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원 건축의 백미라는 안동 병산서원

[33회 손금지]

 

하얀 백사장에 병풍산인가, 병산인가...병산서원을 두번째 방문하게 되었다.

이번엔 저 정갈한 모래 위를  걸어 강가까지 가서 강물에 손을 담궈보았다.

 

병산서원엔 유난히 배롱나무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  서원의 정문인 복례문을

들어서고 있다.

복례문은 논어의 克己復禮爲仁에서 나왔다고 한다. 자기를 낮추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곧 인이다 라는 공자님 가르침을 함축한 경구라는 설명을 들었다.

 

복례문을 들어서면 곧 강당인 만대루가 압도하듯 나타나는데, '한국 서원 건축의

백미'로 손꼽히는 건물이다. 자연목을 그대로 이용하여 지은 정면 7칸, 측면 2칸의

이 건물은  건축적 조형미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만대루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2층 누각인데, 휴식과 강학을
겸한 복합공간이라 할 수 있다. 정면 7칸, 측면 2칸의 이 건물은 사방이

호쾌하게 펼쳐져 있다.

만대루는 보존을 위해, '마루에 오르지 마시오' 하고, 오래동안 일반인 출입을

허용치 않았는데, 개방을 함으로서 생기를 되찾았다. 유홍준 교수에 의하면,

모든 목조누각은 개방되어 사람들이 자유롭게 앉고 쉬어야 쇠락하지 않고,

그 수명이 오래가는 법이라고 했다. 진주 촉석루가 그 한 예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경회루도 개방시켰다고 한다.

 

한 교수가 이 서원의 전신은 고려말, 풍산현에 위치하고  당대 학문의 전당이었던 풍악서당이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 만대루에서 바라보게되는 강과 산,사계절의 환경이

선비들의 사상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했다.

 

만대루에서 바라 본 병산과 강물, 하얀 백사장 풍경... "병산서원 만대루에 앉아

있으면.....공부할 마음은 싹 잊어버린다! 賢賢易色뿐만 아니라 賢賢易景까지 해야 했던

병산의 서생들이 제대로 공부가 될 수 있었겠느냐"는 한 학자의 조크에, 적극 동의하며

유쾌해진다. 그래도 달달 외워야하는 공부는 못하더라도 독서삼매경에는

빠질만한 장소 아닌가 싶었다.

처음 왔을 때, 통나무를 그저 덤덤하게 깎아 만든 이 투박한 계단에 몹시

감동했었다. 이런 투박하고 믿음직한 계단을 경남 안의계곡의 한 정자에서 본

기억이 있지만, 만대루에서 더욱 빛을 내는 것 같았다.

 

서있는 두루마기 차림의 병산서원 원장께 사회자가 건의 사항을 묻자,

많았던 노송이 두그루 밖에 남지 않은 점과 소나무를 없애고 주차장 시설을

했는데, 서원과 너무 가깝다는 애로점을 이야기 했다.

사당인 존덕사 옆으로 양지바른 곳에 도서관인 장판각이 있었다.

장판각은 서판 및 유물을 보관하는 곳으로서 유성룡 문집을 비롯하여
각종 문헌 1000여 종, 3000여 책을 간직하고 있다.

서원이라는 전통시대의 교육공간을 현대의 사람들이 새롭게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서원이 이미 지나간 시대의 박제화된 유물이 아니라 우리에게

문화적 교육적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이제는 마루에 오르지 마시오가

아니라 자유롭게 앉고,  교감해야 하는 시대인 것같다. 옛 건물을 통해, 옛

사람과의 교감...

한국인은 서원 공간을 통하여 그들의 미학적 감수성을 드러내고, 그들 특유의

교육철학과 세계관을 제시한다고 한다.

국가 브랜드 위원회와 문화재청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9개의 서원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문화재청에서 사적으로 지정한 9개의 대표서원을 함께 기억하고저 올립니다.

 

ㅇ 남계서원 : 경상남도 함양군(사적 제499호/2009.05.26 지정)

ㅇ 도동서원 : 대구광역시 달성군(사적 제488호/2007.10.5 지정)

ㅇ 도산서원 : 경상북도 안동시(사적 제170호/1969.5.28 지정)

ㅇ 돈암서원 : 충청남도 논산시(사적 제383호/1993.10.18 지정)

ㅇ 무성서원 : 전라북도 정읍시(사적 제166호/1968.12.19 지정)

ㅇ 병산서원 : 경상북도 안동시(사적 제260호/0978.3.31 지정)

ㅇ 소수서원 : 경상북도 영주시(사적 제55호/1963.1.21 지정)

ㅇ 옥산서원 : 경상북도 경주시(사적 제154호/1967.3.8 지정)

ㅇ 필암서원 : 전라남도 장성군(사적 제242호/1975.04.23 지정)

경북이 5개나 점하고 있군요...

[36회 김옥덕]

대표서원 반 이상이 경북에 몰려있는 현상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대구가 교육도시인 것이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의 향기와 옛선조들의 교육을 엿볼 수 있는 수준 높은 병산서원 탐방기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33회 손금지]

예, 나도 그런 생각이 났어요. 체통과 가문 중시가 좀 골 아프지만 자부심 생기지요.^^

[40회 공명희]

옛건물을 통해 옛사람과 교감이라....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더니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해 좀더 알아야 할것 같아요
덕분에 병산 서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감사*^^*

[33회 손금지]

명희님 반가워.^_~

[38회 유명수]

병산서원 만대루..너무 좋지요?
제시댁 종가와 가까이있어서 저는 자주들린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만대루를 언니를 통해서 느끼니 더 좋은것 같네요..

[33회 손금지]

하회 유씨 양반가 규수가 안동 뉘댁 종가 총각과 결혼 하였을꼬?^^

[28회 박정자]

옛 사람들의 멋과 기품.,숙연해 집니다. 금지 아우는 항상 이렇게 교육적인 유적을 우리에게 전해 줘서 동호회원의 긍지를 일깨워 줍니다.

[33회 손금지]

뭐, 일깨울 생각이 있었던게 아니구요. 9개 서원 알려드리려고...저도 처음 알았거든요.^^

[28회 최숙희]

경북에 서원이 많이 있다니 은근히 자랑스럽네요.
병산서원에 대해 아는바 없었는데 자세한 설명으로 다소나마 알게 되어 고마워요. 금지님~~

[33회 손금지]

저도 어떤 건축잡지에서 병산서원에 관한 글을 읽고 보고팠지요. 첫눈에도 들은대로 좋더군요.
도산서원도 찍어오긴 했는데...

[28회서혜숙]

그 곳에 간듯이 사진과 설명으로 병산서원 알게 되었어요 어느 기회에 한번 가 보구싶어요..고마워

[33회 손금지]

늘 답글이 이렇게 늦습니다...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