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연대 이원재 님이 보내오신 메일입니다!
<송경동 시인 소식을 전합니다>
1. 송경동 시인 구속과 재판 관련 진행상황
2011년 11월 15일 경향신문사 앞에서 기자회견 후 부산영도경찰서 자진 출두, 부산서부경찰서 유치장 감금, 부산영도경찰서에서 조사받음
2011년 11월 17일 검찰 구속영장청구
2011년 11월 18일 부산지방법원 영장실질심사, 구속영장발부
2011년 11월 21일 부산위생병원 정형외과 진료(목과 발 통증으로)
2011년 11월 23일 부산위생병원 MRI 촬영(목), X레이 촬영(발), 목디스크 진단, 종골 재수술 진단
2011년 11월 24일 부산서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부산구치소로 이감
2011년 11월 29일 부산지법 구속적부심사
2011년 11월 30일 구속적부심사 기각 발표
2011년 12월 15일 검찰 구속 기소
2012년 1월 17일 1차 공판, 병보석 신청(아직 결과 나오지 않음)
2012년 2월 7일 오후 2시 부산지법에서 2차 공판 예정
* 희망버스 관련 공소 사실 :
“집시법(금지된 야간 시위 주최, 해산명령 불응, 미신고 집회) 및 일반교통 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위법을 범하였다.”
* 희망버스 관련해서 송경동 시인,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은 구속기소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불구속기소로 함께 병합해서 공판 진행 중입니다. 세 사람 말고도 희망버스 승객 4명이 불구속기소 되어 공판 진행 중입니다. 변호인단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변호사님들이 맡아 주셨습니다.
* 송경동 시인은 구속 이후 11월 22일 신동엽창작상, 12월 16일 민주시민언론상특별상, 12월 21일 구본주예술상을 탔습니다.
2. 송경동 시인 건강관련
부산위생병원 정형외과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한 결과 “경추 2~3번과 5~6번의 추간판 탈출의 소견을 보이고 있으며 보존적 치료로 증상의 호전을 보이지 않고 지속적인 상지의 방사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8주간의 보존적 치료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교과서적으로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현재 4주간의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양상을 보임”
부산위생병원 정형외과에서 2010년 수술한 종골(발뒤꿈치뼈)을 다시 검사한 결과 “상기 환자 과거 종골 골절로 수술적 치료 시행한 환자로 현재 골유합의 소견을 보여 금속판 제거술이 필요하다고판단됨. 통상적으로 골절 수술 이후 금속판 제거술은 술후 1년 경과 이후 시행을 권장함. 금속판은 이물감 및 인대의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음.”
→ 목 디스크로 인해 팔이 계속 저린 상태이며, 진료 소견에서 말하는 ‘교과서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은 ‘10명의 의사 가운데 8명’이 확신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4주간의 치료’는 약을 복용한 것을 말합니다.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병원에서 처방 받아 구치소에 넣어준 약을 먹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12월 15일부터 한 달치씩 가족이 약을 넣어주고 있습니다.
송경동 시인은 2010년 10월 26일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 투쟁현장에서 굴착기 위에 올라 점거 농성을 하던 중 떨어져 오른쪽 발 뒤꿈치뼈를 크게 다쳐 같은 해 10월 29일 서울녹색병원에서 수술을 하였습니다. 2010년 12월 초까지 병원에서 치료 받다가 퇴원해 집에서 요양 중 발이 다 낫지 않은 상태로 목발을 짚고 2011년 희망버스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수술 뒤 1년 뒤에 금속판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데 그 시기를 넘기고 있습니다. 제대로 돌보지 못할 경우 발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목 디스크는 2007년에 진단받아 물리치료와 요양으로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데 2009년 용산참사 관련해 활동하는 도중 교통사고로 재발되어 치료받았던 일이 있습니다. 2011년 희망버스 준비와 7월 체포영장 발부로 수배되면서 편안하지 않은 환경에서 몇 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다시 재발되었습니다.
3. 송경동 시인 연락과 접견 관련
* 인터넷 서신 : 법무부 홈페이지 인터넷 서신 (수용번호 6022 송경동)
* 일반 서신 : 부산시 사상구 사상우체국 사서함 58호 6022 송경동
(함께 구속된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은 수용번호 6026입니다.)
* 일반접견 : 법무부 홈페이지에 예약하면 접견 시간 10분, 그냥 갈 시 7분
부산시 사상구 주례3동 666번지 부산구치소
<부산구치소 가는 길>
1. 고속버스 이용 시
① 부산터미널 (전철역 노포역→서면역→주례역 : 50여 분)
② 서부산터미널 (택시로 구치소까지 요금 3천원 거리)
2. 기차 이용 시 부산역(전철역 부산역→서면역→주례역 : 30여 분)
주례역→부산구치소 (7번 출구 도보 10분, 2번 출구 택시 기본요금)
* 화상접견 :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을 하면 거주지 가까운 곳에 있는 교정기관에서 10분간 화상접견을 할 수 있습니다. (예: 서울남부교도소, 서울남부구치소-서울시 구로구 천왕동-로 화상접견을 예약하면 여기로 가서 부산구치소에 있는 송경동 시인과 화상으로 만날 수 있음) 부산이 멉니다. 화상접견을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단, 화상접견은 미리 여유 있게 예약을 해야 합니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접견이나 화상접견 시, 접견자나 피접견자 모두 1일 1회밖에 허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접견 일정이 겹치지 않게 조정이 필요합니다. 부산반빈곤센터 최고운 활동가가 송경동 시인의 면회 일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접견을 하고자 할 경우 최고운 활동가에게 문자로 연락을 하면 가능한 일정을 확인해 줄 것입니다.
