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청계천 소라광장에서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있는 날이다.
지금 여기에 나처럼 여기에 앉아 있는 아주 평범한 시민들...
저들이 오늘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일까...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나는 일찍 청계천에 도착해서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청계천 냇물을 바라보며...
아...유구하게 흘러오다 막혔던 청계천 냇물이...
이제 다시 흐르고 있구나....
그러나..이 속에 우리의 문화는 많이 숨겨져 있다.
다시 흐르게 된 청계천이
조금만 더 우리의 모습으로 흘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생각했다.
사진에 본 파리의 세느강은 마치 청계천의 상류의 모습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여고생들 한 무리가 다가와 앉더니...
이내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고...
발을 담그며 물장구치며 재잘거리며 사진 찍으며 논다...
그런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
참 싱그럽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어 보았다.
문득...그래...10대의 나이는
너무 예뻐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 소녀들의 웃음소리만큼이나
밝고 아름다운 꿈을 간직하는 ....
그냥 이뻐 보이는 그때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중에 보니..집회에는 10대와 20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스스로 그들의 길을 찾아,꿈을 잊지 않기 위해...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들 찾아오는 풍경이었다.
소라광장 앞에서...
소라광장이 비좁은 듯하여...옆쪽으로 이동하여...
자리를 정돈하여 앉았다.
바로 이 옆 도로에는 경찰 버스들이 인도 주변을 빙 둘러 쌓다.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려는 것인지,
혹시 있을지 모를 과격 시위를 진압하려 온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한 시간여를 자리 정돈하는 보내고....
모두 사진도 찍고 ,친구들끼리 온 사람,가족별로 온 사람..등등....
즐거운 분위기이다.
집회가 8시부터 시작되고...
이내..흔들리지 않게..노래를 다 함께 두세 번 따라 부르고...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두어 번 부르는데...
한 번만 더하자는 진행자의 발언에....
모두 노래는 이제 그만~~~~~을 외친다.
그러나,진행자는 진행을 해야 한다며...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자며 노래를 계속해서 튼다...
순간...긴장감이 돌았다.
아무도 흥분한 사람들 없었고...
그동안 한 시간여를 진행자들의 정리에 맞춰서 잘 따라주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제 모두 집회의 취지를 살리는 진행을 원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준비된 엠프는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진행석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안장 있었어도...
사회자의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안 들린다.
그리고 음악 소리도 너무 작아서...
뒤에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사회자는 주최하는 카페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그대로 진행을 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는 상황이었고...
모여든 사람들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카페 홍보하는 것이냐...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이....
그런 연설 들으려고 모인 것이 아니다...
취지를 망각하지 말라는 요구들을 하였다.
그러나,사회자는 준비된 프로그램이 있고,
오늘은 쇠고기 수입 반대만을 위해서 모인 집회니,그것에만 충실하여 달라고 하였다.
이쯤되니,거의 앞쪽에 모였던 사람들은 모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 모여든 인원이 많아서 카페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이미 이 상황을 소화 시킬 수 없고,
마이크는 이미 그 성능이 기능 상실이고,
여기에 모여든 10대,20대,30대,40대는,어르신들은...
이미 현재의 상황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절감을 한 상태에서
집회에 참여를 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상태에서...자신이 느끼는 경험담을 얘기하고,
어른들이 미안하다,아이들아 너희들을 끝까지 지켜줄께하는....
말들은 공허하게 들렸고,
이미 분명한 목적과 왜 여기에 왔는지 확신이 있는 사람들 모아놓고...
감정적 호소를 하고 있는 구호들은
참..식상하다..하는 생각이었다.
이미 그러한 사태를 직감하고 모여든 사람들은
그러한 것보다는 응집된 힘을 보여주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외쳐 알게 하는 집회를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앞자리에 모여 앉았던 사람들은 진행에 불만을 품어...
모두 일어나 버렸다...
그리고,항의를 하며 각자 흩어져 다른 쪽으로 이동하였고...
그 자리는 뒤에 있는 사람들이 내려와 채워졌다.
