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겨우 어거지로 그들을 떠나보냈다. 아니, 내가 지금 당장 그들을 이 곳에서 억지로 쫓아내긴 했어도.. 지금 쯤 그들은 아스트랄 사이드에서 우리들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특히나 한때나마 나의 상관이었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의 주인인 패왕이라면 그가 더 심할 것이 당연했다. 그는 신용이란 것이 그의 사전에 없기에 화룡왕이 분명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할거라는 자신감을 갖고 우릴 감시하고 있을 것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화룡왕을 전부 믿고 있단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어도 패왕보단 믿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 뿐이다. " 후아.. 아무래도, 저흰 이 정도 밖에 못하겠네요... " 벌써 얼마나 오랫 동안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간에 오랜 시간동안 아멜리아와 난 화룡왕에게 치유 주문을 외워주고 있었다. 턱 보기에도 그는 꽤나 심한 부상에 힘겨워하는 것 같았으니까.. 그렇기에 화룡왕이 애초 나타났을 당시에 천룡왕이 그정도 긴장밖에 하지 않은 것일까라고 예상한다. " ...인간이여...그대들은 어째서... " " 우리들은 당신들과 다르니까요... 아니.. 추구하는게 같으니까.. 비슷할지도 모르지만.. 아주 같진 않아요- " 제르가디스 녀석.. 리커버리 정도는 충분히 걸어줄 수 있으면서.. 녀석은 자신들을 죽이려 들었던 존재에게 그런 자비를 베풀 만큼씩이나 자신은 자비롭지 않다며 휙 하곤 자리에서 나가버렸다. ...뭐, 그 정도의 자존심이라면 나 역시 만만치 않게 갖고 있지만.. 지금의 난 그를 믿고 있으니까.. 아니, 정확히 짚고 넘어간다면.. 그의 눈동자가 내게 하고 있는 말을 믿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를 완벽히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실피르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그녀 정도라면 웬만한 고위 급 치유로 그의 상처를 어떻게라도 할 수 있을테니까.. 아무래도 아멜리아와 나.. 이렇게 단 둘이서 그렇게 깊은 상처를 치유하긴 아무래도 힘들어 … 일단 백마법 쪽으론 자신 없는 나 때문에 그런 영향이 크긴 하다. 적어도 내가 아멜리아 만큼만이라도 백마법을 다룰 줄 안다면, 상황은 조금이나마 달라졌을테니까 … 하지만 워낙에 흑마법이나 불 계열의 공격 마법들에만 익숙해져있는 나이기에 특히나 백마법 같은데에 있어선 다소 미숙한 나다. " 수룡왕과.. 많이 닮았어... 그런 말을 하는 것도... " 씁쓸한 미소를 짓던 그는 아주 잠시동안만 날 바라았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날 바라보고 있을 면목조차 없다는 사람처럼 고개를 떨구었다. 확실히 난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른다. 왜 갑자기 그들은 서로 싸우기 시작했는지.. 천룡왕과 화룡왕이 하고 있는 대화사이로 보일 듯 말 듯한 가시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엇이였는지를… 그렇지만 단 두 가지만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지금 그는, 확실히 우릴 도와주고 싶어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또한 과거에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 궁금하겠지.. 천룡왕이 바라고 있는 것이.. " " 알고 있어요.. 대화하는 걸 들으면서.. 그가 바라는 건.. 다름아닌 신족만의 세상이라죠..? " 예전엔 적이기에 그에게 무차별적인 말투로 그를 항상 화나게 햇었던 나.. 그렇지만 난 이제부터라도 그를 신족으로써 인정한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어서.. 그런 의미를 전해주고 싶었기에 이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것이였다. 지금 이렇게 화룡왕의 복부에 묻어있던 피는 말끔히 없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는 완벽히 회복한 것이 아니리라.. 난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인간과 비슷한 존재이기에 피가 있고 생명이 있는 같은 생명체이긴 하지만.. 그들만의 무언가가 있었던지 아무래도 계속되는 마법만으론 그를 완치하게 할 순 없었다. 그래도 고위급 마법이라면 어떻게든 될지 모르는 일이라지만 말야… " 인간이여... 여념하지 말아라… 그대가 상대하고 있는 자가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자라 해도 말이지... " 어쩌면 그와 나는 매우 닮은 모습이 많은 닮은 꼴인지도 모른다. 내가 내 자신을 이렇게 일컫는 것은.. 내 자신이 싫어지도록.. 웬지 내가 내 자신을 비참하고 초라하게 만드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는 정말 진심으로 라그라디아라는 수룡왕을 좋아한것.. 아니 사랑한 것 같았으니까.. 이 상황에 어떤 사람이 갑자기 툭하곤 튀어나와서 "니가 사랑이 뭔줄알고나 말해?" 라고 말한다면 아무 말 못할 나라는 건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긴 하지만.. ..웬지 그런 느낌이 들고 있어.. " 가우리는… " " 만약 그대가 아끼는 자라해도… 만약 그대가 아끼는 존재가 마찬가지로 그대를 아껴주고 있다면.. 그가 바라는 것은 그대가 살아남기 위한 올바른 선택일 거야.. 자신이 살아남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 그는 내 마음을 꾀뚫은 것이였던지 정말 내가 하고 있던 생각을.. 내가 정말로 필요로 했던 답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난 잠시나마 그가 하는 말을 들으며 동요한 눈동자로 그를 볼 수 밖에 없었다. 마치 과거에 있었던 괴로운 일을 읊어주는 사람처럼.. 시를 낭독하듯 천천히 말을 하는 그의 모습.. 