 시작한 마름줄기 등 떠밀려 다니는 수초 더미는 수중 산소와 먹잇감을 몰고 다니는 붕어의 이동 아파트가 됩니다. 그래서 더 좋은 포인트가 되는 것이지요.
특히 바람에 한쪽으로 떠밀려서 수면을 한 부분 덮고 있는 마름 포인트에 구멍을 내거나 좁은 공간을 공략하면 가장 유망한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침전물이 있을 때 낚시요령은 채비와 미끼를 달리하여 공략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채비는 목줄채비와 찌맞춤의 변화를 얘기합니다.
바닥에 수초침전물이 있을 때는 간혹 미끼가 묻히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부드러운 합사 목줄을 사용하면 더 심하지요. 이때는 부드러운 합사보다는 나일론사 목줄로 채비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침전물이 있더라도 엷게 덮고 있는 곳이라고 판단이 되면 원래의 목줄채비로 그대로 활용해도 됩니다. 다만 바닥에 침전물이 두텁거나 거칠다고 판단이 되면 덧바늘 채비를 하여 침전물에 의해 묻히거나 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외바늘을 봉돌 위 덧바늘로 채비하는 것이 좋고요.
찌맞춤은 삭은 수초가 바닥에 깔려있는 경우라면 조금 예민(가볍게)하게 하여 봉돌이 서서히 내려앉아 침전물 위에 살포시 서 있게 맞추는 것이 좋고, 삭은 수초줄기가 일부 남아서 중간에 얹히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조금 무겁게 하여 봉돌이 누르고 내려가서 자리를 잘 잡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것은 찌가 자리 잡고 서는 모습을 보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즉 찌가 멈춤이 없이 내려가서 툭! 하고 자리 잡고 서면 바닥에 바로 안착을 한 것이고, 내려가다가 찌톱 두어 마디가 남은 상태에서 멈추었다가 시간을 두고 자리를 잡으면 수초 가닥에 얹혔다가 내려간 것입니다.
미끼 변환의 경우는 침전물이 있는 포인트에서의 미끼 사용 시 지렁이는 침전물을 파고들어 숨어버리게 되어 불리하고, 새우나 참붕어, 옥수수, 글루텐 등 붕어의 눈에 잘 띄도록 놓여있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새우나 참붕어 미끼는 묻히거나 파고들지 않아서 침전물이 있는 지대에서 유용한 미끼지요.
첫댓글 오늘도 좋은말씀 숙지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