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 제7편 술이(述而) 34장
子疾病 子路請禱. 子曰 有諸. 子路對曰 有之.
誄曰 禱爾于上下神祇.
子曰 丘之禱久矣.
공자께서 병환이 위독(危篤)하였다.
제자인 자로(子路)가
공자(孔子)께 병이 낫도록 기도(祈禱) 드릴 것을 청하였다.
공자께서 물으셨다.
병이 들면 병이 낫도록 기도(祈禱)하는 선례(先例)가 있느냐?
자로(子路)가 대답하기를
예 있습니다!
“뇌(誄)”라는 문헌(文獻)에 기록하기를
“너를 도와 달라고 천신(天神), 지신(地神)에게 빌었느니라”
하였습니다.
※뇌(誄)-는 죽은 사람을 애도하기 위해 짓는 제문(祭文)과 성격이
유사한 내용의 중국 풍속
이에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평소에 바르게 살도록 기도한지가 이미 오래되었는데
새삼스럽게 병들었다고 기도를 시작하랴”
34. 子 疾病이어시날 子路 請禱한대 子曰 有諸아 子路對曰 有之하니
誄曰 禱爾于上下神祇라하도소이다 子曰 丘之禱 久矣니라
자 질병이어시날 자로 청도한대 자왈 유저아 자로대왈 유지하니
뇌왈 도이우상하신기라하도소이다 자왈 구지도 구의니라
공자가 질병에 걸리자 자로가 기도를 청하니, 공자가 말씀하셨다.
"과거에도 그런 일이 있었느냐?" 자로가 대답했다. "있었습니다.
뇌(기도문)에 이르기를, '천지 신명에게 기도한다.' 고 하였습니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그런 정도라면 내가 기도한 지가 오래되었다."
기도란 평소 선(善)하게 살도록 빎으로써 신(神)의 가호(加護)를
받는 것이지,
무슨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병이 난 후에야 부랴부랴 병을 낫게
또는 돈벌 게 해달라고 비는 게 아니라는 것이 공자(孔子)의
생각이었다.
공자(孔子)는
“선(善)하게 살게 해 달라”는 기도는 오래전부터 해왔다는 뜻으로
“나는 기도 한지가 오래되었다”고 말한 것이다.
중국 속담에
平時不燒香 臨時抱佛脚 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는 향(香)도 피우지 않다가 무슨 어려운 일을 당하면
부처님 다리 붙잡고 사정한다”는 뜻이다.
일을 당해서야 부랴부랴 하는 기도(祈禱)는 진정한 기도가 아니다.
절이나 교회에서 헌금(獻金)을 핑계로 하는 것은 기도가 아니다.
그러니까 코로나 정도의 전염병 앞에 종교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것은 종교가 본연의 길을 버리고 “물질의 길(物質之路)”을
걸어왔기 때문에 신앙의 길이 실종(失踪)된 것이다.
헌금(獻金)이 안 들어온다고 종교의 문을 닫는 것은 종교가 아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같이 사는 사람을 상대로 차마 해서는
안 될 짓을 안 하고 선(善)하게 살게 하고
해서는 안 될 짓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지 않게 비는 것이
진정한 기도(祈禱)다.
무슨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외우고 주기도문(主祈禱文)을 외우는 것이
기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