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기 프리뷰를 한 번 써보겠습니다.
일단 출전 팀 내 사정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 쓰는 점이니, 그 점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마산고 박정현(204cm, 포워드/센터)까지 나왔으면, 제대로 고교농구의 ‘별들의 전쟁’ 이 벌어졌을 텐데. 아쉽게 전국체전 지역예선 때문에 나오지 못했네요.
http://news.jumpball.co.kr/news/view/cd/02/seq/12306.html
오랜만에 대회 프리뷰를 해봅니다. 어차피 제 입장에서 쓰는 것이니, 철저히 주관적입니다(뻘눈이지만.--;;)그 점 이해해주시길 바라라면서 글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춘계 우승, 협회장기 준우승 팀인 송도고부터.
송도고는 장태빈(182cm, 가드), 박준영(198cm, 포워드/센터), 박세원(192cm, 포워드), 신민철(188cm, 가드/포워드)에 이르기까지. 네 명이 전부 ‘탤런트 농구’ 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 농구도 할 줄 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물론 그 내면을 속속 들여다보면, 장태빈과 신민철의 빠른 스피드, 박세원과 박준영의 건실함과 착실함 등. 주축 멤버들의 ‘개성’ 이참 뚜렷하지만, 이 모든 선수들의 뚜렷한 개성이 전부 ‘5-5 농구’ 에 제대로 녹아든다는 게, 송도의 진짜 강점입니다.
드리블, 개인기술 익히는 것도 기본기지만, 패스도 기본기의 범주에 속합니다. 아무리 선수 개인이 가진 실력들이 뛰어나도, 5-5 농구 혹은 원활한 패스를 철저히 배제하고, 주구장창 개인기만 부리는 농구만 지향하면 해당 팀의 농구는 ‘중구난방식의 1-1 난장판 농구’ 가 됩니다.
그런 면에서 송도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태빈의 ‘육상 농구’ 는 한 번 불이 붙으면, 고교에서 1-1로는 막기 힘든 공격옵션이며, 3점슛까지 메이드시킬 정도로 슛 거리가 길어진 박준영의 ‘지능형 농구’(다만 왼쪽에서 시작되는 공격 비중이나 왼손을 사용하는빈도 수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는 상대팀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죠.
또한 박세원의 ‘건실함’ 은 송도의 소금이며, 최근 슛이 좋아지고 있는 신민철은 송도의 ‘사일런트 킬러’ 같은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송도 우승의 가장 중요한 키는 춘계, 협회장기 때도 매번 그러했지만, ‘후반의 집중력이 저하되는 약점을 얼마만큼 극복하고, 골밑 수비에서 오는 불리함을 얼마만큼 극복하느냐’입니다.
올 시즌, 송도 경기를 영상으로 계속 돌려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전반에 ‘몰아 부치는 힘’ 과 ‘게임 풀어나가는 능력’ 그리고 ‘게임 플랜’ 은 정말 좋은데, 상대적으로 후반은 그에 반해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은 모습이 자주 눈에 띕니다. 특히 집중력 부문에서 말이죠.
영리하고 지능적인 박준영이 버티고 있지만, 그는 정통 빅맨이 아닌 포워드입니다.
그래서 수비에서는 확실히 몇 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상대 움직임을 읽고, 블록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비교적 잘하는 편인데, 밀고 들어오거나, 투쟁심이 강한 상대 빅맨을 요령 있게 상대하는 점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피지컬적인 면에서도 조금 아쉬운 점이 있구요.
그래서 후반에 들어섰을 때, 팀 수비에서의 단단함. 이 점이 이번 대회 송도의 성적을 가르는데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번 대회 초반에 역시 가장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조는 B조입니다. 삼일상고, 경복고, 용산고. 경복-용산과의 ‘전통의 농구 라이벌’ 매치가 초반부터 성립되었고, 삼일상고도 결코 만만한 전력이 아닌 팀입니다.
먼저 삼일상고부터.
삼일상고의 농구는 확실히 송교창(201cm, 가드/포워드)의 활약도가 그 날 경기의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송교창은 올해 춘계 때만 본다면, 팀에서 포인트가드까지 종종 맡길 정도로 패스, 리바운드, 어시스트, 수비 능력까지. 가진 게 많은 ‘팔방미인형’ 의 선수지만, ‘슛’ 은 정말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슛에 있어서는 하체를 활용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모습이었고, 리듬에 맞춰 던지는 세트-슛인데, 슛 정확도는 확실히 떨어졌습니다. 자유투도 집중력이 결여되었죠. 그로 인해, 1-1 돌파도 무모한 장면들이 꽤 많이 발생했습니다.
