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馬山] 920m 강원 평창
위 치 강원 평창군 대화면
높 이 920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금당계곡 품은 밀림을 이룬...마산(920.4m) 평창
*개수1리~전의골~마산~큰항골~향동마을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는 해발 700m 지역은 인간의 생체리듬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곳이 바로 'HAPPY 700 평창'이다. 평창의 대화면 개수리 금당계곡에 솟아있는 마산(920.4m)을 찾는다.
그늘진 계곡의 너럭바위에 수박 한 덩어리 띄워놓고 탁족이 제격인 삼복, 평창강의 상류 금당계곡을 따라 들어간다. 탐방객들의 이용이 편리하도록 금당계곡은 주요한 포인트마다 고유번호가 부여됐다. 덕수산과 마산의 들머리가 되는 전의골 입구의 고유번호는 '금당계곡 20번', 작은항골 입구는 '금당계곡 19번', 마산 산행의 날머리로 잡은 큰항골 입구는 '금당계곡 18번'이 그것이다.
꼭두새벽 물안개 뽀얀 금당계곡 뚝방길에 붉은 조팝나무꽃 사이로 강바람까지 새콤하다. 삼척에서 온 이재학씨, 태백여성산악회 권영희 회장, 평창군 대화면사무소의 신승하씨와 함께 '금당계곡 20번' 표시 앞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개수1리 표석과 상점, 민박을 겸하는 그린파크장이 전의골로 드는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전의골은 자동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포장길이다. 좁은 계곡물을 앞에 끼고 몇 채의 민박이 있다. 벌써 어린아이들은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재잘거림을 뒤로하고 한구비 돌아들자 집도 절도 없는 적막공산이다. 전의골에 들어선 안개는 불을 토하는 태양을 차단하고 있다.
협곡 중간쯤 이르자 공터 건너편 언덕에 이제야 농가 한 채가 멀리 보인다. 경운기 길을 따라 한동안 더 올라가자 왼쪽 고추밭 비탈에 그림같이 농가가 자리하고 있다. 뒤로는 석수산의 퉁탱이바위가 이곳을 내려다보고 있다. 서쪽은 마산의 길게 뻗은 능선이 가로 막았다. 지형도에 충동이라고 표기된 삼거리다. 마산 산행은 이곳에서 오른편 길이다.
신승하씨는 비탈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집주인을 찾아 메모지를 들고 이것 저것 물어본다. 마산의 정수리를 보고 손짓한다.
"이 동네에서 저 봉을 뭐라고 부릅니까?"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어데서 왔는데요."
"그럼, 저 산으로 가는 길은 있습니까?"
"없어요."
"그럼 여기서 저 산 너머에 있는 황골로 다니던 옛길은 있을 텐데요?"
"저쪽으로 돌아 다녔어요."
집 주인은 엉뚱한 방향을 호미 든 손으로 가리킨다.이렇다 할 정보를 얻지 못하고 터덜터덜 돌아온다. 소에게 물을 먹이던 물골을 따라 올라가고 싶으나 숲이 많이 우거져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냥 넓은 길을 따라 가니 왼편으로 길이 휘어지며 물이 흐르던 계곡과 멀어져 간다.
구릉 위에 올라보니 여기에도 밭일하는 사람이 있다. 산이름과 길을 봐도 이 사람 역시 모른다는 대답뿐이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입이라도 맞춘듯 한결같이 모른다는 대답만 하다.
지형도를 보아 아까 물이 흐르던 상류 계곡쪽을 보며 당귀를 심어 놓은 밭둑을 따라 밭 끝에 이르자 계곡 옆으로 아주 오래된 산판길 흔적이 있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속에 드니 이제야 살 것 같이 시원하다. '왜 이곳으로 가라고 알려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잠시 휴식 후 나뭇가지를 꺾어가며 음습한 골짜기에 짐승이 다닌 듯이 풀이 누워 있는 곳을 더터 오른다. 물두꺼비도 어슬렁어슬렁 다니고, 어수리도 많다. 조금 더 오르자 이끼 낀 나무 아래 노랑망태버섯이 여러 개체가 있다. 그물이 흰색과 붉은색도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노랑색이 훨씬 더 많다.
망태버섯은 기둥을 둘러싼 그물이 녹아 없어진 후에는 기둥이 남성의 심벌처럼 생긴 것이 더 크고 멋들어진다. 이럴 땐 특급 송이버섯도 명함을 내놓지 못한다. 햇볕이 들지 못하여 어둠 컴컴한데도 눈빛승마는 은하수 같은 꽃을 피웠다.
지금까지 허리를 숙여가면서도 그런대로 다닐만 했는데, 집터인 듯 이끼 덮인 돌무더기가 나타나며 꼼짝 못하게 하는 숲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오르던 계곡을 포기하고 오른쪽 지능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보통 지릉에도 짐승이나 사람이 다닌 흔적이라도 있는데, 여기는 그것마저도 없는 코가 땅에 닿는 급경사다.
나무뿌리를 잡고 오르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긁히고, 얼굴을 맞아 눈물과 땀이 범벅이 되어 눈을 가린다.
"우리 산행 끝내고 금당계곡에 텀벙 한번 합시다."
이재학씨가 위로의 말을 한다. 금당계곡 생각을 하니 더위가 가시는 듯하다.
