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올들어 조합원 간 ‘내부 결속 다지기’를 우선과제로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내부 갈등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됐던 타 사업장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추진 동력’을 모으는 동시에, 이달말 박원순 시장의 재개발ㆍ재건축 정책 발표에 앞서 미리 ‘세(勢)’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다. 잠실5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오는 27일 오전 단지에서 출발해 송파구청, 롯데월드호텔 등을 거치는 ‘재건축 촉진대회’ 가두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박 시장 정책 발표에 앞서 조합원들의 재건축 요구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의도가 다분하다. 더불어 조합원들 사이 결속을 다지기에는 이같은 결의대회가 더없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조합원들이 이처럼 단체행동에 나선 데에는 재건축 계획 수립 이후 이미 지난 2003년에 정비구역 지정, 재건축 추진위 승인 등 외형적 준비가 갖춰졌음에도 불구, 지구단위계획 결정ㆍ고시 등 관련 행정절차가 계속해 미뤄지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인근에 건립중인 초고층 건물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당초 국방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승인이 났던 데 반해, 잠실5단지는 사업이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조합원들의 불만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소형 아파트라도 분양받아 임대수익을 받아 생활하겠다고 하는 등 소형평형 의무 비율이나 임대주택 8만호 공급 등 서울시의 복지타운 만들기 계획에 적극 동참할 뜻이 있다”며 “시장이 바뀔때마다 재건축 행정이 ‘조령모개’할 수는 없는 것이니 조속히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