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25)이 앞으로 남은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않는다. 14일(한국시간) 포트 마이어스 ‘시티 오브 팜스파크’에서 만난 김병현은 “앞으로 1주일간 하체 운동과 치료만 한다. 혹시 치료가 길어질 수도 있다. 1주일로 치료가 끝난다 하더라도 1주일 정도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면 시범경기에 등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현은 또 “두 차례의 등판 때도 통증이 있었지만 한두번 던져보고 괜찮은지 여부를 판단할 생각이었다”며 던지는 데 지장을 주는 어깨는 민감한 부분이어서 팀에 부상 상태를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시범경기 시작부터 등이 결리는 증상을 보여온 김병현에 대해 이창호 트레이너는 “문제는 등이 아니라 어깨”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레드삭스 구단은 13일 LA 다저스전에 앞서 김병현이 어깨와 등 부상 때문에 1주일 정도 피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레드삭스 구단은 팀 주치의 브라이언 부스코니 박사와 함께 김병현의 부상 부위에 대한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지만 어깨 부위에 염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염제 처방을 받았다. 김병현은 상체운동을 하지 않는 대신 하체운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번주 말 다시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레드삭스 구단은 이때의 결과에 따라 더 휴식이 필요한지, 아니면 별다른 이상이 없어 어깨 근력강화 재활프로그램을 해도 괜찮은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부스코니 박사는 “MRI 검사를 해본 결과 기본적으로 어깨의 회전근 상태는 아주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어깨 뒷부분에 약간의 염증이 있고 이것 때문에 통증이 생기고 있다. 투구 구속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확히 언제 다시 피칭을 할지는 말할 수 없다. 시즌은 아주 길고 우리는 그가 풀시즌을 던져주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레드삭스 구단은 김병현의 시범경기 등판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자 오는 17일로 예정된 신시내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경쟁 상대인 브론슨 아로요를 대신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김병현은 두차례의 시범경기에서 4.1이닝 동안 3안타 3볼넷으로 3실점해 방어율 4.15를 기록했다. 포트 마이어스(플로리다주) | 양성동기자 sydney@
○ 김병현 인터뷰 14일(한국시간) 한낮의 보스턴 레드삭스 클럽하우스에는 선수들이 별로 없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를 떠났기 때문이다. 운동을 마친 힙합 차림의 매니 라미레스가 떠나면서 김병현에게 손을 흔들고 알몸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동료와 스페인어로 몇 마디 한 것을 빼고는 고즈넉했다. 김병현의 표정은 생각보다 밝았다. 이창호 트레이너와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정확히 부상상태를 알리고 당분간 치료에만 전념하기로 한 것에 마음이 편한 듯했다.
-지금 부상 상태는.
어깨가 뭉친 듯한 느낌이 남아 있다. 지난해 발목부터 어깨, 등으로 이어진 부상들이 모두 연계된 것이다. 내가 먼저 팀에 (아픈 정도를) 얘기했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는 시간이 있다. 우선 1주일 쉬면서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치료는 어떻게 받고 있나.
3일 전부터 소염제를 먹고 있다. 상체 운동은 하지 않고 하체훈련은 계속 하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일종의 예방접종 같은 것이다. 1주일 동안 캐치볼은 물론이고 피칭은 전혀 안한다. 1주일 치료하고 1주일 몸을 만들다 보면 시범경기에는 더 이상 등판하지 못할 것이다.
-두차례 등판 때도 어깨가 아팠는지.
한두번 던져보고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고 싶었다. 괜찮으면 등판하면서 치료할 생각이었는데 아니다 싶어 얘기했다. 언젠가는 반드시 잘될 테니까 팬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상으로 올 시즌 전체 계획에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닌가.
미국으로 다시 나올 때 부상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었다.(몸이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에) 부상도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다 낫고 운동하기를 바랐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옛날 같으면 아파도 참고 운동을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이전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모양이다. 운동은 정말 많이 했다. 던지는데 지장이 있는 어깨는 민감한 부분이라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얘기하고 나니 마음은 후련하다.
포트마이어스 | 양성동기자
●보스턴 테리 프랑코나 감독의 말=우리는 1주일 정도 김병현이 완전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피칭을 하지 않게 조치했다. 그 정도라면 김병현은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김병현의 성공적인 시즌을 위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겨울 동안 그는 우리가 예상한 것과는 좀 다른 운동 프로그램을 한 것 같고 그게 몸의 불균형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 의료진은 그의 몸이 균형을 찾길 바라고 있으며 균형을 찾는다면 그는 강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낼 것이다.
이 작업이 1주일 아니면 2주일이 걸려 시즌이 시작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부상자명단에 오를 가능성에 대해)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최악이다. 우리는 그가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피칭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김병현이 이런 조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해) 모든 사람의 성격은 다르지만 우리가 얼마나 그를 보호하고 감싸며 왜 이런 조치를 했는지를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스프링캠프가 끝나고도 플로리다에 남아 있을 가능성에 대해) 그걸 결정하기에는 아직 많은 날이 남아 있다. 그렇더라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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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상만 완치되어서 병현선수 스스로 만족하는 투구 한다면 그거 말고 더 바랄게 있겠습니까??^^;;암튼 병현선수 인터뷰 보고 나니 맘이 한결 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