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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찌를 무릎에 올려놓고 밤을 지세웠다. 맞은편 자그마한 창문을통해 엷은 아침햇살이 비추어 들었다.
또아리를튼채 잠든 찌찌에게 가볍게 입맞춤을 하니, 귀를 번쩍이며 눈을뜨고 혀로 내 눈을 핥았다.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쭉 펴는 녀석을 무릎에서 내리고는, 아랫층으로 걸어내려갔다.
식탁위에 있는 사료를 밥그릇에 담아 찌찌에게 아침밥을 주고, 미승씨의 이불과 베게가 정리된 붙박이 장을 열었다.
녹색 극세사 베게를 꼼꼼히 살펴보니 머리카락 세올을 찾을수 있었다.
수납장위 텔레비젼옆에 있는 두루마리 휴지를 두칸 잘라서 잘 싼다음에 식탁위에 올려두었다.
화장실에 들어가 양치와 세수를 한뒤, 머리를 높게 하나로 묶었다.(미승씨도 머리가 약간 길어서 종종 묶다보니 욕실에 검은색 머
리고무줄 한두개 정도는 항상 어딘가에 있었다.)
밤새 고민을 해보았지만, 무엇하나 머릿속에서 명확하게 답이 나오질 않았다.
내이야기를 듣고 미승씨는왜 그 늦은밤 그곳으로 갔을까?(그곳에 갔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직감상 확실했다)
얼마전,아이작 역시 내이야기를 듣고 뭔가 꺼림찍한 반응을 보였다.
공통적으로, 장소이야기를 듣고나서 뭔가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된다.
늑대인간,아이작,최미승, 이 세 존재는 뭔가 하나의 일에 연관된다고 추론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요하임의 경고. 무언가 관련된 일이라고는 느껴지지만 그들모두에겐 하나의 연관성이 없었다.
아이작은 늑대인간이니 이번 각성 늑대인간과 연관이 있을수 있지만,
요하임은 뱀파이어다. 누구다 쉽게 알다시피 구 두 종족은 시작을 알수없는 과거부터 사이가 좋지 않다.
서로에게 최대한 연관짖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미승씨는 헌터인데, 그들을 '사냥' 하는일 이외에 뭔가 다른일을 한다면 어째서일까?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리고 왠지 내가 일한 곳의 형제들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아직 풀지못한 시체문제도 있고
연관성은 없지만 최면에 걸리지 않는 첫째에대해서도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난 개인적으로 수수께끼,스무고개따위의 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쉽게말해 머리를 쓰는것보단 ,몸을 부딪혀 얻는 경험을 좋아한다.
밀가루 인형을 닮은 미녀헌터 주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핸드폰 밧데리가 깜박거리기 시작했다.
여분으로 갈아낀뒤 나머지는 다 닳은것은 가방에 쑤셔넣었다.
그녀를 기다리는 동안 생각치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세탁기에 들어있는 옷이랑,세탁소에 맡길예정인 코트를 입기에는 난 너무 자유롭지 못한 영혼이었다.
미승씨의 집에서 내가 입을만한 옷이 있을리가 없었다.
붙박이 장을 다시여니,걸려있는 옷중엔 잠옷위에 걸칠만한것이라곤 엉덩이 바로밑 허벅지까지오는 아이보리색 캐쥬얼니트밖에 없었다.
미승씨는 남자치곤 체구가 작기때문에 대충 걸칠만 했다.
나의모습을 본 그녀의 얼굴에 대해선 별로 말하고싶지 않다.
포카혼타스를 닮은 그녀의 눈이 더 가늘어지는것까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시선을 회피하기로했다.
미승씨는 보이지 않았다.
주희를 불러와 미승씨의 머리카락 두올을 건내주며 그의 눈에 띄지 않는 근처로 공간이동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그녀는 기꺼이 (징표가 적고 범위를 넓혀달라는 이유만으로 평소의 두배겪인 30만원을 챙기고선!아 첫째도련님 퇴직금 감사합니다!)
들어주었다.
공간이동 능력은 개인차가 심하다.
주희도 미승씨 못지않은 고급 능력자이다. 그녀의 특기는 공간이동의 반경법위가 넓다.
징표를 기준으로 사방 1킬로미터 범위내로 원하는곳에 공간이동 시켜줄수 있다.
반경법위가 좁으면 징표자의 머리위로 공간이동 될수있다.난 안전제일을 사랑한다.
내가 이동된곳은 쫒겨나기전에 묵던 방이었다.
분명내가 머리카락의 주인과 마주치지않고 지켜볼수있는곳을 원했고, 이집 근처일거라는것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예상의범주를 많이 뛰어넘었다.
뜻밖의 상황에 방망이질하는 가슴을 진정하고는,우선 방문상태를 점검하였다.
다행히도 잠겨있었다. 그렇다는건 이곳에 누군가 주기적으로 드나드는일은 없다고 생각할수 있다.
발소리를 최대한 죽이며 창문쪽으로 걸어갔다. 걸려있던 커다란 천은 없었다.
