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12.17 03:00
[박항서 매직]
'동남아월드컵' 스즈키컵 10년만에 정상, 그 뜨거운 현장 가보니
박항서(59) 감독이 15일 밤 베트남 하노이 미딘종합경기장에 마련된 기자 회견장에 들어서자 박수가 쏟아졌다. 그가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2018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대0으로 누르고 우승(1차전 2대2, 합계 3대2)했다.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승리의 감격에 북받친 박 감독은 "베트남 국민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사랑을 받았다. 우승의 영광을 베트남 국민에게 돌린다. 저를 사랑해주는 만큼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며 울먹였다.
"결승골엔 우리 팀 전체 23명 선수의 혼이 담겼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회견 도중 선수들이 갑자기 들이닥치더니 박 감독에게 물을 뿌리고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환호했다.
박 감독은 얼굴에 물이 흠뻑 묻은 채 '아빠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을 쓰다듬었다.
중계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본 베트남 팬들은 인터넷에
"박항서 선생님이 우리에게 행복을 선사했다"
"오래도록 베트남을 위해 일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국부 호찌민과 나란히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을 훔쳤다. 박 감독은 2018년을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의 해로 만들었다. 사령탑에 오른 지 석 달 만인 올해 1월 AFC(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일구더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인 스즈키컵 우승이라는 승전보를 띄웠다. A매치 최다 경기 연속 무패 기록(16경기·9승7무)도 세웠다. 축구 강국인 프랑스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15경기·11승4무)을 깼다.
◇국부 호찌민과 나란히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을 훔쳤다. 박 감독은 2018년을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의 해로 만들었다. 사령탑에 오른 지 석 달 만인 올해 1월 AFC(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일구더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인 스즈키컵 우승이라는 승전보를 띄웠다. A매치 최다 경기 연속 무패 기록(16경기·9승7무)도 세웠다. 축구 강국인 프랑스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15경기·11승4무)을 깼다.

베트남 국민 수백만 명은 15일 밤부터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기인 금성홍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베트남 보딕(무적 베트남)' '박항세오'를 외쳤다. 축제 열기는 이튿날인 16일 오후까지 타올랐다.
지금 베트남에서 박 감독은 '신화의 창조자'로 대우받는다. 그의 얼굴이 베트남 주요 도시의 광고판을 뒤덮고 있다. 길거리 응원에 나선 축구팬들은 자국 스타 선수들의 이름은 외치지 않더라도 '박항세오'만은 빼놓지 않는다. 베트남 국부(國父) 호찌민과 박 감독의 초상이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박 감독에겐 특별한 별명이 없다. 팬들과 현지 언론은 모두 그를 '스승님'이라고 부른다.
◇23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
베트남 언론과 팬은 박 감독의 리더십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선수들의 강점과 약점을 간파한 안목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 꺼내는 족족 들어맞은 교체 카드뿐 아니라 아버지 같은 박 감독의 따뜻한 성품에 빠져든 것이다. 선수들과 말이 잘 통하지 않았던 박 감독은 권위를 내려놓고 인간적으로 다가갔다.
지금 베트남에서 박 감독은 '신화의 창조자'로 대우받는다. 그의 얼굴이 베트남 주요 도시의 광고판을 뒤덮고 있다. 길거리 응원에 나선 축구팬들은 자국 스타 선수들의 이름은 외치지 않더라도 '박항세오'만은 빼놓지 않는다. 베트남 국부(國父) 호찌민과 박 감독의 초상이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박 감독에겐 특별한 별명이 없다. 팬들과 현지 언론은 모두 그를 '스승님'이라고 부른다.
◇23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
베트남 언론과 팬은 박 감독의 리더십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선수들의 강점과 약점을 간파한 안목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 꺼내는 족족 들어맞은 교체 카드뿐 아니라 아버지 같은 박 감독의 따뜻한 성품에 빠져든 것이다. 선수들과 말이 잘 통하지 않았던 박 감독은 권위를 내려놓고 인간적으로 다가갔다.
아시안게임 때는 한 선수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주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행기 안에서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고, 자신은 다른 선수 어깨에 기대 잤다. 축구팬 응우옌지우(28)씨는 "서로 어울리는 박 감독과 선수들이 아버지와 자식들 같다"고 했다. 박 감독이 경기 중 베트남 선수들이 불리한 판정을 당했을 때 벤치에서 뛰쳐나가 불같이 화를 내거나, 한국에 있는 97세 노모에게 영상 메시지를 전하며 울먹이는 장면 등도 베트남 국민을 감동시켰다.

◇우승 포상금 기부하기도
박 감독은 스즈키컵 우승을 기대한 베트남의 열광적인 성원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다고 한다. 측근들은 독실한 기독교인인 박 감독이 대회 기간 혼자 기도하는 횟수가 늘었고, 결승 며칠 전엔 새벽 5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부담감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스즈키컵 우승을 기대한 베트남의 열광적인 성원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다고 한다. 측근들은 독실한 기독교인인 박 감독이 대회 기간 혼자 기도하는 횟수가 늘었고, 결승 며칠 전엔 새벽 5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부담감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박 감독에겐 영광에 걸맞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박 감독과 대표팀은 베트남축구협회와 여러 기업들로부터 수십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전망이다. 작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264만원이었던 베트남에선 1억원이 엄청난 금액이다.
16일 오전엔 베트남 최대 자동차 기업인 타코자동차가 대표팀에 20억 동(약 1억원),
☞스즈키컵
'동남아시아의 월드컵'. AFF(아세안축구협회) 10개 가맹국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1996년부터 열려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현재는 격년제로 개최되며, 태국이 최다 우승(5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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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에게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를 포상으로 전했다. 박 감독은 10만달러를 모두 베트남 축구 발전과 불우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스즈키컵
'동남아시아의 월드컵'. AFF(아세안축구협회) 10개 가맹국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1996년부터 열려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현재는 격년제로 개최되며, 태국이 최다 우승(5회)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