* 최고운 부산반빈곤센터 활동가 (010-5135-7957)
<송경동 시인이 탔던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을 거쳐 현재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희망텐트’로 정리해고․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뚜벅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카페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를 방문하면 알 수 있습니다.>
*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게 검사가 1년6개월의 징역을 구형했다고 합니다. (1월 31일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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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21에 송경동 시인이 쓴 칼럼입니다.
당신은 어떤 변기인가
[노 땡큐!] 감옥에서 보낸 편지-②
잘 지내는지요. 전 잘 지냅니다. 금세 한 달이 훌쩍 지났군요. 0.94평 독방이 금세 적응되어 우리 안에 갇힌 짐승처럼 어슬렁어슬렁 오가는 내가 낯설기도 합니다. 어떤 땐 한 몇 년 산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검찰 송치라도 나간 날은 빨리 들어갔으면 좋겠는 ‘집’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루에 한 번 운동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 교도관이 선심 쓰듯 한 5분 스팀이라도 조금 쬐고 들어가라는데, 그 5분의 자유가 오히려 불편하고 갑갑해 빨리 방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이게 ‘감옥효과’인가 봅니다. 조금만 가둬두면 자연스럽게 자유라는 날개를 스스로 접고 구속을 내화하게 되니 말입니다.
사랑스런 성소와 같은 변기
가끔 이 조그만 방과 내가 혼연히 일체가 되었다는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사람이라는 게 복잡한 것 같아도 실상은 먹는 입과 소화하는 장, 그리고 배설하는 항문이라는 한 줄의 순환계인 것처럼 이 방도 같은 모양새입니다. 입구에 ‘식구통’이라 부르는 배식구가 하나 있고, 반대편 ‘뺑끼통’에 하얀 변기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 방에서 나는 내장과 같은 기능을 합니다. 조그만 구멍으로 하루 세 번 음식을 넣어주면 잘 소화시켜 뺑끼통 변기 구멍으로 최종 소화물을 내보내줍니다. 나는 나의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 하루 두 번 불가리스를 구매해 먹기도 하고, 식사가 들어온 뒤에는 30분씩 걷기 운동을 해서 순환기 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줍니다.
이렇게 입구와 출구의 사이가 너무 가까우면 지저분하지 않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워낙 간명한 거리이고 구조이다 보니 배달사고도 없고, 쌓아둬서 냄새날 것도 없이 깨끗이 관리하게 됩니다. 어떤 명품보다 하얗고 식기보다 더 깨끗하게 변기를 닦습니다. 입구로 들어온 모든 것의 설거지도 여기서 하고, 얼굴도, 이도, 몸도 여기서 닦습니다. 모든 걸 깨끗하게 하는 이 조그만 공간이 뺑끼통이 아니라, 변기가 아니라 무슨 사랑스런 성소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이런 뺑끼통 변기보다 못한 사람이 많습니다. 되돌아보면 나도 그런 영혼의 하수구일 수 있습니다. 지저분한 것들을 매일 먹고 사니 더럽지 않느냐고요. 하지만 세상엔 이 변기보다 더 지저분한 것들을 주워먹고, 내뱉는 입들이 많습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제 한 몸의 필요를 넘어서는 수많은 욕망의 잉여를 쌓아두고 물 내리지 않는 더러운 영혼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사회의식도, 비판의식도, 반항도, 저항도 없이 잘못된 세상이 싸지르는 대로 받아먹는 무지한 몸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변기보다 더 많고 위험한 반사회적 박테리아 생산의 숙주가, 놀이터가, 근거지가 되는 몸들이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뱉었는지를, 내가 먹어야 할 것과 내뱉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인간 변기들이, 인간 병기들이, 인간 흉기들이 간혹 눈에 뜨입니다. 당신은 어떤 몸인가요? 어떤 입인가요? 어떤 변기인가요? 아니면 어떤 내장인가요?
일한 만큼 가져가는 간명한 세상
희망버스의 힘이기도 한지 모두가 다시 ‘복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는데, 모두 ‘노동’을 전제로 하거나 눈치를 보며 이야기합니다. 분배의 정의가 사라진 곳에서 복지의 꽃은 피어날 수 없습니다. 생산현장에서의 기본적인 분배의 정의를 말하지 않는 복지는 사기입니다. 혼자 먹을 수 없는 사회적 가치나 잉여를 독점한 1% 재벌체제의 혁파를 얘기하지 않는 복지는 질 나쁜 환각물일 뿐입니다. 이 재벌들은 워낙 커서 관장을 할 수도 없습니다. 우선은 이 사회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잘게 쪼개고 부숴야 합니다. 이 사회의 건강한 내장인 우리가 달려들어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누구나가 일한 만큼 가져가는 세상, 누구나가 자신의 몸과 생활을 영위할 만큼은 먹을 수 있는 세상, 누구나가 내게 꼭 필요한 에너지만큼만 소비하며 사는 간명한 세상을 꿈꿔봅니다.
너무 깨끗이 닦아두었나. 자꾸 뺑끼통의 하얀 변기한테로 눈이 갑니다. 내 영혼의 뒤끝도 저리 깨끗하고 간명했으면 좋겠습니다.
송경동 시인
[2012.01.05. 한겨레21 제89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