그런 그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도중 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려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웬지 모르게 동정심이 가는...? 아니 동정심이라기보다는.. 공감이 간다고 말할 수 있다. " 나 역시... 그 것을 몰랐으니까… 그대는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길 빌겠다.. " 난 그가 지어보이는 표정 때문에 또 다시 놀란 사람처럼 멍하니 그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무의식중에 그런 표정과 행동을 취한 나였다고 밖엔 말 못하지만.. - 그가.. 웃음을...? 이제 것 난 그와 만난 적이 얼마 있지 않다. 그에 대한 성격을 모두 이해하고 알게 될 만큼의 오랜 시간도 주어진 것이 아니였다. 그렇지만.. 이제 것 그와 만난 짧은 시간동안 그가 진정으로 웃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뭐.. 그때까지 그와 난 적이었기에 그런 웃음을 본다는 것은 거의 말도 안돼는 일이겠지만.. 그의 모습이 차츰 차츰 멀어져가는 것을 난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저 다른 한 편으로 쓸쓸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 누구나가 느낄 수 있는 사실이지만.. 하지만 그 몸 상태로 그가 처량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봤으면서도 난 그를 말리지 않았다. 난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묻지 않았다. ...웬지 그래선 안됄 것 같았으니까... -------------------- " 인간이여.. 지금 이 여행의 최종적인 목적지란.. 어디인가...? " 쓸쓸해보이는 뒷 모습.. 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때문에 웬지 모르게 그 역시 나 못지 않게 처량해보인다는 생각이 문뜩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기에는 비장함을 가득 담고 있었던 그의 모습이였다. 그런 그는 내게 그렇게 묻고 싶었던 것이 고작 그런 것이였던지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런 그에게 당당함을 심어주고 싶었기에 자신있는 눈동자로 팔짱까지 끼며 그에게 말했다. "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것은 당연히 가우ㄹ... " - ...실피르는 그 당시 정말 실피르가 아니라.. 해왕이였어.. 가우리를 구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절망 뿐이였다. 그렇다면 실피르가 하고 있던 말들도, 행동들도 모두 다 거짓이 아니란 말인가? 아마도 그녀는 분명히 그를 구한다는 목적으로 날 꾀어낼 생각을 하였으며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날 데려가기 위하여 그녀를 이용한 것임이 틀림없었다. 마족은 비록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곤 하나.. 만약 그녀가 자기 의지로 움직이긴 하였으나 자신이 한 말이 아니기에 자신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라고 말하면 나 역시도 아무 말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이치였던 것이다. - 역시나.. 그를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이야.. 그녀에 대한 비밀이 밝혀진 뒤 지금 이 순간.. 지금까지 나의 주변에 남아 직접적인 감시를 하던 그녀에 대한 모든 행동들을 떠올렸을 때.. 그제서야 난 깨닫게 될 수 있었다. 왜 그녀가 제로스를 그리도 잘 알고 있었던 지를.. 그녀가 제로스에게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며 그 당시 그리도 당황했었던지를… 어떻게 마족과 쉽사리 그녀가 친해질 수 있었던 지를 말이다.. " ...안타깝게도.. 그를 돌려받기엔 이미 늦었다... " " 알고 있어요...다만.... " 내가 아랫입술을 깨무는 모양새를 보고 그제서야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달은 듯한 화룡왕이 내게 말을 하자 난 다 알고 있었다는 사람처럼 희망 없는 눈동자를 품은 채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아니.. 희망 없는 사람처럼이 아니라 희망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올바른 표현방법일지도 " 그대여.. 그 가우리란 남자를 되돌려받는 것 외엔..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는 걔인가..? " " 그건... 아니예요- " " 그렇다면.. 마지막 소망이란...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닌가 묻고 싶은데… " 난 그의 질문에 아무 대답할 수 없었다. 이제와서 인간이 되어 뭘 할 수 있는지.. 이제와서 인간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달라지는 것이 결코 무엇인지 난 알 수 없었기에.. 어쩌면 내가 인간이 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가우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시 그를 정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지금의 내 존재란 무와 유를 갈망하는.. 말도 안돼는 혼란스러운 존재일 뿐일테니까… - 내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삶이란 무엇이지...? " ...아무래도.. 선택을 빨리 하는게 좋을 거야.. 인간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 그가 갑작스레 이렇게 날 재촉하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었던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언하는 사람처럼… 아마도 그것은 지금 느껴지는 천룡왕의 기운 때문일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도 그는 점점 다가오고 있으니까.. - 남을 죽이고 쾌감을 얻는 마족... 