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오면 그 여행의 여정(旅程)을 돌아보면서 방문했던 지명만 언급해도 그곳에서 있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인생의 여정을 돌아보아도 그렇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살았던 곳, 특별한 일이 있었던 연도 등을 떠올리면 그때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走馬燈)처럼 머릿속을 지나갑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두고, 출애굽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그 지명들을 열거하면서 출애굽의 여정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애굽(이집트)의 수도인 라암셋을 떠날 때, 하나님께서 애굽의 모든 장자(長子)를 죽이는 열 번째 재앙을 내리신 유월절을 시작으로 출애굽의 여정이 하나님의 큰 권능으로 이뤄진 것임을 고백하며 여정의 기록을 시작합니다(3절, 4절). 그리고 이 여정을 인도하는 사람은 모세와 아론이었음을 기록합니다(1절).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원해 내시어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시는데, 모세와 아론을 세워 인도하셨고, 그 모든 역사(役事)는 하나님께서 주관하셨음을 회고(回顧)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스라엘 백성은 이러한 출애굽 여정을 되돌아보면서 지났던 지명을 열거할 때마다 그곳에서 일어났던 일을 자연스럽게 떠올렸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이 지명들을 읽으면 그다지 큰 감동이 느껴지지 않겠지만, 그당시 이스라엘 백성에겐 지명 하나, 하나가 자신들의 부끄러운 모습들과 그러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일하셨던 역사(役事)와 하나님의 은혜까지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無窮無盡)했을 것입니다. 이 여정은 신앙의 여정이고, 신앙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홍해를 건넌 사건(8절), 물이 없어서 고통당할 때 쓴 물이 나와 불평하였던 마라의 사건(8절), 마라의 고통을 지나가자 풍성한 물을 만날 수 있었던 엘림(9절), 시내 광야에서 머물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과 율법을 받고, 성막(聖幕)을 세웠고, 첫 번째 인구조사를 했던 일들(15절, 16절), 그 이후에 하나님께 불평하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사기도 했고, 하나님의 은혜로 만나와 메추라기도 먹었던 그 모든 여정들을 떠올리며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때로는 고통스러운 순간들도 있었고, 어렵고 힘든 때도 있었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하셨고, 그 모든 순간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자그마한 일들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하나님만 온전히 의지하는 믿음이 중요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호르산에서는 아론이 죽음으로 출애굽의 여정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示唆)해주고 있습니다(38절, 39절). 아론의 죽음에 대해 38절은 “제사장 아론이 여호와의 명령으로 호르산에 올라가 거기서 죽었으니”라고 기록하여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진행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그냥 지나쳐갔던 모든 일들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은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攝理) 가운데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여정을 통해 가나안 땅 가까이에 오자 40절은 “가나안 땅 남방에 살고 있는 가나안 사람 아랏 왕은 이스라엘 자손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더라”(40절)는 기록을 통해 이제 가나안 땅 정복을 위한 전쟁이 임박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노정(路程)을 주변의 여러 민족이나 나라들도 지켜보며 그 소식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나안 땅의 왕들은 가나안 땅을 최종 목적지로 삼고 이동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여정을 예의주시(銳意注視)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나안의 아랏 왕이 이스라엘 자손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표현을 통해 전운(戰雲)이 감도는 상황을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강가 모압평지에 진을 치고 이제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47절~49절). 모압평지는 시내산이 있던 시내광야에서 1차 인구조사를 하면서 전열(戰列)을 가다듬었던 것처럼 2차 인구조사를 통해 가나안 정복 전쟁에 나갈 병사의 숫자를 헤아리고 다시 전열을 가다듬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느보산에서는 후에 모세가 죽은 산이기도 합니다. 이제 출애굽 이후 40년의 광야생활에 종지부(終止符)를 찍고 가나안 땅을 향해 진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전에 이렇게 지난 여정을 돌아보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새롭게 시작할 가나안 땅 정복과 정착에 대한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여정의 주인공이 하나님이심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지만 60여 년을 돌아보면 그때마다 인생의 길목에서 하나님께서 선하게 이끌어주셨음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남은 인생도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이 생겨납니다. 제 인생의 주인은 바로 전능하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하나님과 동행하며 걸음을 옮겨가길 원합니다.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면서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는 인생은 복됩니다. 이번 한 주간도 복된 여정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큐티
#매일성경
#안창국목사의말씀묵상
#민수기33장1절부터49절
#출애굽의여정을회고하며
#출애굽의노정
#출애굽의여정은하나님의주권아래이뤄졌다
#출애굽여정의순간마다이스라엘과함께하신하나님
#우리인생의주권자는하나님
#모든것이하나님의섭리
#하나님과동행하는인생
#마라가지나면엘림이오듯이
#때론고통스러운순간도있었지만하나님의은혜는여전했다
https://cafe.naver.com/lighthousegoyang/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