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때쯤 마산에서 모처럼 y사장이 나를 만나겠다고 내려 온다고 전화를 했다.
그는 중학교때 친구인데 고등학교는 상고로 가서 전국체전 야구대회에서 피처로 우승을 한 친구다.
그런데도 지금은 창원 어느 기업에 일하러 나가고 있다고 하며 토요일과 일요일은 쉬어
얼굴 본지도 오래돼 내려 온다고 했다.
12시쯤 영광도서 앞에서 만났다. 식사하러 어딜깔까 물었더니 부산역앞 상해거리를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거기 가서 중국집에 들러 중국식으로 식사를 하자고 하고 지하철을 타고 상해거리로 갔다.
부산역3번 출구로 나가 조금 뒷골목으로 들어서니 TEXAS란 글자가 보였다.
예전에는 텍사스촌이었다. 미군함정이 입항하면 전국에 있는 양갈보들이 다 모여들곤했다.
언제부터인지 상해거리라고 하고 길가에 대문도 세우고 길거리에 붉은 등도 달아놓았다
마치 중국에라도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 걸어가니 중국말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러시아인으로 보이는 아가씨들도 눈에 띄었다.
어느 만두집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다. TV에 나왔다고 크게 써 붙여 놓았다.
홍성방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고 점심특선을 주문했더니, 주말에는 점심특선이 없단다.
우선 유산스 2인분과 이과두주 한 병을 시켰다.
Y사장은 젊을 때는 맥주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벌겋게 되었는데 지금은 나보다도 술이 더 세다.
술잔이 바닥을 드러내자 짜장면을 시켰다. 면이 약간 가늘었는데 학교 연구실에서 시켜 먹던 짜장면 맛과는 달랐다.
나오다가 줄서 있는 만두집에 들러 공갈빵을 한 봉지 집에 가져 가라고 Y사장이 사주었다.
한 개에 1500원 했다. 우리가 어릴 때 마산 추산동 중국집 쇼윈도 안에서 보던 그런 크게 부풀려 놓았던 만두였다.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중간에 엣날 부산항과 거리 모습을 사진으로 전시하고 있는 갤러리가 있어 잠시 눈요기를 했다.
불과 100년 사이에 부산이 이렇게 변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앞으로 100년 후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 까? 감히 상상도 못할 정도로 변할 것이다.
차도 출발할 때야 무척 힘들지만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엄청한 속도로 내달린다.
우리는 이미 가속된 차량에 승차하고 있는 사람들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