왜 이제와서 이런 갈망을 하게되는 것인진 내 자신에게 물어도 결코 대답이 돌아올 수 없다. 내가 왜 그리고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던지도..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은 가우리의 진실이 알려짐으로써 깨어나간 것이 아닐까..? - 그저.. 난..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였는데… - 생존하고 싶어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런 고난 끝엔.. 행복이란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것 때문일지도 모르지… 아마도 지금 당장 내가 그런 선택을 빨리 하지 못하는 건.. 마족으로써의 긍지가 그를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더 더구나 마와 동화되어가고 있는 내 몸이라면, 인간으로 돌아가길 그리 좋제만 평할 수 없는 일.. 아니, 절대 그럴 수 없었다. " 난...!" [ 쿠과아아아아앙-!] 그의 예상이 적중했던 것이였던지… 정말 내 앞엔 모든 것을 휩쓸어버릴 것같이 생긴 거대한 구 하나가 정확히 중앙으로 떨어졌다. " 그래.. 화룡왕.. 내가 바라는데로 잘 와줬어.. 이 곳이라면 확실히 다른 존재들의 눈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 어제와는 달리 조금이나마 더 사악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천룡왕.. 그는 여전히 내 목숨을 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괴상한 존재다. 그렇게도 날 달달 볶고 싶던 것이였던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예상은 처참하게 찢겨나간 모양이다. 아직까지 그는 자신의 예측이 잘못됬음을 느끼지 못한 존재 같았지만 난 저 편에서 일렁이고 있는 모습.. 그 뒤에서 모습을 숨기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 대강 느낌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때가 되었는지 도중에 공간이 갈라지고 그 사이로 나타나는 건… " 이거 참 죄송하군요…눈을 속이기에 알맞은 곳은 맞아도.. 그런 술수에 걸려드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서 말이죠? " 항상 웃음 지으면서 힘든 일도 마무리 짓던 자.. 말투를 보면 이 글을 읽는 사람 모두가 알 수 있을 법했다. 항상 이렇게 등장하는 녀석이니까.. 그리고 그 녀석이 나타나자 아멜리아가 제르가디스와 함께 저 편에서 땅을 박차며 뛰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제르의 표정은 여전히 이런 상황을 맘에 들지않아 하는 것 같았다. 사실, 제르의 그런 태도를 조금이나마 고쳐달라는 뜻에서 아멜리아를 보낸 것인데 말야.. " 화룡왕.. 알고 있겠지..? 지금 이 순간 부터 너와 난 적이라는 것을… " 지겨울 정도로 자주 얼굴을 비춰주고 있던 천룡왕 바르 윈은 비웃음이라도 하듯 코웃음을 쳤다. 그렇지만 이미 화룡왕은 자존심이고 뭐고 내세우지 않겠단 사람처럼 그를 무시해버렸다. " 천룡왕답지 않은 서론이군… 너에게나 나에게나.. 긴 서론은 필요치 않다는 걸 잘 알고있으면서도… " 그렇지만 그런 긍지를 버렸다 해도 그는 역시나 그에게 무너지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처럼 그의 말을 가볍게 받아쳐 쉬운 대처를 했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이 거친 속 뜻을 담고 있는 말을 주고 받고 있을 짧은 시간동안.. 제로스는 워프를 통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몸 동작만으로 그 먼 곳에서 내게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 지금의 화룡왕은.. 천룡왕을 막을 순 없어.. 그런 진행이라면, 마지막 희망은… - " 제로스- ...그들을 불러줘- " 내가 그에게 말을 꺼내자 그는 내가 일컫고 있는 "그들"이란 자를 모르는 사람처럼 멍하게 나만을 바라봤다. 그렇지만 난 눈치가 꽤나 둔해진 그를 보다 인상을 찌푸리며 또 다시 말했다. " 수왕...아니면 해왕이라도...!지금 화룡왕 혼자선 힘들어.. 더 더구나 지금의 난... " 내 힘은 지금 최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제대로 쉬지도 못한 데다가.. 무슨 일이였던지 몸 상태가 그리 좋지 만은 않았으니까.. 가벼운 공격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라그나 블레이드 이상의 것이 아니면 웬만한 타격을 주는 데 있어서 절대로 불가능 한 것이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그에게 그런 부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안색이 좋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원래라면 지금 내가 그에게 이런 부탁을 했다면 당장이라도 고개를 끄덕인 채로 어떤 술수를 통해 그들을 이끌고와야 했는데.. 그저 좋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난 그 당시에 급하다는 의미를 뜻하기 위해서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 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빨리.. 한시라도 급해...! 초조한 마음은 그 역시 다르지 않으리란 것을 그의 마지막 말이 가르쳐주고 있었다. " ...그 분들은 오시지 않으실 겁니다.. "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그는 고개를 숙이진 않았지만 면목이 없던지 날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그리고 난 여전히 그의 말에 대한 진상을 제대로 알 수 없었기에 다시 말을 거는 수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 무..슨 말이야.. 어제만 해도 도와주던 그들이.. 갑자기 변심했단 건 아니겠지..?" " 신족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이야.. 