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송 장편동화 [물고기 세상] 출간 그림/김종도
시인 마종기 선생의 아버님이시기도 한 마해송(1905∼1966) 선생님의 장편동화 [물고기 세상]이 새롭게 단장하여 1권과 2권 두 권으로 출판되었습니다.
1) "마해송 아동문학의 백미"
마해송 선생님은 평소 '어린이를 위하는 마음은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라며 어린이를 아끼고 격려하는 일에 열중하셨습니다.
이번에 한마당출판사에서는 마해송 선생님이 1956년에 발표한 장편동화 [물고기 세상]을 새롭게 단장하여 1권과 2권 두 권으로 나왔습니다.
[물고기 세상]은 우리 겨레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바다밑 세상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주면서도 정의감을 불러일으키고, 인류와 겨레의 평화를 염원하는 마해송 선생님의 뜻이 담긴 작품입니다.
50년대 당시의 궁핍한 생활과 잘못된 정치현실에 대한 풍자와 조롱,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 밑 세상에 대한 묘사,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핵무기에 대한 경고 등, 이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결합된 [물고기 세상]은 가히 마해송 아동문학의 백미라 하겠습니다.
국어학자 이희승은 [물고기 세상]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물고기 세상]을 다 읽고 나면, 바다 속에 대한 과학적 지식도 적지 않이 얻을 수 있지마는, 그 보다도 물고기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그리어서, 슬그머니 우리 인간 사회에서 생기는 좋지 못한 짓과 일을 풍자적으로 은근히 꾸짖고 나무래서 이것을 읽어가는 중에 자연 사람의 생활태도의 옳은 점 나쁜 점, 착한 일 악한 일을 깨달아 배우게도 될 것이다."
2) "어린이들 마음에 평화의 씨앗"
이제 핵문제는 온 지구를 위협하는 재앙의 근원이 되고 있습니다. 1956년에 발표된 [물고기 세상]은 남북으로 갈린 우리 겨레가 강대국들의 횡포에 의해 직면한 오늘의 위기를 예견이라도 하듯 핵이 우리 겨레에 가져올 재앙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핵무기가 바다 밑 세상을 어떻게 파괴시키는지, 명백히 인간들을 겨냥한 그 핵무기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지를 섬뜩할 정도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천둥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계속되고, 바다는 흔들리고, 몸도 엎치락거렸다. 천둥소리는 은은히 계속되는데, 그 소리는 뱃속까지 울리는 것이었다. 전등 100개가 아니라 태양이 10개나 빛나는 것 같은 밝음은 그대로 계속되었다. 수소탄이 폭발한 것이었다. 하늘로 뻗쳐 올라가는 불덩어리는 자줏빛 붉은 빛을 연해 뿜으며 새하얀 구름 같은 연기를 버섯 갓처럼 펼쳐 나갔다. 낙하산이 펴지듯이 은빛 구름이 퍼져 나갔다. 뱃속이 뒤집힐 것 같은 천둥소리는 멎었다가는 또 울려왔다.
비상 경보도 아무 소리 없고, 둘레는 죽은 듯이 고요했다. 아무도 지느러미 하나 움직이는 것도 조심스러운 듯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폭음이 멈추었다. 30,000피트 높은 하늘까지 퍼진 은빛 불구름은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이 죽음의 재일 것이다. 비가 되어서 내려오는지도 모른다.
꼭 꼭 숨어라! 바다 깊이 숨어라!" (2권 142-144쪽)
영애가 물고기를 따라 둘러본 아름다운 바닷속 세상이 핵폭탄으로 처참하게 파괴되는 묘사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인류와 겨레의 평화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핵무기의 사용은 말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주영 선생님(삼전초등학교 교사)은 이 책 서문에서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마음 속에 평화의 씨앗을 간직하길 바란다며 [물고기 세상]은 마해송 선생님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이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염원하는 마해송 선생님의 뜻이 담긴 동화"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 [물고기 세상]은 마해송 선생님이 우리 어린이들한테 세상이 이렇게 되면 안 되니까 앞으로 살기 좋은 세상, 사람뿐 아니라 물고기를 비롯한 지구촌의 모든 생명들이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의 씨앗을 뿌려주고 싶은 소망을 담아 쓴 동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