다만 최근 연습경기에서 송교창의 3점슛, 미드-레인지 점퍼의 정확도가 대단히 정확해 졌다고 들었는데, 만약 이게 실전에서도 ‘리얼’ 이 된다면, 삼일상고 내에 미치는 효과가 대단할 겁니다. 물론 그 외, 문도훈의 3점슛이나 이상민의 득점가담, 곽동기, 김준형의 알토란같은 활약이 뒷받침되어야,
삼일상고가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겁니다. 농구는 1-5가 아닌, 5-5 경기니까요. 그리고 올해 춘계 준우승과 협회장기 우승을 차지했던 용산고.
이윤수(206cm, 센터)는 확실히 이 친구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듬을 점이 많고, 투박한 플레이도 눈에 있지만, 체력과 승부근성, 그리고 인사이드 내에서의 투쟁심은 참 좋고, 늘 뭔가 해보려는 의지가 엿보여서 눈에 띄는 빅맨입니다.
분명 올해 이윤수는 계속 성장 중이고, 발전 속도도 제법 있습니다. 춘계 때에 비해, 피딩 타이밍도 좋아졌고. 다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자신의 약점(자세가 높고, 거의 습관적으로 드리블을 한 번 치고, 올라가는 골밑슛, 오른손에 비해, 왼손을 사용하는 빈도수가 적고, 왼손을 쓰는 원 핸드 슛도 어색함.)을 상대팀에서 점점 잘 캐치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 느낌이 강해, 이 점을 얼마나 고치고 나왔을 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권혁준(180cm, 가드)-이윤수의 잦은 2-2 플레이도 현재 이윤수가 가진 약점을 어느 정도 커버해 줄만한 파훼법이라 봅니다. 권혁준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기량이 좋아지는 느낌입니다. 뭔가 여유로운 플레이를 보이는 느낌이고.
하지만 쓸데없는 잔 실책이 많은 점이나, 지금보다 더 터프한 플레이를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 외에 부상이 있었던 용산의 알토란 플레이어, 김성민과 하이-로우 게임을 잘하고는 왼손잡이 포워드, 이진석(198cm, 포워드)의 활약상도 이번 대회 용산고 성적에 큰 변수가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진석의 슛 개선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복고는 올해 춘계보다는 확실히 연맹회장기 때가 확실히 팀 전력이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김경원(199cm, 센터)의 적극적인 인사이드 플레이가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경원이 이번 대회에서 용산, 삼일과의 대결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지 기대가 되는데, 특히 이윤수와의 맞대결은 웬지 불꽃이 마구 튀길 느낌이군요.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경복은 최대한 1-1 개인기 위주의 농구보다는 패스 위주의 ‘공간을 넓혀주는 농구’ 를 하면 정말 좋은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경복 농구를 보면, 김경원의 득점이나 공격 시도 횟수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분명히 상대팀들은 김경원에게 집중 수비를 가할 가능성이 클 겁니다.
김경원은 센스가 좋은 선수입니다. 기본적으로 패싱 능력을 보유한 선수이기에, 상대 수비들을 자신에게 끌어들인 다음, 나머지 팀원들에게 적절한 피딩 후에, 오픈 찬스를 만들어주는 것도 방법이라 봅니다.
아웃사이드보다 인사이드에서 생산성이나 효율적인 움직임이 더 돋보이는 양재혁(193cm, 포워드)이 컷-인을 적극적으로 들어와도 좋고, 1-1이 좋은 김기범(187cm, 가드)이 ‘팀플레이를 위한 1-1‘을 시도하거나, 아니면 전형준(183cm, 가드)이 볼을 탑에서 쥐고, 적절하게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나머지 경복 선수들이 팝-아웃이나 슬립으로 유도하는 점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연맹회장기 우승팀인 울산 무룡고는 결승전에서 절정의 슛 감을 보여주며, 대회 MVP를 탄 전현우(195cm, 포워드)의 슛 감이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 될 지가 관심사입니다. 기본적으로 올 시즌, 전현우가 좋아진 점이 팀플레이와 함께 자신의 개인 공격을 적절히 배분해서 경기에 임한다는 점인데.
이 점은 확실히 긍정적입니다. 작년에는 포제션도 자기 위주였지만, 플레이 성향이 슛 난사와 개인 위주의 1-1 플레이가 많았는데, 올해는 그 점이 많이 고쳐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윤환(178cm, 가드)이나 박민상(188cm, 포워드), 윤원상(180cm, 가드)같은 선수들도 주목해볼 유망주들입니다.
연맹회장기 준우승 팀인 제물포고는 에이스인 변준형(187cm, 가드)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지만, 단순히 변준형만 있는 팀은 아닙니다. 분명 팀에 좋은 롤 플레이어들과 히든카드들이 있습니다.