소라광장 쪽으로 내려오니,
모두 나름대로 무리를 지어,
정권 규탄과,쇠고기 수입을 왜 반대해야 하는지
돌아가면서 얘기하며 그것에 맞춰 모두 촛불을 들어 화답하는 형식으로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번 청계천 소라광장 촛불집회는 인터넷 카페에서
주관한 것이지만...
그 인원이 예상보다 훨씬 많아진 탓에
자발적 집회의 형태로 변하였다.
그러나,그 누구도 과격한 시위는 없었다.
모두가 집회를 참여한 의미를 잘 알기에....
누군가 선창하면 따라하고,누군가가 또 바톤을 받아서...릴레이 형식의
구호들이 즉석에서 만들어져 가며
현 정부와,조중동,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까지....
이번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동안 너무나 많은 것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에...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쌓여 있던 응어리들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문제가 도화선이 되어
드디어 터져 나온 것이다.
그런데 오직 현안을 쇠고기 수입문제에 국한하자라는 것은 애초에 성립이 되지 않는 얘기였다.
저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이 땅의 희망을 만들어 낸다....
청계천 옆에 있는 동아일보 앞에 모여 앉아 있는 사람들....
이들은 모두 조중동은 찌라시를 외치며...
마음속의 한을 푸는 듯했다.
동아일보에서 촛불집회하는 장면을 내려다 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모두....
불꺼,불꺼,,,를 외쳤다.
궁금했다...이러한 광경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
그러나...
그 속마음은 알 듯도 하여...굳이 말하지 않겠다.
감격스럽기도 하고..이러한 풍경이 감동스럽기도 했으나...
한편으로..왜 우리는 이러한 집회를 하는 광장하나 없는지...그것도 의아했다.
어느 나라나 시청앞은 광장이 조성되어
시민에게 돌려주는데....
우리나라의 시청 앞은 잔디밭이 조성되어 집회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 잔디는 도대체 왜 심어 놓았는지....
소라광장은 아마 딱 천여 명 정도 모이면 적당한 곳이다...
시민들에게 광장하나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서울시는
이제라도 시청 앞에 잔디를 제거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염원들을 모아서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고 가야 할 리더들의 부재가 절실하게 느껴졌다.
어떠한 힘은 목적을 달성하면 해산되어야 하는 힘들이 있다.
또한,어떠한 힘들은 하나로 모아서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이나,특정한 집단의 이익이 아닌...
순수하게 국민의 마음과 힘을 대변하고 이끌고 갈 수 있는 그러한 것들이...
지금은 공백 상태인 것 같다.
순수한 시민의 집회를 시민의 힘으로...
시민의 방식으로....
이미 그렇게 흐르는 방향을 알아차리고
정권보다 성숙한 국민,시민들을 이끌 새로운 대안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인 것 같기도 하다.
청연님....
어느새 가맣게 그을린 종이컵 안의 작은 촛불....
이 작은 촛불 하나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집회는 9시 45분 즘에 자진 해산되었습니다.
토요일도 모이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모두 환호와 박수로 마무리하며
평화적 집회로 아름답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모여든 모든 분들...참 멋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
첫댓글 축제같은 집회... 성숙된 민주주의를 본것 같았습니다... 오늘 또가서 머리수 보태고 왔습니다...
그러셨군요...저는 그날은 해야 할 것들이 있어서 집에 있고..이스크라님 혼자서 남대문 거쳐서 다녀오며 사진을 찍어 왔더군요....고생 하셨습니다....^^()
제 사무실이 "세운상가"라 이런 모임은 잘 안나가지만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모임은 우리 국민들과 직결되어 있는 관계로 참석을 하고 왔습니다...주최측에서는 3~4백명 예상을 했는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10,000명 이상이 오는 바람에 약간 당황해 했다는 얘기가 들렸습니다...몸은 피곤해도 마음만은 즐거웠습니다..............().
^^어디에서 만나자 장소 약속을 하지 않아도 만나게 됩니다...그날 함께해서 감사했습니다.연등행렬 행사뒤에도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고...다음에는 약속하지 않아도 그저 만나게 되니..약속하지 말까요...^^()
음. 그런 일들이 있었군요 아하님은 어찌 세월을 거꾸로 드시나요 더 젊어 지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