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콜릿 좋아하십니까?
저는 이상하게도 쵸콜릿과 치즈는 상당히 좋아합니다. 직접 사서 먹는 일은 흔하지 않지만 선호하는 간식을 꼽으라면 쵸콜릿이나 치즈를 좋아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우유가 남아돌아서 걱정이 많다과 하던데 그걸 치즈로 만들어서 내어 놓는다면 한 방법이 될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쵸콜릿은 우리나라에서 원료가 나오지 않는 먹을 거리입니다. 그런데 쵸콜릿을 만드는 코코아 열매가 생산량이 줄어서 문제라고 합니다. 코코아 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 쓰는 바닐라, 아몬도 등도 생산량이 줄어서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초콜릿, 바닐라, 아몬드 등은 기후에 민감한 먹거리다.
전 세계 공급량의 80%를 생산해 내는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지난해 사이클론(열대성 폭풍) 피해로 작황에 타격을 입으면서다.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도 수확되지만 작황 피해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지난달 영국 가디언은 ‘마다가스카르의 바닐라 전쟁’이란 기사에서 바닐라 확보를 위해 살인범죄까지 빈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닐라를 재배하려고 보호지역인 국립공원에서 무분별한 삼림벌채가 일어나 숲이 황폐화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바닐라 값(1㎏)은 700달러(약 75만원)까지 치솟았다. 2012년 30달러(약 3만원)의 20배 이상이다. 이 때문에 영국 런던의 고급 아이스크림 판매업체 오도노는 한때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메뉴에서 아예 삭제했다.
현재는 값이 소폭 내려갔지만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거란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는 바닐라의 패닉 수준이 장어 다음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세계 최고 바닐라 거래업체 닐슨 메이시의 크레이그 닐슨 부회장은 “올해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생산량이 연간 1500t에서 2500t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공급난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982억 달러(약 105조원)어치 팔릴 만큼 사랑받는 초콜릿은 어떨까. 초콜릿은 3년여 전부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상류층만이 즐길 사치품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올 초 미 경제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 등은 지구 온난화로 30년쯤 뒤면 아예 먹지 못할 것이라는 ‘초콜릿 위기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코코아(카카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를 뒤덮은 곰팡이병 탓에 올해 카카오 값은 40%가량 뛴 상태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병충해에 강한 품종인 에콰도르의 카카오빈(CCN-51)이 전통 품종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초콜릿의 패닉 수준(4점)은 상대적으로 낮다.
한 알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이 1.1갤런(약 4.2ℓ)인 아몬드(3점)도 기후 변화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산 아몬드의 99%는 캘리포니아에서 나오는데 앞서 언급한 대로 최악의 가뭄이 이어진 데다 올 2월에는 이례적 한파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가뭄은 생산에 심대한(significantly)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의 다니엘 섬너 교수 주장을 전하면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섬너 교수는 “목화 재배에 쓰이는 물을 아몬드 나무에 주고, 아몬드 나무를 더 심었다”고 말한다.
자연환경 변화에 따라 생산에 물이 많이 들어가지만 수요는 상대적으로 낮은 농작물의 재배를 줄이는 등 농업 구조를 과감히 바꾸면서 적극 대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기후가 문제인지 사람들의 과욕이 문제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바나나도 멸종 위기에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대량 생산을 위해 품종을 개량하고 사람들 입맛에 맞는 걸로 자꾸 바꾸다보니 식물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생명력이 사라진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많은 식물들이 어느 날 갑자기 멸종이 된다면 충격이 크겠지만 사람들은 그 대체종을 다시 만들어 낼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지나친 욕심이 건강한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