유현준(183cm, 가드), 금기현(197cm, 센터), 김세윤(193cm, 포워드), 배경식(195cm, 포워드). 다들 공격이건, 수비건 어느 한 부분에서 ‘한 칼’ 씩은 가지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다만, 변준형이 상대 수비에게 철저히 막혔을 때, 그 점을 극복할 파훼법 혹은 해법을 이들이 제대로 제시해줘야만 합니다. 그래서 연맹회장기 결승 때보다는 이번 대회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협회장기, 연맹회장기 4강에 올랐던 홍대부고.
개인적으로 선수들이 볼 무브먼트에 많은 신경을 기울인다면, 더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계속 하는데.
이 팀은 현재 ‘확실한 빅맨 없는 농구’를 하고 있고, 전형적인 ‘탤런트 농구’를 하는 팀입니다. 분명 ‘시스템 농구’ 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기는 한데.
어쨌든 팀 사정상 센터 역할을 맡아야 하는(원래는 3번)김훈(195cm, 포워드)은 신장이 작지만, 운동능력이 정말 좋습니다. 실제로 공수에서 자신의 운동능력을 십분 활용해서, 팀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빠른 슛 릴리즈를 갖추고, 3점슛 성공률을 확실히 높일 필요는 있는데, 이 점이 얼마나 개선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돌파할 때, 일직선으로만 돌파하는 모습은 조금 고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운동능력이 괜찮은 장신가드, 1학년 박지원(191cm, 가드)은 분명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뛰어납니다. 넓은 시야도 갖춘 것처럼 보이고, 스피드도 빠릅니다.
하지만 아직 1학년다운 풋풋한 티(?)가 자주 보이는 느낌입니다. 확실히 더 노련해져야 하고, 특히 후반에 집중력을 높여야 하죠. 아직은 미완의 대기라는 느낌이(개인적으로 종종 드리블로 방향 전환을 시도 할 때, 볼이 몸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몸이 먼저 나가서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은 확실히 고쳤으면 하는) 더 듭니다.
팀의 살림꾼인 이성호(178cm, 가드)와 강호일(193cm, 포워드)은 알게 모르게 홍대부고에서 팀 내 공헌도가 높은 선수들입니다. 협회장기 4강팀인 양정고는 강바일(195cm, 포워드)이 얼마나 부상에서 회복되었을지 궁금하고, 팀에서 은근히 알차게 농구하는 김세창(180cm, 가드)의 활약상이 이번 대회에도 이어질지 기대가 되네요.
뿐만 아니라, 최근 전력이 급상승인 안양고. 이윤수, 박정현, 김경원과 함께 중학농구에서 손꼽히던 빅맨인 박찬호(203cm, 센터)가 출전이 가능하다는데, 작년에 연습경기와 전국체전에서 본 박찬호는 살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서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생각보다 슛 터치가 좋았고, 골밑에서 투쟁심은 있어보였습니다.
다만 풋-워크나 스피드, 그리고 체력과 반칙 관리, 그리고 더블-팀이 왔을 때, 슛을 쏠지, 아니면 피딩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놓을지의 타이밍은 보완이 필요해보였는데, 얼마만큼 성장했을지 궁금합니다.
이 외에도 U-16 청소년 대표팀 출신 가드, 최재화(180cm, 가드)와 원석이지만, 잠재력 있는 빅맨 서현석(200cm, 센터)이 이끄는 여수 화양고, 그리고 올해 춘계 4강 진출에 성공했던 다크호스 명지고도 분명 주목해볼 팀입니다.
개인적으로 명지고가 이번 쌍용기에서 참 궁금한 팀 중 한 팀인데, 팀의 주득점원으로써, 1-1 개인능력과 함께 드리블 기술이 좋은 신우형(185cm, 가드)이 단순히 ‘1-1에 의한 파생 플레이‘ 말고, 다른 플레이로 공격에서 얼마나 발전했을지, 그리고 분명 올해, 작년에 비해서는 성장세를 가파르게 타고 있는 블루워커 이채훈(201cm, 센터)도 개인적으로는 관심을 기울이고 싶은 선수입니다.
아울러 화려하지는 않지만,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팀에서 궂은일을 담당하고 있는 장민(193cm, 포워드)도 명지고에서 눈여겨봐야 될 선수구요.
이정도로 글을 썼습니다. 이제 정말 바야흐로 농구 비시즌인데, 국내농구가 고프신 농구팬 분들께서 시간이 되실 때, 이 쌍용기를 보시러 경기장을 찾는다면 그나마 국내농구에 대한 갈증이 좀 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댓글 전혀 허접하지 않네요 ㅋㅋ
지노짱글읽다보면 고교농구 꼭보고싶어져요 감삼다 ㅂ
견손하신 지노짱님 너무 재밋겟 잘 읽엇습니다 언제너 경기장 가고싶게 만드는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