자폭을 하던 자기 혼자 뒹굴다가 죽어버리던 마족인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지… " 그리 좋지만은 않던 내 예감이 맞아떨어져 나가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그 순간 가슴이 철렁 하기라도 하는 것 같았고 금방 간이라도 떨어져나가는 것같은 절망적인 기분.. 아마도 그 목소리는 자신의 일부를 보내어 음성만을 흘려보낸 것이리라 난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다. - 해왕 디프시 다루핀.. 어째서인진 모르겠지만 친히 이리도 설명해주시는 그녀… 그녀는 이런 상황을 아까부터 지금까지 주욱 바라보고 있었던 것만 같이 말했다. 부가 설명을 해주지 않았는데도 바로 바로 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주다니.. 그렇지만 그런 그녀를 맞고 있을만큼 우리들의 시간이 넘치는 것은 아니였다. - 제라스라도 도와주면 좋았을텐데.. 안타깝게도 그녀 역시 마족은 마족이였나 보다. 아니, 명색이 마왕인데 그런 마왕을 인심 좋은 사람처럼 생각했던 내가 바보같았던 거겠지… 아무리 날 도와준다고 말했어도,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도와주겠단 약속은 한 적 없고 그저 내가 살아남는데, 내가 인간으로 돌아가는데에만 신경 써주겠다는 의미였겠지.. [ 파아아아앙-!! ] " 젠장할...! 싸움이 시작됬잖아!! " ---------------- 벌써 몇 십분 째 그의 공격을 버텨내고 있던 우리들이였다. 원래 그저 인간일 뿐이였더라면 그의 장난스러운 공격이라도 단 한방에 나가 떨어졌을지도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한때나마 슬레이어란 명칭을 가졌었던 우리였기에 쉽게 쓰러지진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은 전개.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말할 수 는 있다 해도 그와 우리들의 힘의 차이는 상당했다. 어디까지나 지금 상황과 추측을 해보았을 때 지금 당장 그는 우릴 가지고 놀듯 장난으로 대쉬만 해주고 있으니까 어째서 인지 화룡왕은 꽤나 큰 힘을 잃은 듯이 보였고 천룡왕의 힘이 더욱이 강해진 것인지.. 이제서야 본색을 들어내는 것인지 힘의 차이는 의지로써 무너뜨릴 수 없었다. " 겨우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 건가.. 화룡왕..? 그리고.. 리나.. " " 그게 아니라 네 녀석이 이상할 정도로 강한 거잖아!! " 지금의 내가 보기에도 화룡왕의 힘은 강하다. 그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에도 대지는 쉽사리 내려앉아졌으니까.. 그렇지만 화룡왕의 힘이 그 정도라는 것은 천룡왕의 힘은 더 더욱 무지막지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만한 거물들이 이렇게 싸우고 있으니.. 그 정도로 상황은 악화되어있었다. " 음...그래...? 그럼 이번 것도 제대로 즐겨 주겠어...? " 그가 화심의 미소를 짓는다는 자체가 내게는 위협이 되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두 손에는 마력구나 기류 따위는 보이지 않았으며, 그는 그저 손가락을 튕겨내어 소리만을 내었다. 그리고 내가 그 소리를 감지하며 무언가가 변화될 것을 확연히 느끼고 주위를 성급히 둘러봤지만 그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구지 달라진게 있다면.. " 허...억... " - 리나 난 말야.. 그런 네가.. 어째서인지 내 두 눈동자는 크게 흔들리더니 그 눈동자안에 눈물이 한가득하게 담기더니 담을 수 있는 양은 이미 넘어버렸는지 한방울이 줄기가 되어 눈물이 지나가는 길을 만든다. - 다.. 극복할 줄 알았는데.. " 과연.. 리나 넌 매우 약한 아이야.. 그렇지...? 내가 보호자를 해주길 잘한 것 같아… 그런데… 네가 신족이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말야.. 그치...? " 내 동공이 커지는 것만 같았다. 아니, 거울을 바라본다면 눈물 흘리며 초라한 표정을, 비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내 자신이 있겠지.. 바보같은 내 모습이… " 젠...장 맞을... " " 리나 언니!! 정신 차려요!! " 제르가디스와 아멜리아 역시 그의 쉽고도 쉬운 술수이자 가벼운 함정에 속하는 것. 그에 내가 완벽히 빠져들어갔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눈치채게 되었던지 매우 당황해하는 눈치를 보이고 있었다. 심장의 고동소리가 커지는 것만 같았다. 내 두려움이 더 커지는 것 같기도 했으며.. " 천룡왕.. 신족의 능력을 그런 식으로 악용하는 건가...!네 녀석--!" " 난 천룡왕이야.. 천룡왕 바르 윈.. 네 녀석들을 지금 놀아주고 있기에 내 두려움에 대해서 모르나 본데... 인간같은 애송이 따위의 기분조절.. 그딴 거 단순히 의지 하나만으로도 할 수 있어.. 특히나.. 저렇게 약해빠진 인간 여자아이라면.. 더욱이... " 그가 날 약하다고 얕보며 하는 말이 또렷이 들려왔고, 귓전에서 맴돌기 까지 했다. 특히나 약해빠진 인간 여자아이라는 그 대목에서.. 하지만 이상하게도 화가 나지 않았다. 그저 그는 갑자기 우울해져버린 내 감정 속에서 살아움직이며 내 가슴을 휘젓는 것 같았다. 공포감에 젖었다기 보단.. 웬지 모를 절망감..? 이게 신으로써의 능..력..? " ..큿... 과연- 쉬피드가 남겼다는 분신 중의 하나로군요.. " 웬만하면 냉정하게 모든 것을 해결하던 수신관조차도 아랫 입술을 깨물 정도였다. 아니, 지금 타겟이 나이기에 더 더욱이나 참을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 그런데.. " 그렇지만.. 그런 기술 하나쯤이야.. 같은 용왕인 내가 쓰지 못할까봐? " 구원의 소리가 외쳐졌고 그제서야 난 그의 패턴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처럼 꿇었던 무릎을 세울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던 눈물을 닦아낼 수 있었고.. " 인간이여.. 아니.. 살고 싶어하는 존재여- 그 의지만 굳건히 한다면.. 과거처럼 그래 온다면.. 천룡왕 따위에게 여념할 필요 없어- " 뭔가가 힘들여 보이는 화룡왕이 이를 악물며 내게 억지적으로 말했다. 조금 당황해하고 힘들어하는 기색을 떨쳐내지 못한 채로 말이다. - 인간의 감정이란.. 이 정도야..? - 천룡왕에게 감정을 좌지우지 하게 둘 만큼.. 난 약하지 않아..! " 에르메키아- 플레임!! " [ 슈우아아아아악-! ] 그의 말에서 힘을 외웠다는 사람처럼 난 천룡왕을 향해 땅을 세차게 디뎠고 크게 뛰었다. 