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이스라엘,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성경 창세기 35장 9-15절
찬송 310장
80, 혹은 90 평생을 이 땅에서 사시면서 일제 식민 지배와 온 땅을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버린 한국 전쟁을 겪으신 어르신들은 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한 평생 살아오시면서 겪은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으면 이렇게 말씀하실까요?
목사님, 제가 살아온 날을 책으로 쓴다면 쌓아둘 곳이 없을 만큼 많을 것입니다.
제 인생살이가 얼마나 파란만장했던지 저런 간증을 하라면 저는 몇 날 며칠이고 밤을 새워가며 하겠습니다.
성경에도 이런 인생이 있습니다. 바로 야곱입니다. 야곱이 노년에 자기 인생을 돌아보며 애굽 왕 바로 앞에서 했던 말을 들어보십시오.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47:9)
이렇게 야곱은 이 땅에서 어떤 사람보다 더 험악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의 배경에는 야곱이 살아온 이런 험악한 인생살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야곱이 살아온 인생살이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럼 야곱이 살아온 인생살이가 어떠했는지부터 살짝 들여다보도록 할까요?
야곱의 인생 여정은 한 마디로 떠돌이 인생길이었습니다. 그는 평생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 떠돌아다녀야만 했습니다. 그가 그런 삶을 살게 된 것은 전적으로 자기 책임입니다. 야곱의 마음속 깊이 들어앉은 욕심이 그로 하여금 한 곳에 정착해 살아갈 수 없게 만들었거든요.
젊었을 때 그는 형의 미움을 사서 외가(外家)로 쫓겨나 맨손으로 가정을 일으켜야 했습니다. 너무너무 힘들게 겨우 일가(一家)를 이루었을 때, 그는 더 이상 외가에서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외가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그는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그 앞에 그를 철천지원수처럼 미워하며 목숨을 노리는 형 에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기적처럼 형의 마음이 누그러져 서로 화해하고 이제 막 한 곳에 정착할 수 있는가 싶었는데, 이번에는 또 엉뚱한 곳에서 사고가 터졌습니다. 그의 딸 디나가 그가 머무르던 곳 추장의 아들에게 강간을 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때 야곱의 아들들이 일어나 가나안 사람들을 도륙하였습니다. 이 일로 야곱과 그의 가족은 또다시 어렵게 구한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나가야만 하였습니다. 이때 야곱이 절망하며 부르짖은 말을 들어보십시오.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나로 하여금 이 땅의 주민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악취를 내게 하였도다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창34:30)
앞서 말씀을 나눈 대로 야곱이 이런 저런 어려움을 겪으며 떠돌이 삶을 계속해야만 했던 모든 원인은 전적으로 그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야곱은 평생 자기 안에 들어앉은 욕심을 따라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며 살아왔거든요. 아마 야곱은 이런 항변을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나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사는데, 왜 내게 이런 어려움이 거듭되느냐? 하지만 가만히 속을 들여다보면 그가 그런 일을 당하는 모든 원인은 바로 자기 자신 안에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야곱은 철저하게 욕심꾸러기로 살았습니다. 왜 야곱은 이렇게 살았을까요? 자기가 자기 삶을 책임지려 하는 철저한 인본주의자였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자기 삶을 책임지려 하는 인본주의자로 살아가는 사람이 가장 지혜롭게 사는 길이 무엇입니까? 철저하게 욕심꾸러기로 사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계실까요? 안 계십니다. 이렇게 보면 야곱은 우상 숭배자였습니다. 야곱은 항상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우상 숭배자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야곱을 구원하고자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방법이 무엇이었습니까? 앞서 말씀을 들을 대로입니다. 야곱은 평생 한 곳에 정착해 살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를 결코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만약 야곱이 한 곳에 정착해 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아마 그는 절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끊임없이 욕심만 부리며 살다 멸망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스스로 우상숭배자가 되어 하나님의 심판과 진노를 자기 머리 위로 불러들이는 비참한 인생이 되었을 것입니다. 은혜로우신 하나님께서 이런 야곱을 구원하시기 위해 그를 떠돌이로 살게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이 자기 욕심을 따라 한 곳에 정착해 살아가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길은 잠시 야곱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길이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야곱을 철저하고 완전하게 망하게 하는 길입니다.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절대 이를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야곱과 더불어 언약을 맺으시고 그 언약 안에서 놀라운 복을 약속하신 하나님께서 야곱을 절대 혼자 내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의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로 돌려놓기 위해 늘 그의 삶에 깊이 간섭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야곱은 한평생 나그네로 살았습니다. 나그네로 살아가는 야곱의 삶은 너무너무 고단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은혜로우신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베푸시는 최고의 복이었습니다. 이 은혜의 비밀을 아십니까?