창문옆 벾에 기대어 시계를 보니,8시10분이었다. 이시간이면 형제들이 모두 깨어있을 시간이었다.빌어먹을
일단은 창문밖을 살펴보았다. 얼핏보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눈을 가늘게 뜨며 더자세히 정원구석을 살펴보니
정원 왼쪽끝에 두사람이 서있는것이 보였다.
한사람은 베이지색 니트에 진한 일자청바지를입은 막내 도련님이었고, 또한명은..
붉은색 남방에 엷은회색 니트 가디건,검은색 일자바지를입은 미승씨였다.
이럴수가 왜둘이 대화를 하고 있는거지?
오늘은 뜻밖의 연속이었다. 이집과 무슨 연관있을거란 생각은 했지만 미승씨가 이집식구들과 직접적인연관이 있다는건 예상밖이었다.
물론 매우 비슷한 이름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동명이인이 넘쳐나는 이세상에 그것만으로 직접적인 관계가 필연적으로 따라다지는
않는다.
너무 멀리있었기에,그둘의 대화내용은 알수 없었지만, 대화하는 모양새는 꽤 친분이 있는 느낌이었다.
막내도련님은 간간히 미소를 지었고,미승씨는 그의 어깨를 툭툭 치기도 하며 마찬가지로 미소를 지었다.
말그대로 돌아버릴것 같았다. 모르는것 투성이었다.
지금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점이 나를 더 미치게 하였다.
그렇다고 섣불리 움직일수는 없었다. 날이 밝을땐 위험하다. 어두워질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아침이라도 먹고 나올걸-
꾸르륵 거리는 배를 문지르며 혼잣말을 하였다.
다시 주희를 불러 미승씨의 집으로 갈까 했지만, 돈을챙겨나오지 못했다. 그들에게 외상,후불을 바라느니 사채업자에게
이지를 깍아달라고 하는게 훨씬 손쉬울것이다.
내가 없어진걸안 미승씨가 나를 찾아올법도 했지만, 그는 내가 원하지 않는이상 그러지 않는다.
물론 이일에관한 질문폭탄이야 투하되겠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이다.
아무것도 할게 없을땐 잠을자는게 최고다,게다가 간밤에 거의못잔 나로서는 최상의 조건 아닌가.
침대에서 자고싶었지만, 그런모험은 좋아하지 않는다.
창문 왼쪽에 있는 커다란 장농안에 들어가 있는게 현명하다고 생각됐다,
장농안에는 항상 여비의 이불이 준비되어 있었다. 안의 공간이 꽤 이었기에 무릎을 살짝만 구부리면 누울만 했다.
조용히 장농문을 열고 들어가 잠자리를 잡은뒤 무단외박하고 들어오는 남편마냥 숨죽이며 문을 닫았다.
눈을뜨니, 장농문 틈새로 미세하게 들어오던 빛마저 사라진 완벽한 어둠만이 있었다.
잠옷바지 주머니를 뒤적여 핸드폰을 열어보니,밤10시21분이었다.
이틀간의 노숙과 지난밤 제대로 자지못한탓에 14시간을 내리 잔것이다.
이번엔, 무단외박한 딸내미가 엄마눈을 피해 집에들어옷듯 장농문을 조용히 열어 방으로 나갔다.
무릎을 굽히고 잔덕에 잠시동안 다리가 펴지지않아 앞으로 고꾸라질뻔했다.
발가락에 힘을주며 조심스럽게 중심을잡아 창문쪽으로 걸어갔다.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유난히밝은 달빛은 정원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육안상으로는 인기척이 보이지 않았다.
무릎이 아픈데다가 3일전부터 제대로 먹지못한탓에 현기증이 일어 주저앉을것만 같았다.
배고픔의 본능과,탈출의 욕구는 인간에게 쓸데없는 용기를 심어준다.
망설임도 잠시, 조용히 방문을 돌려열고 복도로 걸어나갔다.
다행히 양말을 신고있어서(게다가 수면양말이다. 신발역시 상태가 상태인지라 챙겨신지 못했다)
원목으로되고 광을낸 복도바닥을 고양이가 것듯 소리없이 지나갈수 있었다.
첫째도련님의 방앞을 지날때는 거의 날아가는듯한 움직임으로 천천히 지나갔다.
1집안구조는 몸에 익어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불빛은 필요없었지만,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올땐 발끝이 미끄러질뻔했다.
1층에 인기척이 안느껴짐을 확인하고는 조심히 핸드폰을 열어 불빛을 비춰 주방으로 걸어갔다.
배가너무고팠기에 얼마나 위험한지 알면서도 주방을 향할수밖에 없었다.
식탁위에 먹다남은 베이컨두조각과 딱딱하게 굳은 식빵 반쪽이 있었다.
누군가 저녁을 먹고 안치운것 같았다. 나는 생각할것도 없이 그것들을 순식간에 집어먹었다.
다먹고 나니 하얀색 둥근 접시는 들고 나가기로 했다.
워낙, 식기류가 많은 집이기에 티가나지 않을것이며, 식탁위에 음식이 담겼던 접시만 남는다면 분명 이상하게 생각할것이다.
접시채 없어졌다면,먹다남긴 사람은 다른 누군가가 치웠다고 생각할것이다.
