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내가 짓고 말고. 헤헤...이 마법진의 정식 이름은 하이드프레인, 숨겨진 진이라는 뜻이라나 뭐라나. 각 속성물이 각성하게 되면 이 마법진 속에 하나 하나 흡수되고, 6개의 속성물, 즉 무성물을 뺀 나머지를 전부 구해서 하이드프레인을 불러내면 마지막 성물인 무성물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왜 그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지...
"그건 그렇고, 에스. 다음 차원은 어디야?"
"아무래도 Ψξ가 될듯한데...그나마 가장 강력하게 힘이 느껴지고 있다."
"뭐라고 한거야?"
독특한 억양...영어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발음이 다른, 뭐랄까...처음 듣는 언어, 그러면서도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는...처음 들어봤으면서도 몇 번씩 접해본 듯한 느낌이 드는, 그런 언어.
"음, 이 언어는 고대-물론 인간들이 말하는 고대가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전의 세계, 창세기전쟁 전의 신들이 판을 치던 그런 세계 -의 '룬어'라고 한다. 지금 쓰는 언어들의 원조격이라고나 할까. 네가 있던 세계에서 쓰던 언어와 비슷한 느낌이 들 수 있겠지. 그 언어들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으니까."
"얼래? 내가 마법 쓸때 쓰던 룬어는 그렇지가 않았는데?"
"아, 그건 말이지...네가 쓰는 룬어는 고대의 룬어를 다듬어서 발음하기 편하게 고쳐놓은 거야. 그래도 마법을 발동시키는 데는 별 지장이 없으니까."
음, 그런 거였나.
"좋아, 이제 가도록 하지."
사락-
길고 긴 풀잎들을 스쳐지나가는 소리. 주변의 푸른 숲의 내음을 맡으며 우리는 걸어가고 있다. 우리가 차원이동 한 곳은 고대의 고대라 할 수 있는...뭐냐, 그 발음하기 힘든 차원의 숲 속이다. 그런데...
"왜 하필 이런 시간에 숲속에 떨어진다냐..."
축축한 옷, 물에 빠진 듯이 젖어있는 우리들...우리가 차원이동 한 곳엔 불행히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것도 그냥 소나기가 아닌, 대규모 폭우가.
"체, 완전히 다 젖었잖아."
"누가 이런 곳에 떨어질 줄 알았나. 음, Ψξ가 아직도 우기철인가? 비가 왜 이렇게 쏟아지지..."
그렇다, 뭔가 문제가 있는 날씨다. 분명히 지금은 8월-내가 있던 곳의 책력이 아니다. 신력이라나-, 도저히 비가 올 수 있는 날짜가 아니다. 이 곳의 8월은 늦가을, 비가 오는 것은 6월 말이다. 지금 쯤은 오히려 건기가 시작되는 날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차원이 망해가나 보군...빨리 하지 않으면 차원이 조정돼도 소멸되겠어."
그런가, 생각보다 심각한데?
"음?"
쉬익-
화살?
"악-"
"실린-!"
날아온 화살...한 발 뿐이였지만, 실린의 어깨를 관통하고 선혈을 머금은 채 어깨 뒤로 삐져 나와있었다. 방심하던 사이에 날라온 화살이니 신이라고 별 수 있는 게 아니니...그런데 어디서...
"괜찮아?"
"조, 조심해."
쉬이익-
다시 날라오는 화살, 그것도 한 두 개가 아닌 엄청난 양의 화살과...
콰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