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스트레스 관리는 생사가 달린 문제입니다.
말년의 김일성(金日成)은 총체적 경제난, 특히 전력난으로 골치를 앓았습니다.
1994년 7월 5일 경제 간부들을 묘향산에 모아놓고 ‘함흥·해주에 중유발전소를 건설해야 한다’며 터빈발전기
마련 방안을 다그쳤습니다.
회의 둘째 날 김일성은 전력, 비료, 비날론, 시멘트, 선박 등 부문별로 지시를 내립니다.
‘돌파구를 열어야 할 일꾼들이 사무실에 앉아 허송세월하니 안타깝다’라고 합니다.
김일성은 가슴을 두드리더니 담배를 찾습니다. 한 개비 태운 김일성은 ‘피우지 않던 담배까지 피운다’며 잔소리를
쏟아냅니다. ‘김일성은 7월 8일 새벽 사망했습니다. 심근경색이었습니다.
김정일(金正日)은 집권 말기 최대 화두(話頭)는 ‘강성대국’이었습니다.
강성대국의 ‘기둥 사업’이라 선전했던 게 ‘희천발전소’입니다. 만성적 전력난을 일거에 해결해 줄 거라며 2009년 3월
첫 삽을 떴습니다. 뇌졸중 후유증에 시달리던 김정일은 부축을 받아 가며 첩첩산중의 건설 현장을 8차례 찾았습니다.
10년 걸린다던 공사가 3년 만에 끝이 나며 노동신문은 ‘희천 속도’라고 선전을 했습니다.
무리한 공기 단축은 부실 공사로 이어집니다. 허위 보고에 김정일만 몰랐습니다. 2011년 12월 중순이 돼서야 ‘누수가
심각하다’는 보고가 올라옵니다. 강성대국 원년이 코앞에 두고 대로(大怒)한 김정일은 12월 17일 이른 아침 현지 시찰을
서둘러 떠납니다. 평양이 영하 13도, 자강도 희천은 영하 30도가 넘습니다. 이틀 뒤 아나운서 리춘희는 ‘김정일 동지가
초강도의 현지 지도 강행군을 이어가다가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열차에서 순직했다’고 발표합니다.
이 또한 심근경색이었습니다.
가족력을 물려받은 김정은(金正恩)이 고도비만에 술·담배를 달고 삽니다.
조부·부친보다도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 김정은의 인생 최대 고비는 2019년 2월입니다. 하노이까지 4500㎞를
열차로 66시간 여행하는 여유를 부렸습니다만, ‘빈손 귀환’은 상상도 못 한 충격입니다. 평양행 열차 안에서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기차 여행을 또 해야 하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습니다.
최근 김정은이 핵 폭주(暴走)는 하노이의 굴욕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발버둥입니다.
다음번 대미 담판의 필승 카드를 쥐겠단 계산입니다. 그런데 김일성·김정일의 말년을 짓누른 건 경제난과 복지부동하는
관료들입니다. 공화국 외교의 금자탑이라는 NPT 탈퇴와 제네바 합의, 미제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는 핵과 미사일도
다 부질없는 일입니다. 핵이 많아질수록 ‘이밥에 고깃국’은 멀어지고 면종복배(面從腹背)가 만연하게 되는 까닭입니다.
남북 사이에 군비경쟁이란 표현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경쟁은 비슷한 상대끼리 하는 것인데 지난해 무역액 1조4151억 달러를 기록하고, 국방비로도 500억 달러 가까이 쓰는
대한민국과 지난해 무역액 15억 달러를 기록한 북한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김정은이 주민의 인권과 민생을 도외시하고 대규모 열병식과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에 매달릴수록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 스트레스로 죽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김정은이 심근경색에 걸려 죽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지할아버지 김일성이 늘 타령하던 ‘이밥에 고깃국’ 먹이는 길로
나가야 합니다. 핵과 미사일 파기(破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심근경색 100%입니다.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새해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후 연말에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전원회의를 열어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 정책 방향을 내놓고 있어 이번
회의(2023년 12월 26~ 30일) 결과에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심근경색 걸려 죽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핵과 미사일 모두 없애고 인민에게 ‘이밥에 고깃국’ 먹이는 길로
나가는 것이 급선무(急先務) 중 급선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