베이컨 기름기때문에 접시가 미끄러웠기에 기름을 묻은곳을 윗쪽으로하고 완팔사이에 끼워서 들고갔다.
현관문에 다다를때뜸 오른쪽 선반위에 평소와 다른것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핸드폰 불빛을 비춰보니, 손바닥만하고 금색으로된 액자에 한번도 보지못한 사진이끼워져있었다.
20대 초,중반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였고 가슴정도까지 나온 사진이었다.
검고 긴 생머리에 눈부시도록 하얀피부, 가지런하고 짙은 눈썹과 붉은입술을 지니고, 눈가에 살짝 주름이 잡힐정도로
눈비신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매우 갸냘프고, 소녀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왠지 어렴풋이 어디서 본듯하였다.
잠시생각에 빠져있을때 주방쪽에서 설거지된 그릇이 쓰러지며 달그럭거리는소리가 들리는 바람에,너무놀라 펄쩍뛸뻔했다.
최대한 신속하고 조용히 현관문을열어 밖으로 나간뒤 조깅하듯 발을 구르며 정원을 지나 검은색 철제대문을 열고 나갔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집은 보안이 너무 허술하다. 하지만 오늘은 그점이 나를 구제해줬다는것에는 틀림없다.
집을빠져나와 숲쪽으로 냅다 달렸다.
나무뒤로 몸을 숨긴뒤, 헐떡거리는 숨을 고르고는 일단은 짐과 옷이 필요하므로 미승씨를 부르기 위해 핸드폰을 열었다.
발신목록에서 그의이름을 찾는데,순간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등쪽으로 묵직한 통증이 전해지며 가슴이 앞으로 심하게 휘면서
다시 고꾸라지며 굴러 넘어졌다.
무릎을 꿇은채 몸을웅크리며 바닥에 주저 앉았고 왼손으로 바닥을 집는바람에 접시가 깨져 사방으로 튀었다.
핸드폰은 오른쪽 바로옆에 떨어졌으며, 격렬한 통증으로인해 안쉬어지는 숨을 고르며 오른손으로 등을 어루만졌다,
통증이 가시기도전에 정수리가 뜯겨지는듯 하더니 고개가 뒤로 확 젖혀지면서 허리가 펴졌다.
찡그린 눈을 가까스로 뜨고 숨을고르며 오른손에 핸드폰을 찾아쥔채 바닥을 짚으며,왼손을 들어 내머리채를 붙잡은 손모가지를
움켜잡고 비틀며 시선을 윗쪽으로 쏘아 붙였다.
더러운 미소를 띄며 베로니카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첫댓글 이야 조회 0 댓글 0 ! 저이번엔 빨랏죠 헤헷
댓글쓰구 후딱 보고왔슴돠~
아........ 베로니카라니........ 저것이............. 감히 우리 쥔공을........
어쩐지 비밀투성이의 형제들께서 달려나올 분위기....특히 우리 첫째님이...??
아 요하임 보고싶어요 잉잉 ♥ 등장시켜주세용~~~
이야 오늘은 일등이네요 이뻐해주셔요~
답글감사드려요!!여주가 곤경에 처하면 누군가 달려나와 도와줘야 할텐데 누가 될런지
지켜봐 주세요!언제나 꼼꼼한 댓글 정말 저에게 힘이됩니다~^^
베로니카 나쁜것!!
음 형제들에게 뭔가 있긴있는것 같네요 아 궁금하여라!계속 쭉쭉 올려주세요!>ㅁ<☆
답글 감사드려요!계속 쭉쭉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뜨헉 재미지다~ㅋㅋ
답글 감사합니다!더욱더 재미지게 하겠습니다^^
음 베로니카라~~~~~~ 여주를 때리다니 악역확정이렸다~!!
답글 감사드려요~악역이 맞습지요~^^
재미있게 보고있습니다.
문체가 일반적인 판타지와는 다른것 같아요
제스탈 이군요 후후후후
사건이 어찌 전개될지 기대중이예용.
답글 감사합니다! 제 문체를 좋아해 주신다니 영광이예요!흥미진진한 전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미승이는 왜거기 간가니~~~~~~~~~~~~난데없는 베로니카의 출연이라니! 흥미진진해요!!근데 요하임 얼른 출연시켜 주세요~♡ㅋㅋ
답글 감사드려요~얽히고섥힌 출연진들의 관계가 서서히 들어날것입니다~하임씨는 곧 나와요^^
1편부터 보고왔어요!!!!!!!!!완전 잼있어요!와우~다음편 빨리 부탁드려횽 아힝~
답글 감사드려요~다음편도 완전재미있게 최대한빨리 올려드리겠습니다~^^
헐..대박 완전 좋다~ㅋㅋㅋㅋㅋㅋㅋㅋ 글 잘쓰시네요~특히 묘사같은게 정말 좋아요!응원할게요!ㅋㅋㅋㅋ
답글 감사합니다!칭찬해 주시다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응원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할게요~^^
정말 저절로 욕짓거리가 나오게 만드네요.베로니카는 ...
답글 감사드려요~그렇죠?이왕 악녀로 나오는거 뽕을 뽑아볼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