그러자 내가 제대로 된 위치로 오게되었고 난 그 순간 힘 있는 언어를 외우며 주문을 풀어헤쳤다. 그렇지만 공격이 제대로 명중하고 작렬했음에도 웃음까지 지으며.. 팔짱 까지 끼고 있는 그의 모습은 날 당황하도록 만들었다. " 아멜리아, 제르! " " 봄 디윈!! " 아멜리아와 제르가디스가 내 의미를 알아챘던지 척척 잘 맞는 호흡으로 같은 방향으로 함께 뛰어가다 갑작스레 멈추어 강한 바람을 제각기 두 손에서 뿜어댔고.. 하마터면 그에게 오히려 공격을 먹힐 뻔했던 위치에 있던 나와 그의 사이를 다시 경계거리로 오게 하였다. 천룡왕을 강한 바람으로, 저 멀리로 밀어냄으로써.. " 바람 공격인가..? 훗.. 재밌겟군.. 쉬피드 님께서 내게 주셨던.. 나만의 기술을 사용하는 것도... " " 피해!! " - 강한 공격이다!! [ 화아아아아앗-!! ] 내가 외치자 마자 그의 날카롭고 매서운 눈동자는 아멜리아와 제르가디스를 향했으며 그 눈동자가 향한데로 강한 돌풍들이 일으켜져 다가갔다. 웬만한 것들이라면 들어 올려서 이 곳 저 곳으로 날려버릴 듯한 것이 태풍이라고 한다면 지금 이 순간 그가 그의 의지만으로 만들어낸 거대한 바람은 무엇이든 닿는 순간에 갈깃 갈깃 찢어 놓아 가루라도 만들 정도의 위력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그를 미리 파악한 덕이였던지 그들은 미묘한 차이로 그 공격을 피해낼 수 있었다. - 젠장할.. 힘의 차이가 압도적이야..! 화룡왕이 있으니 그나마 큰 전략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의 힘은 최하로 떨어져가고 있었다. ...왜 그런거지...? " 나와 그대의 힘을 합쳐 함께 파멸을 부여할 것을!! 드래곤 슬레이브!!! " [ 쿠과아아아아앙-!! ] 내 의지 그대로, 내가 외친 그대로 내 손 안에서 붉게 타오르던 화염과 흡사한 흑마법.. 드래곤 슬레이브는 작렬하여 바람 마저도 갈라버릴 속도를 내어 그를 향해 사나운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풋내기들을 상대하는 것이기에 피할 가치도 없다는 것처럼 자신있는 모습이였다. " 리나 언니...기가 슬레이브를!! "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브가 작렬하고 얼마 있지 않아 또 다른 곳에서 피어난 폭풍탄. 그를 어느 순간인가 부터 제르가디스와 함께 윈드 실드로 막아내던 아멜리아는 그 공격을 막아내느라 후들 거리고 있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던 날 보며 고통을 호소하듯 외쳤다. 얼핏 듣기엔 그저 인간의 비명소리와 같을 정도의 울부짖음을, " 안돼.. 그 방법은 너무 과격..ㅎ.. " " 아니- 미완성판이 있잖아! " 제르가디스가 내게 말을 하며 잠시의 의지만으로 생긴 폭풍탄을 그냥 밀어 내어버렸다. 아마도 그를 밀어내는데는 상당히 많은 힘이 필요했으리라 추측이 대강 가는 장면.. 난 그제서야 그녀가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 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으론... " " 아직 기회는 남았다.. 살아남고 싶어하는 자여- " 힘겨웠기 때문에 임의적으로 뒤로 온 것인지, 아니면 그의 공격에 어쩔 수 없이 밀려난 것인지 내 옆으로 순간 다가온 화룡왕은 쓴 웃음을 지어보이며 내게 말했다. - 확실히.. 지금 내가 인간으로 되돌아간다면.. " ..해..줄 수 있어요!? " " 지금 내 힘으로 힘들진 모르겠지만.. 할 수는 있다- " 지금 당장 그의 모습은 그의 공격만을 피해다니며 공격조차 하기 힘들어하는 패턴이였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날 도와줄 상황이 과연 만들어질까? " 그 기회.. 제가.. 아니 저희가 만들어드리겠습니다- " 그때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었지만 그의 공격을 피해내느라 정신공간을 헤매이던 그였던지 그는 아주 짧은 시간이였지만 잠시동안 내 앞에 나타나 날 바라보더니 그 말을 하곤 다시 정신공간으로 사라졌다. 아마도, 그의 공격을 피해내고 공격할 틈을 만들어내기에는 그곳이 아주 적절했던 것이겠지.. - 지금 당장 내가 돌아간다.. 조금이나마 혼란스럽긴 하지만 목숨이 걸린 사투를 버리고 있는 이 마당에 그런 것을 따지고 있을 시간이란 있지 않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빨리 행동개시하는 것이 승리에 대한 확률을 높게 해주겠지.. " 리나 언니- 호위는 저희들이 맡을게요! " 아무리 제로스가 기회를 만들어준다해도 그를 여의치않고 이쪽으로 공격을 해올 가능성이란 아예 없진 않다.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을 그들은 알아챘던지 아멜리아가 자신있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 하지만.. 아멜리안 아직 힘들텐데.. " 그레이 봄!!! " " 걱정하지 말고 어서요! 리나 언니! " 제르가디스가 외치자 지면이 파괴되었고 그런 틈을 타겠다는 것처럼 내게 은근슬쩍 윙크를 해보이는 아멜리아.. 난 그녀의 모습을 본 뒤에야 고개를 끄덕이며 화룡왕에게 제대로 된 부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런 다짐을 했단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야 그녀는 제대로 전투에 집중할 수 있어했다. " ...이번 한번만.. 딱 한번만 도와주세요- " 기가슬레이브의 미완성판.. 그것이라 해도 잘못하면 폭주할 위험성이 있다. 한때나마 수룡왕의 남겨진 지식인 무한의 지식이라 불리는 클레어 바이블.. 그리고 그 사본에 새겨진 그림자인 아쿠아 할머니를 통해서 보게되었던 또 하나의 과거.. 그를 통해서 볼 수 있었던 기가 슬레이브의 폭주였다. 하지만 지금의 나라면 미완성판 기가 슬레이브를 제어해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그에 대한 가능성을 떠올리고 있을 때.. 화룡왕은 날 도와줄 준비를 모두 맞췄다는 것같이 가까이 다가와선 두 눈을 감으며 무언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두 눈을 감고 약 5초동안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당시.. 내 몸 주위에 어두운 기류들이 축척되어가는 것만같은 느낌이 들려왔다. " 무슨 짓이야!!! " 그때, 허공에서 처절한 울부짖음 소리가 들려왔다. 공격에 따른 희생.. 그를 원인으로 삼는 것처럼 처절하고 비굴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목소리.. 