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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규 한나라당 충남도당위원장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왼쪽부터) |
좀처럼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충남도지사 선거판이 그동안과는 전혀 새로운 구도로 짜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남지역 한나라당 인사들이 이완구 전 지사의 출마를 중앙당에 강력 요구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현역의원 지방선거 불출마 입장을 견지해 왔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전 총재)가 한 발 물러서는 발언을 하면서 판세는 요동칠 전망이다.
이훈규 한나라당 충남도당 위원장은 지난 15일 중앙당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긴급 간담회에서 이 전 지사의 지방선거 출마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민주당은 안희정 최고위원이 치고 나가고 있고, 자유선진당에서는 여러 인물들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만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집권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규 한나라당 충남도당위원장 “이완구 전 지사 전략공천 해야”
그는 특히 “이런 측면에서 이 전 지사를 반드시 전략공천 해야 한다. 이 전 지사가 공천신청을 하든 안 하든 당이 먼저 결정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한나라당 충남지역 당원 모두의 뜻”이라고 정몽준 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충남도당은 지난 5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충남도지사 후보에 대한 논의 끝에 이 전 지사만이 유일한 대안인 만큼, 중앙당에 이 전 지사의 공천을 강력 요청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정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 같은 건의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진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충남도당위원장과 지역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이상 이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장이 이 전 지사에 대한 전략공천을 요청한 것은 여러 사정 상 이 전 지사가 먼저 출마하겠다고 밝히기는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현역의원 지방선거 불출마 원칙’을 견지해 온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전 총재) 역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17일 전당대회를 통해 제2대 대표로 선출된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박상돈 의원(천안을) 등 현역의원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질문에 “선출직은 임기를 성실히 채우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그러나) 당이 필요로 하거나 또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 복수의 경선자가 나올 때는 경선을 치러서 공정하게 선출한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현역의원 출마? 당이 필요로 한다면...”
이 대표는 이어 “지금 특정인을 지명해서 물으신 데 대해서는 여기서 말씀 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본다. 앞으로 우리 당은 그런 원칙에 의해 할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고 말했다. 비록 이 총재는 “현역의원이 출마해도 무관하다”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당이 필요로 하거나...”라고 언급함으로써 사실상 그 필요성을 인정한 셈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표현은 박상돈 의원이 충남도지사 선거 출마 여부를 물을 때마다 자주 써 왔던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박선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께서는 그동안 원칙을 말해왔다. 입장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면서 “예외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해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유력 충남도지사 후보의 출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달리 충남도지사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사자인 이 전 지사와 박 의원 등이 이 부분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고,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모두 당 내 사정이 복잡하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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