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구체적인 계획이나 사전조사 없이 덜렁 비행표만 끊어놓고 여행준비를 시작했는데...
그레이스님의 도움으로 구체적으로 여행을 준비할 수 있었어요...
우선 저의 호주여행을 총 평하자면
별로 준비없이 얕은 지식만으로 자유여행을 시작했다가 귀가 안들려 고생하고 날씨가 훼방을 놓아 쌩돈 더 들고 건강이 안따라줘서 쌩고생 했지만, 여행을 하는 의미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는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전에 다녀본 동남아 크루즈여행, 멕시코, 쿠바, 미국, 일본 등만 생각하다가 호주에서 처음 띵 하고 머리를 친 것은 호주사람들 결코 만만하지 않고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완전치 못한 영어실력으로 잘 못알아들어 다시 물으면 아주 냉정하게 귀찮다는 듯이 대꾸하는 등, 관광국가이면서도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어서 안그래도 낯선 환경에서 당황하게 되는 일이 많더군요. 팁문화가 없어서 그런걸까요?^^ 나중에 현지에서 1년간 워홀로 있는 학생으로부터 들은 얘긴데 여기는 사회주의적인 요소가 남아서 서비스정신이 별로 없다는 말을 하더군요... 암튼 호주억양의 독특함과 빠른 말투로 여행내내 완전 긴장, 집중해서 듣느라 여행 막바지에는 듣기가 많이 는 것도 같고...
숙소는 시드니에 있는 동안은 시드니센트럴 YHA와 WAKEUP!에서 묵었는데 시설 훌륭하고 같이 묵고 있는 게스트들의 교양도 높아서 참 좋았구요...브리즈번에는 Tinbilly라는 backpackers에서 묵었는데 냄새와 벌레 그리고 개념없이 밤늦게까지 떠드는 게스트들 때문에 하룻밤이지만 괴로웠습니다. 역시 유스호스텔과 백패커스는 시설면에서 차이가 있음은 물론 게스트도 차이가 있는 것 같더군요. 물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약간 비싸도 깨끗한 시설과 게스트들의 수준을 고려하시는 분은 우선적으로 유스호스텔을 고려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레이스님께 맡기시는 분은 그레이스님의 안목을 100% 신뢰하시면 됩니다. 위치와 시설면에서 탁월한 선택을 해주시더군요.
1월 2일 시드니 도착해서 1박 후 브리즈번으로 비행기를 타고가서 1박하고, 버스로 골드코스트로 이동 2박했어요.
브리즈번은 별로 인상에 남는 게 없었고 여행코스로 넣는 것도 그다지 권장하고 싶지 않구요....골드코스트는 신혼여행지라 그런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비치에 몰려있었고 비치옆 중심가에도 밤낮이 없이 흥청거리는 분위기라 그런 분위기 좋아하는 분들은 며칠 묵으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그레이스님의 배려로 저렴한 가격에 시설좋은 호텔에서 편안하고 로맨틱한 시간을 보냈어요~
골드코스트에서 허비베이로 거의 만 하루걸려 버스로 이동한 후 허비베이의 비치스 백패커스에 묵고 1박2일 프레이져아일랜드투어를 했습니다. 프레이져아일랜드는 정말 아름답고 인상깊은 섬이었는데, 특히 바다같은 호수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하얗고 고운 모래사장과 투명한 호수가에서 수영하고 샤워할 필요도 없구요....야생딩고와 도마뱀도 자주 구경할 수 있었어요....허비베이의 비치스백패커스도 넓은 마당과 수영장, 깨끗하고 관리 잘 된 시설이 참 좋았습니다.
허비베이에서 9일 비행기로 케언즈로 이동했는데 가는 날부터 가는비가 오더니 있는 내내 우리나라 장마처럼 비가 오더군요....가기 전에 우기라는 말을 듣고 가긴 했지만 이정도로 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가는 날 가는 비 속에서 라군에서 여유있게 수영한 번 해본 걸 끝으로 내내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쿠란다마을 투어 이후 그레이트베리어리프투어날은 밤새 장대비가 오고 급기야 투어가 취소되더군요...너무 놀라서 남은 투어 중 털리 래프팅, 벌루닝, 스카이다이빙 일정을 새로 조정한 후 털리래프팅만하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시드니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 때가 이번 여행의 가장 어려운 순간이었죠....이틀 먼저 내려오면서 비행기표를 새로 끊느라 수십만원 새로 들여서....참 눈물나더군요...간도 부었지....
가장 힘든 건 날씨 때문인지 우리가 묵었던 길리건즈방에서 심하게 나던 곰팡이 냄새였어요...시설이고 위치고 나무랄 데 없었는데 지속되는 우기때문인지 에어컨 관리부실인지 참을 수 없는 곰팡이 냄새가 내내 우리를 괴롭히더군요.
결국 시드니 와서 스카이다이빙을 했는데, 저는 누적된 여행피로로 즐겁긴 했지만 몸이 힘들었던 반면에 신랑은 정말 어린애처럼 좋아하더군요...한 번은 해볼만한 듯^^ ... 시드니에서 포트스테판 투어, 블루마운틴 투어, 디너크루즈, 오페라하우스공연관람 등 계획한 일정을 하나하나 해나가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맘껏 즐길 수 있었네요.
마지막날까지 빡세게 훈련하듯이 돌아다니다 21일 홍콩으로 이동...23일 부산 입국...
아! 오랜만에 고국에 오니 얼마나 좋은지...참 부산 김해공항에서 대구로 오는 리무진이 있어서 1시간 10분만에 대구에 올 수 있었어요...대구 사시는 분은 참고하세요~ 공항에서 나가서 오른쪽에 보면 기둥에 버스시간이 있으니까 그 시간에 맞춰 5-10분 전에 나가면 타실 수 있어염^^
여행떠나기 전에는 뭐 이정도 계획 세우고 그동안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으니까 즐겁기만 한 여행을 기대하고 갔는데 저의 부족함과 자연의 심술로 인해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고 몸도 고달프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은 여행을 한 것 같아요...그래도 지나고 보니 그립고 좋았던 기억이 더 많은 것 같네요... 낯선 곳에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이 있었다는 데 얼마나 감사했는지...그레이스님 같이 고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귀찮게 해드려도 귀찮아하시지 않고 많은 도움을 주셨지요.
다음번 여행할 때는 그 지역의 문화적인 배경이나 사람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공부를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더 중요한 것은 평소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서 웬만한 강도의 여정도 다 소화할 수 있는 건강을 먼저 확보를 해야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