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안 그래도 장염에 걸렸다가 낫고 난 뒤라 못 먹던 술도 댕기고
머 껀 수없나 그렁그렁 거리고 있던 차에
내 사랑하는 친구한테서 전화가 오고
그래서 간만에 새절역 근처에 골뱅이집에 함 가보자!
저거 공장이 2호선 당산이고 새절역은 6호선이니 환승역인 합정에서 여섯시에 보자꼬 약속을 했는데
업계 아는 형님이 ...지금 신설동인데...
한 잔 하자 이긴데 우야겠노? 광장시장에서 네시쯤 보입시더 했지를
내 통밥에는 한 시간쯤 먹고 바로 가면 딱이다 싶었지 왜냐? 그 형님은 딱 두당일병 이니까
그런데 이 양반 그날따라 자꾸 한잔 더 하자 카네
뒤에 또 술 약속이 있어서 다음에.. 몇 번을 그래도~
별 거 아인 일에 자꾸 팅구키도 그렇고
일단은 나도 2호선 타야 되니까 함 가 보입시더
시청에서 갈아타고 신림까지 문제의 약속장소 합정
여기서 신림 까지는 얼마나? 딱 이십분 걸리더라고
형님 하는 말~ 아직 삼십분 여유가 있네~ 아따 이 양반 오늘따라 웬 술 밝힘?
내리고 술집 찾고 먹고 도로 가고 기다리고 타면
십분 동안은 마실 수 있다는데야 머라 카겠노?
마침 어떤 놈이 대낮부터 히끼를 하는데 500그람 갈메기살 무조껀 만원 이라는데
일인분에 만원? 아이란다 테이블당...
가 보이 완전 카페 분위기에 숯불이라 이십대들이 바글바글
그 틈에서 미친 듯이 꾸버가 삽시간에 비우고 그래도 한 십분 늦을 것 같아서
다시 2호선 대림역 쯤에서 전화해 보이
일단 그 놈의 골뱅이 아자씨 한테 전화 함 해보라카네
그래 맞다 그 인간 그런대로 먹을 만 하고 장사는 노 나게 잘 되는데~
지 맘대로 노는 날이 너무 많아서 아예 하는 공 안 하는 공
전화를 해 보고 갈 때가 많은데~
역시나 안 받더라고 에이~ 그래도 혹시 바빠서? 미련 때문에~~~!
이거를? 아! 마침 동철이가 그 근처 동사에 근무하잖아?
얼릉 전화를 했지 철아 전 번에 너거 집사람하고 갔던 골뱅이 집에 함 가봐라 했디마는
설마 와 장사를 안 하겠나? 하길래
아이다 그 인간 토 일요일 원래 노니까 기분 나면 월요일 까지 놀지도 모른다 했디마는
오분 내 확인! 그 대신 연락 없으면 하는 기고 안 하면 전화하끼~
오 분이 와 그래 길던지 사람들은 재촉하고...
동철이 따르릉 야 안 하더라 그 옆집 7080연탄구이 집은...
됐다~ 오늘 먹고 싶은 건 그 기 아이다
에이~ 기왕 이리 됐는데 새로 생긴 9호선이나 타보자
어데로? 을지로 골뱅이 촌으로 가자~~~
그런데 ? 가다보이 노량진이 보이네?
그래 골벵이는 동작에서 갈아타고 충무로로 돌아가서 묵으면 되고
일단 숙원 하던 멍기나 실컷 먹고 가자 싶더라도 일단 내렸지
99횟집 멍기 2키로 사고보이 마침 가게 뒤에 비치 테이블이 있더라고
비싼 초장 집 갈 거 없이 여기서 소주 두어 병에 초장하나 조이 컵 세개면 오케이 아이가?
멍기 잡는 동안 총알 같이 수퍼에 갔지를
소주 ? 얼마 ? 이 천원?? 야 이 중 할매야 여가 뭐 룸 살롱이가? 어째서 ??
지랄 쫌 했디마는 고향이 어덴교 하면서 꼬뿌 3개 와리바시 3개 기양 주더라꼬
그런데? 불행의 시작 ..
초장을 팔고 있는데 제일 작은 것 한 봉지 사면 될 꺼를 1리터 짜린가?
젤 큰병이 탐이 나더라고 집에는 포장 횟집마다 끼아주는 납작초장(최악~ 회 맛 버림)부터
백하점 이마트에서 반 훔쳐 온 것 까지 천지지마는
그래도 노량진 초장맛은 그런대로 수준 급이라
아 요걸 대충먹고 집에 가져가면 되겠다
얼망교? 했디마는 3천원이라? 거의 공짜지 뭐 바로 샀지
멍기 맛있게 푸짐하게 먹고 다음에는 저 놈의 전복 전문 집에 함 오자 카면서
을지로로 출발~
을지로 골벵이 맛은?
그냥 뭐~ 골벵이 자체는 맛 있는데 양념 맛이 쪼끔~ 계란말이 무제한 정도의 메리트~~
그런데 집에 갈 일이~ 여서 젤 가까운 전철역? 을지로 3가~십미터앞~
엥?~나는 충무로에서 새 빠지게 걸어 왔는데
코앞이 역이고 동대문 운동장에서 갈아타면 그 걸로 행복한 귀가?
이 친구는 반대 방향··
마침 밤 늦은 시간이라 경로석이 뻥 비어 있더라고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던 자리인데 아이고~
운이 안 될라니까~
얼릉 앉았지
전화기 꺼내들고 니는 어데까지 갔노?~~
그런데 왠??