이제 하나님께서 떠돌이 인생 야곱을 향해 벧엘로 올라가라 하십니다. 욕심꾸러기 야곱을 죽이려 하는 형 에서의 낯을 피해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해야 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와 언약을 새롭게 해주신 곳이 바로 벧엘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이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절대로 그를 떠나지 않으실 것이라 약속해주셨습니다. 또 언약 안에서 약속하신 모든 복을 다 이루어주실 것이라 약속해주셨습니다. 이 약속대로 야곱은 외삼촌 집에서 수많은 풍파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많은 재물까지 얻어 가나안 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벧엘은 야곱에게 있어 절망의 때에 하나님의 얼굴을 뵙고 삶의 새로운 전환을 이룬 곳이었습니다. 지금 또 다시 야곱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있습니다. 야곱과 그 가족들은 모든 가나안 사람의 적이 되어 언제 그들에게 목숨을 빼앗길지 모르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듣고 보니, 먼 옛날 야곱이 아버지 집에서 쫓겨나 외삼촌 집으로 향하던 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똑같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야곱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 앞에 내몰린 야곱은 또 다시 벧엘을 향해 나아갑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창35:1)
지금 이때 또 다시 하나님께서 야곱을 향해 벧엘로 올라가라고 명령하신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그로 하여금 그의 하나님이신 여호와, 곧 그와 언약을 맺으시고 그 언약을 반드시 지키시는 하나님께 돌아가라는 것입니다. 야곱이 사는 유일한 길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랬습니다. 야곱은 자기 힘으로 해보고 또 해보다, 이제는 마지막이다 싶을 때만 하나님께로 돌아왔습니다. 야곱의 이런 악한 성향을 하나님께서 모르실 리가 없지요.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야곱을 막다른 길로 내모셨습니다. 이는 그로 하여금 그곳에서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의 얼굴을 뵙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하나님이십니다.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절대 야곱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이와 같은 일은 오늘 우리들 가운데서도 똑같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너나없이 더 안정적이고 편안해지려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런 우리들의 생각과 기대와는 상관없이 우리를 우리들이 생각하는 편안함과 형통함과는 정반대의 길로 자꾸 데려가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전적으로 하나님만 의지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십니다. 왜냐하면 바로 거기가 우리가 사는 생명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1.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 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
2. 야곱이 이에 자기 집안 사람과 자기와 함께 한 모든 자에게 이르되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
3. 우리가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내 환난 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내가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제단을 쌓으려 하노라 하매
4. 그들이 자기 손에 있는 모든 이방 신상들과 자기 귀에 있는 귀고리들을 야곱에게 주는지라 야곱이 그것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아래에 묻고
5. 그들이 떠났으나 하나님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셨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었더라(창35:1–5)
벧엘로 돌아온 야곱을 만나신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도 들어보십시오.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돌아오매 하나님이 다시 야곱에게 나타나사 그에게 복을 주시고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지마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하시고 그가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부르시고(창35:9-10)
우상숭배하는 자리를 떠나 하나님께 돌아온 야곱에게 하나님께서 지금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십니까? 야곱을 이스라엘이라 불러주십니다. 그리고 그 이름 이스라엘의 뜻은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인생이 어떻게 하나님과 싸워 이길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이스라엘이란 이름의 뜻을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지극한 사랑으로 위하시는 사람, 하나님께서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시는 사람, 심지어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까지 그를 위해 내어주시는 사람, 바로 그가 이스라엘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절대적으로 책임지시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한 백성과 백성들의 총회가 네게서 나오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준 땅을 네게 주고 내가 네 후손에게도 그 땅을 주리라 하시고(창35:11-12)
이제 알겠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야곱을 떠돌이 인생으로 살게 하셨는지, 자꾸 막다른 길로 몰아가신 다음 벧엘로 올라가라고 말씀하셨는지, 이제 알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사실을 야곱이 깨닫기를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허락해주신 언약 때문에 그의 이름이 이스라엘로 바뀌었다는 사실, 곧 하나님께서 그를 위하시므로 아무도 그를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모든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이 믿음으로 살기를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얼마나 사랑하고 위하고 계신지 알고, 오직 믿음으로 살기를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이 믿음으로 사는 인생보다 더 복된 인생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의 이름도 이스라엘로 바뀌었습니까?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만 바라보며 살아갑니까? 아무리 큰 어려움이 우리 앞에 닥친다 해도 그 가운데서 우리를 넉넉히 건져내고 살려내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아갑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자리에서 항상 이기는 자로 살아갑니까? 이런 은혜와 복이 우리 가운데서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새롭기를 간절히 사모합니다.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