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열릴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바둑팀 양재호 총감독과 윤성현 여자팀 코치 그리고 최근 선정된 김승준 남자팀 코치는 29일 한국기원 3층에서 회의에 여념이 없었다.
최근 국내랭킹 1위, 2위인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을 와일드카드 배정했고 남자팀 선발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나머지 4명의 선수를 뽑는 선발전은 5월부터 열린다. 선발전에는 5월 랭킹 1∼20위에 랭크된 18명이 출전하게 된다. 이른바 최강의 드림팀을 꾸린다는 구상이다.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지도해야 하는 코칭스태프의 역할은 지대하다. 사이버오로가 금메달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는 코칭스태프를 만나 선수 선발과정, 훈련 방식 등 저간 정황을 들어봤다.
- 남자팀 코치로 김승준 9단이 선정됐는데… 양재호 총감독(이하 '양‘): 세계마인드스포츠대회에서 두 번의 사고가 있었는데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항의할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멀리는 쇼트트랙에서도 두 번의 사고가 있었는데 역시 중국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래서 남자대표팀 코치로 중국어가 가능한 후보들이 물망에 올랐다. 박정상 9단, 박승철 6단, 목진석 9단, 김수장 9단, 김승준 9단 등이었다. 그중 박정상 9단이나 목진석 9단은 상비군 선발전 출전 의사를 밝혀왔다. 그래서 나머지 기사들에게서 의사를 타진했는데, 결국 김승준 9단으로 결정됐다.
김승준 남자팀 코치(이하 김): 처음에는 고사했다. 감독님이 하루는, 종일토록 설득을 하셨다. ‘대표팀 코치를 맡는 일이 언제 다시 오겠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수락했다. 5월 1일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앞으로 선수들의 융화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 아시안게임에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들어가기로 결정된 이래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선발방식에 이견들이 많은데…. 양 : 감독을 맡을 때부터 선발과정에 아마추어 오픈을 생각했다. 대한바둑협회 측에서도 원했던 바였다. 아마추어가 치열한 선발 관문을 통과해 훈련을 거치면서 더욱 단련되고, 신예 기사에게도 기회가 폭넓게 주어진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야 선수강화위원회가 생겼고 선발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화됐다. 시간이 촉박했다. 11월이면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초읽기에 몰린 상황이다. 앞의 말했던 방식처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지금의 선발방식은 고육지책이라 볼 수 있다.
김: 나는 최강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쪽이었다. 그런 배경 속에 이창호 9단ㆍ이세돌 9단이 시드를 받았다. 나머지 4명을 선발하는 데 랭킹 20위 권에 자격이 주어지는 것으로 결정됐지만 당초엔 12위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최강팀이 꾸려져야 하는 당위성이 크다고 보았다. 병역특례 이야기도 그간 많이 나왔다. 그러나 금메달이 없다면 병역특례도 없다. 더구나 2012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위해선 최소한 중국과 대등한 성적을 거둬야 한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바둑은 아직 종목으로서 들어가 있지 않다. 또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차기 대회에서 바둑 대표팀에 대한 지원은 더욱 없다. 최종 엔트리는 오는 7월 12일까지 통보되어야 한다. 대표팀에 힘을 싣기 위해 노력하겠다.
- 페어바둑은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양: 페어부문은 단체전과 달리 예선이 45분 타임아웃제다. 여기에 당황하지 않도록 집중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 여자상비군의 훈련 상황은 어떤가? 윤성현 여자팀 코치: 기사 한 명 한 명이 성실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낮에는 대국하고, 밤에는 연구하고 그리고 집에서 사활까지 풀고 나면 쓰러져 잠들기에도 바쁜 일정이다. 기사들이 월~수요일의 정해진 훈련 이외의 날에도 열심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기사들이 100%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면 지금은 120% 정도를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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