갑자기 엉치 쪽이???
떡 쳐다보이? 뻘~건 기?
아 이누무끼 바지로 의자로... 자꾸 흐르는데... 냄새가?
아이고 가방 속에 초장 뚜껑이 ....
가방을 기양 서서 메고 갔으면 개안을낀데 앉아서 무릎위에 놓는 바람에~~
야 이거 환장 하겠데 가방속에 종이란 종이는 다 꺼내서 딱았는데도 기양 출~출~~
그라고 보이 근처 한 삼십명이 전부다 눈을 부라리고 날 보고있는데...
야 내 지금 난리 났다!! 전화 끊고
무조껀 내렸지를 일단은 화장실을 찾자 그라고 이거를 씼고 보자
허부고뜯고 계단을 오르는데~!~
무신 역인 지 어느 쪽으로 나가야 되는 지 알 수는 없고...
마침 지하 통로가 있길래 무조껀 뛰었지를...
얼마나 지났는지 화장실 보이 길래 얼릉 들어 갈라니까 여성전용??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남자하고 여자하고 따로 란 게 그렇게 맘에 안 들었는 건 처음이라
어쨌든 거기에 들어갔다가는 일이 더 커지든지 변태취급 받든지 더 개판 될끼고
아이고 무조껀 또 뛰어보자 가다가다 보면 머라도 보이겠지
그러다보이 을지로 3가역?
아이고 이거 거꾸로 왔네 싶더라만 에이 무조껀 씼고 봐야지 마침내 화장실이~
일단 들어서이 쫌 작은 상가전용 화장실 같더라만 세면대 딱 하나에 사람 서넛 있는데
그때야 퍼뜩 이거 허리에서 바지까지 벌건색으로 줄줄~~
아이고 사람들이 보면? 아이라도 CC티비에 찍히기라도 하면?
영락없이 옆구리에 칼 맞은 놈 꼬라지 ?
신고라도 하면 아까 내린 전동차에 온통 좌석에 칠갑한 것 까지 다 물어주고
이 무신 우사고? 일단 최대한 태연하고 침착하게 가방하고 서류가 든 파일부터
그 다음에는 샤츠를 벗어가 아무 일 없음을 알리고 벗어가 수돗물에 막 치댔지를
아쭈? 의외로 잘 지는 것 같은데 ..
그래도 냄새가?
비누가 있었으면 참 좋겠는데 ...
아이고 이기 웬일 오른쪽 구석에 비누가? 그것도 사용하게 편하게 물비누가?
그래 이기 더 좋지를...치대고 짜고 주물리고 냄새도 내 코에는 잘....
일단 칸막이에 널어놓고 그 다음에 바지를~~
이거 머 벗기도 그렇고 최대한 별 일 아닌 것 같이 해야 되니까
일단 물 바르고 물비누 바르고 한 스무번 하다보이 찍어서 맡아봐도 별 냄새가 안 나더라고
그나저나 바지는 다 젖었고 구두에서는 질퍽질퍽 소리가 나고 일단은 쫌 말려야 되겠는데...
아이고 우리나라 좋은 나라 문화적인 우리국민
마침 핸드 드라이기가?
우선 나의 젖줄 가방 속 파일 말리고 가방 말리고 샤츠 말리고
구두도 탁탁 털어 말리고 그 참 거짓말 같이 잘 마르더라고
바지는? 머 할 수없이 쩝쩝...
천신만고 끝에 다시 탄 지하철
사실 택시는 안 태워 줄 것 같아서 타긴 했는데 이 인간들이 냄새난다고 지랄하면?
신경 확 쓰이더라만 우얄끼고? 걸어가기도 그렇고~
마침내 승차~... 문이 닫히고...아무도 말 안하데? 피하는 인간도 없고..
하하 내가 일부러 비눗물을 쫌 덜 씼어냈거등 아이고 시껍했다
정신 쫌 차리고 보이 아뿔사 문제의 그 초장은 고마 병째로....
첫댓글 집에서 마나님이랑 분위기있게 한잔했으면 점수따고 고생안하고... ㅎㅎㅎ
물론 상황이 정리되고 동네 횟집에서 우럭 한 사라 사가지고 집에서 또 한잔 했지 그나저나 구미 노래궁에 함 가 봐야 될낀데 요새도 물 좋지를?
구미 노래궁 소문이 전국구이네 ㅎㅎㅎ 노래궁 가본지가 2년은 된 것 같아서 요즈음 물은 잘 모르겠네! 언제 한번 오면 같이 한번 가세나!
거기가 원조라니까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뭐 그나저나 현수 착하데이~~
하하~. 웃을 상황 아닌데, 웃음이 나네. 하여튼 고생했다. 정말 난감한 상황인데, 그런대로 현명하게 잘 처리한 것 같다.
그케 거의 인생 최대의 위기였는데 여러가지 운이 좋았던 것 같고 워낙 어이없는 일이라오히려 침착해 지더라고 초장이란게 생각보다 잘 씼어 지더구만
에고 에고 너 우리많이 즐겁게해주네. 뭐 그런 비슷한일들 다들있겠는데 니같이 표현을 못해서,, 항상 고맙다 친구야.등산 못가서 섭섭했데이 용서하거라..
오!사랑하는 내 애인~~안그래도 너무 멀다고 오지마라케라 케샀더라 더군다나 공치고 한 잔하는 것도 일이니까 열시미 해야지를~ 주말쯤 사진 올릴테니까 함 봐라 여러사람이 찍은 관계로 사진을 모아서 올리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