틀림없이 패왕의 목소리이다. 이렇게 인간으로 한 순간 변해버리겠다는 내 다짐 때문에 그 역시도 참을 수 없겠지 하지만 그의 목소리만이 이렇게 허공을 맴돌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이 곳에 와서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쳐부수고 싶어하는 그지만.. 그런 그를 마족만의 아스트랄 사이드에서 해왕과 수왕이 불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예상하고 있다. 더 더구나 패왕만이 날 마족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굳건하니까.. 그와 매우 동일한 힘을 가진 두 존재가 그를 막는다면, 그는 절대로 이 곳에 오지 못하리라.. 그런 생각을 하니 웬지 맘이 가라앉은 것 같았고.. 그런 생각을 너무 길게 했던 탓이였던지 정신을 차리고 난 뒤에 내 몸을 살폈을 땐 내 몸 주위엔 예전처럼 어둠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 이건.. 내 의지가 풀림으로써 사라져가려는 어둠이 아니였다. ...아마.. 그 힘을 사라지게 하겠다는 화룡왕의 힘과 의지 때문일 것이다. 그러던 도중 화룡왕의 표정이 하나하나씩 일그러져나갔고 그는 버티기가 힘들었던지 이까지 악물고 있는 것 같았다. 확실히 어마어마한 양의 어둠에 내 몸이 휩싸였기에 주위를 제대로 둘러 볼 수 없었고 내 바로 앞에 있던 그의 모습조차 볼 순 없었지만, 아무래도 얼핏본 그의 모습이 힘겨워보였달까? - 하지만 이제와서 멈출 순 없어.. 이제것 멈추지 않아왔듯.. 어쩌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실수와 착각들은.. 그렇게 세차게 달렸으면서 내가 두려움 때문에 그 달리기를 멈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시적인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게 잘못이였다. 그런 잘못된 선택.. 하지 않아야겠지.. - ...그렇지 가우리...? " ...인간으로 되돌아가겠다는 거야.. 리나...? " 또 다른 한 편에서 들려오는 건 사악함에 물들어버린.. 전혀 깨끗하지 않은 맘을 가진 자의 음성.. 그렇지만 난 그것에 개의치 않았으며 브라바자드 역시 그를 신경쓸 생각이란 전혀 품고 있지도 않은 듯했다. 그저 우릴 호위해주겠다고 말한.. 제로스와 아멜리아.. 그리고 제르가디스를 믿고 있을 뿐. - 어서...어서..! - 이런 거대한 어둠.. 이번이 처음 본 것은 아니였지만.. 패왕이 준 어둠이란 상당히 큰 힘인가 보다.. 보통인간이라면 절대 볼 수 없는 자의 강한 힘을.. 이토록 오랜시간을 투자해야 할 만큼이나 걸린다는 것은.. 그리고 일렁이던 어둠 역시 빠져나가기를 멈추려 하지않았다. 아마 이들은 모두 의지로써 힘이 될 수 있는 자체일 것이다. 이 어둠이란 것은 날 유혹하던 마족으로써의 근본따위가 아니라.. "힘" 그 자체였을 것이다. 마족이란 존재는 어둠이기도 하며 어둠에서 사는 존재이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예상이기에 정확하진 않은 말이지만.. " 큿... " 어째서였던지 괴로워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닌 나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같았다. 마치 자학이라도 하듯 서로가 괴로워하고 있었으니까.. 이대로 있으면 꼭 무릎이라도 꿇어버릴 것 같았다. 그 정도로 힘의 소비는 대단했던 걸까..? 그런데.. 마지막 남은 어둠이였던지, 아니면 화룡왕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것이였던지.. 내 주위에 일렁이다가 소리없이 허공으로 두둥실 떠올라 분쇄되며 소멸되던 어둠 중 일부는 내 몸 주위에서 맴돌면서 빠져나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어둠을 보면 웬지 모르게 떠오르는 것이란.. 악착같이 내 몸에 남아있겠다고 용 쓰는 패왕의 의지. 그 정도로 날 어둠의 자식으로 이끌던 힘들은 날 강하게 붙잡았다. 하지만 - 이러고 있는 도중에도.. 녀석들은.. 녀석들은.. 당하고 있을 거라구! [ 스아아아아앗- ] 내가 이런 갈망 속에 서 있을 그 순간 순간에도 비명을 지르고 그 짧은 순간에 숨이라도 끊겨버릴지 모르는 그들이다. ..... 그만큼 약한게..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게 인간이니까.. ....그랬기 때문에 내가 방금 전에 망설인 것일지도 모르지.. 그런 나약한 존재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두려웠기 때문에.. 그런 현실을 그 누구보다 내가 잘 겪어봤으니까… 많은 좌절도 겪어봤던 내가… 그런 현실은 가우리 역시.. 나만큼이나 잘 알고 있어.. ....한때.. 말도 안돼게 떠나보내야만 했던.. 루크가 사랑했던... 마리나를 봤으니까... 그 안쓰러운 상황들을 두 눈동자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으니까.. - 그 당시....내가 리저렉션만 쓸 수 있더라면..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였던지 난 무의식 중에 두 주먹을 꽉 쥐게 되었다. 의지를 굳건이 해야겠다는 의지 때문이였던지 이까지 악물게 되었으며 저절로 지긋이 감기던 두 눈은 악몽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번뜩 하고 뜨이는 것 같았다. - 끝...인가...? 내 마지막 힘을 쫓기 위한 의지를 근원으로 삼았던지 내 주위에서 빠져나가지 않으려고 힘쓰던 어둠들은.. 마지막으로 남은 그 모든 것을 움직이는 리더같은 역활을 하는 것 같은 어둠은 결국 바람을 가르는 비명소리를 지르다 온 몸이 분열되어 처참히 사라져갔다. " 하아...하아... " 거친 숨을 내 몰아 쉬고 있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화룡왕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때 루크를 바라보는 것 같아 동정심이 가득하긴 했지만.. 가우리를 떠오르게 하는 길지만 붉은 머리는 내 의지를 강하게 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한편으론 그를 떠오르게 해 또 다시 날 절망의 구멍속으로 빠뜨려버릴 것 같았지만… " 리나 언니!! 꺗!! " " 아멜리아!! 디스 라슈!! " 내가 힘있는 언어를 외치자 그 순간 빠른 속도로 외웠던 주문으로 만들어진 열섬아조. 