926.2봉과 902봉 사이의 안부에 닿았다.단풍취가 꽃을 피운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는 오른쪽 능선을 따라 동쪽으로 간다. 불룩한 902봉을 내려 올라서자 신갈나무 숲속에 측량점(310, 재설, 77.6. 건설부)이 박혀있늠 마산 정상이다. 사방이 숲에 가려 조망은 전혀 없다. 동쪽 능선을 따라 작은 항골로 내려가는 희미한 길이 어림될 뿐이다.
하산은 곧바로 북쪽 능선으로 내려선다. 능선 입구는 철쭉나무가 가려 보이지 않는다. 철쭉나무를 헤치며 나아가니 아주 오래되어 사람이 다니지 않는 토끼길이 능선을 따라 이어져 있다.
아직 익지 않은 파란 열매를 담은 생강나무가 능선을 따라 줄로 섰다. 이곳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나무라 부른다. 동백나무 가사를 넣어 신승하씨가 '평창아리랑' 한 대목을 엮는다. 시원한 바람이 쏴~아 지나간다.
쓰러진 나무등걸이 나타나면 돌아가기도 하고 거추장스러운 나뭇가지는 엎드려 피하기도 하며 한동안 능선을 따르자 오른편 아래로 축사가 보인다. 무조건 숲을 뚫어 비탈을 내려가니 텅 빈 축사까지 농로가 올라와 있다. 노란 마타리꽃 사이로 시야가 트이며 금당산, 검은산, 등용봉의 위용이 건너편에 펼쳐진다.
이제부터는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허나 오후의 강렬한 태양의 열기를 받으며 농로를 따라 내려가는 것도 수월치 않다. 권영희씨는 머리에 모자 쓴 위에 수건을 한겹 더 덮는다. 장자골의 황골목장, 신선목장, 밝음목자에서 개들이 신경질적으로 짖어댄다. 구불거리며 내려 쏟아지는 길가에는 할미밀빵, 쉬땅나무, 노루오줌, 물봉선, 동자꽃들이 꽃을 피웠고, 오미자 나무덩굴에는 오미자가 주렁주렁 열렸다.
장자골과 큰항골이 만나는 곳에 이르러 일행들이 계곡 물가에 앉아 있는 사이 건너편의 산을 등지고 있는 농가를 찾아간다. 김경달(78세)씨가 맞으며 "저 산이 말처럼 생겨 마산이여" 라고 말을 건넨다.
옥수수 익어가는 근항골을 터덜터덜 50분쯤 걸어 빠져나오자 버스정류장에 노송 한 그루가 외롭게 서 있다. 금당계곡의 세월교 위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부럽다.
*산행길잡이
개수1리 금당계곡 20번-(1시간)-성황당-(1시간30분)-마산-(1시간40분)-큰항골-(55분)-항동마을 금당계곡 18번
승용차를 이용하면 전의골 성황당과 큰항골을 지나 장자골 밝음목장까지 올라갈 수 있다. 충동의 마지막 강몽길씨 농가에서 계곡을 따라 안부에 닿고, 동쪽 능선으로 15분 가면 삼각점이 있는 정상이다. 하산은 계속 동쪽 능선을 따라 작은 항골로 산행하는 길도 있다. 삼각점 앞에서 북쪽의 장자골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목장을 내려서면 큰길이 나온다.
*교통
대화버스터미널(033-333-2063)에서 개수리를 왕복 운행하는 버스가 06:30, 08:40, 09:40, 12:20, 15:50, 17:45, 19:00에 다닌다. 개수리에서 대화행 버스는 07:00, 09:30, 10:30, 14:00, 15:20에 있다.
대화에서 강릉행 버스는 하루 15회(07:00~20:40). 1시간40분 걸림. 요금 5,300원.
대화에서 원주행 버스는 07:25, 09:30, 10:40, 14:20, 18:25, 1시간10분 걸림.
동서울행 버스는 08:05, 08:50, 10:05, 11:10, 12:00, 13:20, 14:35, 16:00, 16:50, 18:05, 19:05에 다닌다. 1시간50분 걸림. 요금 11,200원.
대화에서 평창을 경유하는 정선행 버스는 09:40, 10:40, 12:05, 13:20, 16:40, 18:00, 19:10, 21:30에 다닌다. 1시간 걸림, 요금 4,200원.
장평시외버스터미널(332-4209)에서 대화, 동서울, 상봉동, 안산, 성남, 강릉, 원주, 춘천행 버스가 있다. 대화개인택시 333-2000, 대화면사무소 330-2604.
*잘 데와 먹을 데
하안미 6리 안미초교 앞 전상복 이장집 신성막국수(033-332-8541), 금당20번 계곡 입구에 상점과 민박을 겸하는 그린파크장(332-7071), 소나무민박(333-7878), 누리민박(332-0202), 원경펜션(332-5225), 산마루산장(333-8658), 도브펜션(333-4949). 대화 5일장은 4, 9일이다.
금당계곡에는 쉬리레포츠(334-9595), 오대산레져(335-6623), 금당계곡레져개발(333-9922) 등 래프팅 업체가 다수 있다.
산행은 신승하씨(018-337-9635)에게 문의. 글쓴이 김부래 태백주재기자 참고: 월간<사람과산> 200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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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