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제 소식이 궁금한 온라인 친구들이 있어서, -- 심각한 착각일 수도 있지만-- 몇자 살아있다는 안부 인사 드립니다.
부실한 몸뚱이가 말끔한 머리를 이고 살아가는 중입니다. ^^ 티비를 안봐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20대 기분파였던, 우리 아버지가 땅 계약하러 갔다가, 테레비가 보고 싶어서 그냥 샀다는, 우리집 전설 일제 티비와 함께 한 유아기 이후, 내 사랑은 티비였고, 함께 한 시간은 쉬 지울 수 없을 만큼 저의 정신적 유산의 근간이자, 끊이지 않는 삶의 자양분이였습니다.
그런 티비와 인연을 끊어버렸습니다. ㅠ,ㅠ 물론 집밖으로 아직 쫓아내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접시타고 대학가야 한다는 스카이 라이프가 있지만서도, 하루에 10분 이하의 시청시간으로 관계가 급속히 소원해졌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ㅎㅎ 병원에 3주 입원 해 있는 동안 아침 6시부터 새벽2시까지 티비를 보는, 병실티비는 30분에 100원씩이니까, 하루 4천원씩 꼬박꼬박 사용하는 루프스환자와 한 병실을 사용하게 된 것이 제 티비와의 인연을 끊어 놓은 중차대한 사건을 만들었습니다.
옥탑방 고양이까지도 재미가 없어서, 남편 혼자 티비보고 방에 누워 책 보고 있습니다. 책 많이 읽으시겠네요? 택도 없는 소립니다. 평생 날날이가 책보는 날도 있다 이런말이지 어떻게 책 만 보겠습니까? 청소도 합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일이 씻는것과 청소하는 일입니다. 밥하고 반찬하는 일도 싫어합니다. 그런데 저런 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이 아주 깨끗해졌습니다. 물론 일주일에 3번씩이나 오셔서, 수고하시는 도우미이모가 대부분의 공을 가져가시겠지만요.
이런 사정으로, 다시 펼쳐든 책 속에 나와있는 구절 하나 읽어 드립니다.
아동용 책을 쓰는 어른들이 범하곤 하는 실수는 아이들 책이란 사소한 것을 다루고 유치한 마음을 기쁘게 하는 소소한 것들, 작은 사람들에 대한 작음 관심을 다룬다고 생각하는 점이. 그렇지만 이것은 완전히 틀린 말입니다. 매우 대조적으로 최근 몇년 사이에 나온 칭송 받는 어른 들의 책들, 꽤 성공한 책들도 내 엉덩이가 어떻게 보면 아주 크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축구팀이 우승을했다거나, 나의 애인이 내가 무슨 짓을 하든지 간에 나를 떠났다거나 하는 사소한 일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반면 아동문학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인간의 본성은 무엇이며,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죠. 이런 문제들은 매우 심오한 뿐만 아니라 중요한 질문들이고 그래서 어른들이 읽는 책이 아니라 아이들이 읽는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겁니다.
필립 풀먼, BBCI 2001년 12월 28일 옴니버스 롤링:헤리포너와 나 인터뷰중에서 출저 번역본 해리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 p118 인용문 전체
요근래 제가 본 책중에 역자의 정성과 성의가 절절히 느껴지는 책입니다. <해리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 이택광옮김 이후출판사. 역자주가 하두 찬찬해서, 나니아 나라 이야기까지 사게 되었지만요.
애들 책은 정말 재미있네요. 알고 싶지도 않았던, 또 궁금하지도 않은 작가의 일상과 인간관계를, 시간을 내서 읽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저같은 사람에겐 풀먼의 이야기가 아주 유쾌하게 들립니다.
동시 다발로 많은 책을 펼쳐놓고, 이방에선 이책 저방에서 저책을 보는데, 그중 한곳에 규합총서까지 있습니다. 요리도 해볼라구요. 오호! 제가 얼마나 획~하고 변했는지 아시겠지요? 예전부터 생선을 아주 맛있게 굽고 싶었거든요. 자 여러분에게 알려드립니다.. 저도 아직 이렇게는 못했습니다.
기다란 꼬치로 생선을 입에서부터 꿰어 화롯가에서 멀리 들고 자주 뒤집어 덥게 찌면 즙이 저절로 입으로 나올 것이니, 그런 후에 토막을 쳐 구우면 맛이 특히 좋다.
음 이러면 되는구나. 화로를 어떻게 구하지...@,@
그러고보니 언젠가 말러카페에서 종로 뒷골록 생선구이 집에서 밥만 먹는 번개 한번 하기로 했는데..아직도 못했군요. 아침부터 안부를 칭계대고 수다가 길었습니다.
저녁때 집앞 개울에서 들리는 개구리 소리가 가장 아름답고, 그담이 모짜르트 실내악이라서, 말러가 멀리있는데다, ^^ 티비까지 싫어서 배달 받은지 오래인 래틀 디비디를 아직도 못보고 있다는 근황보고도 아울러 드립니다. 이번달도 못보지 싶네요.
근데 왜 래틀 디비디 이야기가 게시판에 없는거에요? 다들 머하시나,, 저야 그렇다 치고, 다들 좀 심하다 싶습니다! ( 약간 큰소리로 읽어줘요) 오늘 내일 중으로 다 올리셔야, 앞으로 제 얼굴 볼때 좀 편하지 싶은데.....내 협박과 보복수준을 아신다면,,,말이지요!!
생선구이집 갑시다. 대신 8월까지 기다리시면 제가 생선을 쏘기로 하죠~ 그때까지 게시판에 부디 제가 읽을 수 있게 말러음반 듣는거 이야기좀 들려주세요, 이몸에 집에서 말러 들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 눈으로라도 보게 해주세요. 병문안이다 생각하시고. 여러분도 늘 좋은날 되세요
첫댓글 모짜르트 현악오중주...참...
저도 꼬마였을 때는 티비 벌레(^^;)였는데, 지금은 하숙방에 티비가 없습니다. 남들이 쓰는 유행어 따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죠. ㅡㅡ;
dvd사면 듣고 알려드리죠^^ 따사로운 햇살이 함께 하시길!
아... 완전히 쾌차하셔서 조만간 그 생선구이집 번개때 뵐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헉스님, 생선구이집 번개때 저두 불러주세요~! 이몸도 당분간 서울에 있사옵나이다...ㅎㅎㅎ 래틀 5번 디브이디 어느분(?)께서 방송하신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군요...ㅋㅋ 찔리시는분 얼른 방송일정 공고하시길...^^ 래틀!!! 5번 말이죠...!!!!!ㅋㅋㅋ
흠..(가라얀한테 하는말) 저도 생선구이집.. 가고 싶어요 ^^
헉스님..날마다 좋은날~ 되세요^^
생선구이집 갑시다. 대신 8월까지 기다리시면 제가 생선을 쏘기로 하죠~ 그때까지 게시판에 부디 제가 읽을 수 있게 말러음반 듣는거 이야기좀 들려주세요, 이몸에 집에서 말러 들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 눈으로라도 보게 해주세요. 병문안이다 생각하시고. 여러분도 늘 좋은날 되세요
'헉스표'위트가 '더'느신듯합니다.ㅎ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