즉 빛의 창을 여럿 만든 것은 그녀를 괴롭히던 무언가를 향해 돌진했고 두개의 창들은 그를 맞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머지는 모조리 미스로 허공에서 사라져버렸다는 점이다. - 확실히.. 힘이 달라졌어.. 아마도 존재가 둘인 그 당시엔 마법을 쓴다는 자체가 힘들었고 의지에 따라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강도 역시 달라졌던 것일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라면 충분히.. 충분...ㅎ.... [ 털썩- ] " 끄아아아아아악!!! " 무엇 때문인지 모를 강한 고통.. 그는 처음부터 내 머리를 조여오는 것같은 느낌을 주기 시작했다. 금새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는 아니였지만.. 확실히 강한 충격.. " 뭐지.. 어느 새 벌써 리나에게 공격을!! " " 아니야 제르가디스- 내가 한 공격이 아닌데? " 제르가디스가 괴로워하는 내 모습을 한 번 흘겨보듯 놀란 눈동자로 쳐다보다 바르윈을 다시 바라봤다. 그러자 자신은 아니란 것처럼, 발뺌이라도 하는 것처럼 서서히 다가와 말을 꺼낸 그.. 그가 그렇게 나타나기가 무섭게 제로스 역시 힘겨워하는 감정이 역력한 모습으로 허공을 가르며 나타났다. 만약에 그가 인간이었더라면 지금 당장 그 허공에서 추락이라도 했을 것같이.. 힘겨워하면서.. ..마족이기에 공간에 떠 있는 것은 그에게 결코 아무 힘이 들지 않는 일이리라.. 그런 생각을 했을 때 바로 떠오르는 것이 그것이였다. " 뭔진 모르겠지만.. 몸의 분열인가..? 훗- 아무래도 좋아... " 공포 때문에 뚜렷하진 않은 모습이였지만 천룡왕은 가볍게 웃음지으며 쓰러진 화룡왕과 내 사이에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자 더 이상은 보폭을 가깝게 할 수 없다는 걸 가르쳐주고 싶었단 사람처럼 그의 앞을 가로막는 셋.. " 크흐윽.. " 강한 치욕 때문에 이를 가는 사람처럼 고통은 머리서부터 온몸으로 퍼져가는 것 같았다. 특히나 팔에선 그 고통이 너무 심했고 그 고통을 계속 견뎌낼 수 없었던 것인지 마비라도 오는 것 같았다. 그러던 도중, 고통 때문에 이를 악물고 버티려던 난.. 어쩌다 잘못한 것으로 인해 입술로부터 떨어져나가는 붉은 피를 볼 수 있었다. - 하아...하아..하아..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하지만.. " 수신관과 인간..? 흥- 이제 그만 장난도 끝이야.. 이렇게 놀아주는 것도 슬슬 지루해 지려하니까... " " 으으아아아악!! " [ 쿠아아아아앙-! ]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바람은 풍마포열탄이 되어 나와 그의 사이 거리를 막고 있던 아멜리아와 제르.. 그리고 석장으로 그를 위협하던 제로스 마저도 저 편 넘어의 벽쪽으로 밀어부쳐 그에 맞닥뜨렸다. 꽤나 강한 충격을 만들어냈을 듯한 그의 공격이였다. 그렇지만 고통에 휩싸인지 오래였던지 온몸엔 마비증세가 오고 있었다. 내 의지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 이대로 끝날 순 없잖아! [ 콰아아아앙-! ] 순간 순간을 공포와 두려움으로 떨며 내가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어야만 할때.. 누군가가 만들어낸 붉은 구는 천룡왕을 당황하게 했으며 그의 인상을 찌그러뜨리게 만드는데 적합했다. 그 정도로 강한 공격이였기 때문이였던지, 그는 강한 타격 때문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그런 강한 공격을 만들어낼 수 있을만큼 강한 힘이 남아있을리가 없었던 자의 마지막 공격이였다. 방금 전 붉은 구란 것은.. " 화룡왕.. 지금 네 모습.. 네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는 네 모습이야.. 그렇지..? 라그라디아가 보면 울겠어~ " 내게 다가오던 것을 멈추고 그를 먼저 끝내겠단 생각을 했던지 그는 다가오던 도중 비틀거리며 쓰러져버린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렇지만 화룡왕의 상태란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른 공격을 할 셈이였던지 작은 신음소리까지 내뱉던 그의 손엔 또 다른 구가 들려있었다. 그런데.. 바르윈을 막겠단 의지를 가진 그의 생각을 완전 뒤집어 놓는 그의 말이었다. " 내가 한 가지 말해줄까...?수룡왕이 어째서.. 자신의 죽음을 알고서도 카타트 산맥에 혼자서 올라갔는지를… " 잔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자 그 사실을 알고 싶어한다는 사람처럼, 강한 의지욕을 보이고 있던 화룡왕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걘가... " " 내가 한 짓이야- 네 녀석이 도와주던 이 천룡왕이.. 카타트 산맥에 브라바자드.. 네 녀석이 있다고 거짓말을 한 존재 말이야... " " 뭐야!? " 그 한 마디를 하자마자 모두 이해했다는 사람인 마냥 그는 분노에 이글이글 거리는 것 같은 붉은 눈동자로 그를 노려봐주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그의 분노가 자신을 즐겁게해주고 있어 칭찬이라도 해주고 싶단 사람처럼 비열한 웃음을 짓는 그..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 네가 죽게 된 상황이여서 말해주는 거지만.. 수룡왕은 쉽사리 속고 올라가주더군..? 그 때 내 예상대로 마족들이 모든 일을 척척 수월하게 진행해주었고... " " ㅎ...헉...! " 그렇지만 그 분노는 어느 순간인가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자신의 이름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으로 인해 그 곳에 갔다는 그녀에 대한 말을 듣기가 무섭게.. 그리고 그 결계밖에서 아쉽게 죽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본 그 즉시.. 수룡왕이 죽어가면서 했었던 알 수 없는 말을.. 그리고 그로인해 그는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였다. 하지만 그는 분노가 너무 가득찼던지 그의 분노는 그를 향하기보다 먼저 두려움으로 변해있었다. " ...네...녀석..!대체 왜 그러는거지!? 왜! 왜 그런 어리석은!! " " 말했잖아.. 내가 바라는 건 신만의 세계...그렇다면 그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여서.. 이 세계자체를 죽이는 방법이야말로 최고의 방법이지.. 더 더구나.. 그녀 혼자 죽는게 아니라 마족의 세력을 많이 떨어뜨려주고 갔잖아!? 푸하하하하하 " " ...그런....!" 일그러지다 못해 분노로 휘감싸여버렸던 그의 표정 안에서.. 그의 온몸은 불로 휘감싸여지는 것 같았다. "플레어 로드"라 불리는 것이 과찬은 아니였던지.. " 그런 네 녀석의 발악.. 오늘로써 끝이야.. 그 동안 많이 날 도와줘서 고마웠..다 그럼 혼돈에서 만수무강 하게 지내길... " " 네 녀서억!! " [ 스아아아아아악-!! ] 강한 불꽃이 그의 몸을 휘감싸않았지만 얼마있지 않아 생겼던 바람은 그 불꽃들을 일일이 떼어내는 모양을 갖추더니 자신의 온몸을 다시 복구시켜놓았다. 그렇지만 그 공격이야 말로 화룡왕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던 일이였다. - 수룡왕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그리고 천룡왕은 더 이상 화룡왕에게 아무 볼일이 없으며, 이젠 지쳐서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날 먼저 해결해야겠다는 의지를 강건했던지 그는 내게 다가와선 흰색 오로라를 뿜어대는 구를 자신의 오른손에 슬쩍 하곤 쥐었다. - 젠장할!!! 그렇지만 그 누군가가 날 먼저 도와주길 바란다는 건 말도 안돼는 일.. 그렇다고 해서 이 상태로 주문을 빨리 외울 순 있지만, 그 마력구에 대적할만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시간이라곤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 어둠보다 어두운 자, 밤보다 깊은 자.. 혼돈의 바다에 흔들리는 금빛 찬란한 어둠의 왕이여! 내 주문이 아무리 빠른 속도로 달달 외운다 해도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순간.. 그렇기에 난 두 눈을 질끈 감고 죽음이란 것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 콰아아아아아아앙-!! ] 강한 바람이 휩쓸고, 내 머리를 헝클어 놓아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고통이였다. 아니.. 이미 많은 고통을 겪었기에 아무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일까..? 라고 내심 생각하는 것을 순간 무너뜨려주는 장면이였다. " 화, 화룡왕!! " " 큿... " 여전히 강한 자존심을 내세우는 것이였던지 작은 신음소리를 겨우 내뱉는 그.. 그가 심각할 정도의 부상을 입었음을, 흐릿해진 시야사이로도 난 충분히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처럼 점점 창백해져가는 그의 모습이란 사실을.. 그리고 그런 창백해진 피부를 적시고 있는.. 붉은 빛의 선율이라는 것을.. " 어리석은 놈...그렇게도 멸망을 자초하고 싶었나? " " ...네...녀석이야 말로... 수룡왕에 대한 말을 했던 게 잘..못이야...!" [ 화르르르르륵!! ] 쓰러져있는 그를 사이로 갑자기 강한 불꽃의 화염이 그들을 휘감싸안았다. 화룡왕 자신조차도.. 아니면.. 저건 혹시.. - ...용왕들은 제각기 최후의.. 마지막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 ...그렇다면... 화룡왕은...! " 크아아아아아!!!...ㅎ...호..화룡왕.. 네 녀석!! " " 인간이여.. 무얼 하는 거지..? 어째서 주춤거리는 것인가... " 내 의지를 북돋는 것이 그가 바라는 것이였던지 그는 어서 빨리 자신과 자신이 불로 휘감싸안은.. 그러니까.. 자신의 생명을 불, 그 자체로 맞바꾸어 감싼 천룡왕을 죽여달라는 것같은 외침이였다. 하지만.. - 나 여기서 그대에게 바란다, 나 여기서 그대에게 맹세한다 나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어리석은 자들에게.. 나와 그대의 힘을 합쳐 함께 파멸을 부여할 것을...! " ..정..말.. 지금 자학하겠단 거냐 지금!! " " 짧은 생을 살지만 그만큼 밝게 살아가는 인간이여...!" 주문을 모두 영창하긴 했지만 난 쉽사리 그에게 공격을 난사할 수 없었다. 체력 역시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그보다.. " 기가 슬레이브!!! " [ 화아아아아아악-!! ]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도중.. 내가 외치려고 할 의지를 품는 것조차 하지 않았는데 난.. 난 내 입으로 힘 있는 언어를 외쳐버렸다. 그리고... - ..그의 눈동자가 가르쳐주고 있어...'나 역시 수룡왕에게 돌아가게 되어 기쁘다'라고.. p.s 아.. 죄송합니다.. 갑자기 컴퓨터가 [??]가 되었었던지 ;ㅁ; 말머리가 안돼있네요.. ...다음부턴 조심하겠습니다;<-
첫댓글 음...브라바자드 씨..알고보면 그리 나쁜사람은 아닌...진짜 원흉은 바르윈이군!!! 저런!!!+ㅁ+
허..허어....브라바자드군.....!!! 이대로 죽어버리는건...... 리나상!!!!!! 바르윈군만 공격!!! 바르윈군만 공격해요!!!!!! 루카님!! 다음편 원츄요!!!!
어머/ㅅ/ 재밌습니다♡
죄송하지만- 말머리 달아주세요;ㅅ;//
/'-'/ 다음편도 건필하세요^^
다음편도 기다립니다. 늘 재밌게 써 주셔서 감사....
꺄악.. 드디어 전부 다봤어요. 님꺼 본지 일주일도 안됬지만 너무 재밌어서.. 다음편 너무 보고 싶어요...
...<-이제부터 정~~~~~~~말 소설 연재가 느려질듯하네요; 일주일에 한편올릴지 어떻게 될지 역시 모를 사정입니다..죄...송합니다 ;ㅁ;.. 부탁이있다면.. 그냥 소설 게시판 들르실 때 만약 제 소설을 보신다면<-리플 하나만이라도..[푸슉]학원이 너무 심하게 숙제내요 으앙 ㅠㅠ
첫댓글 음...브라바자드 씨..알고보면 그리 나쁜사람은 아닌...진짜 원흉은 바르윈이군!!! 저런!!!+ㅁ+
허..허어....브라바자드군.....!!! 이대로 죽어버리는건...... 리나상!!!!!! 바르윈군만 공격!!! 바르윈군만 공격해요!!!!!! 루카님!! 다음편 원츄요!!!!
어머/ㅅ/ 재밌습니다♡
죄송하지만- 말머리 달아주세요;ㅅ;//
/'-'/ 다음편도 건필하세요^^
다음편도 기다립니다. 늘 재밌게 써 주셔서 감사....
꺄악.. 드디어 전부 다봤어요. 님꺼 본지 일주일도 안됬지만 너무 재밌어서.. 다음편 너무 보고 싶어요...
...<-이제부터 정~~~~~~~말 소설 연재가 느려질듯하네요; 일주일에 한편올릴지 어떻게 될지 역시 모를 사정입니다..죄...송합니다 ;ㅁ;.. 부탁이있다면.. 그냥 소설 게시판 들르실 때 만약 제 소설을 보신다면<-리플 하나만이라도..[푸슉]학원이 너무 심하게 숙제내요 으앙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