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탈림)이 다가올 때.
구월 하고도 십육일 비번날에 아침 묵고, 마눌님을 꼬셨다.
산에 안갈래?
안가!
다시 시도 했다.
산에 가자~~
안가요! 시민공원 "북까페"에 갑시다~~
슬슬 김이 난다...하지만 참고 꼬시기로 했다.
산에 함 가자~~
대답이 없다.
힘이 빠진다.
혼자서 가기로 맘 묵고 산행 준비를 한다.
물 챙기고, 수건 챙기고...
양치를 하며 눈치를 본다.
마눌님이 갑자기 바쁘게 움직인다.
약속이 있나???
신발 신고 나서려는데, (성지공원까지)"걸어갈라꼬요?" 하신다.
(야호~~오 예!~~~)
아니 택시 타고 가야지~(최근에 차비가 올랐는데, 1/2 이니까 더 싸게 느껴 진다)
공원 입구에서 다시 꼬셔 본다.
같이 맨발로 갈까?
아니~~
퍼뜩 포기했다.
그렇게 오랜만의 데이트가 시작 되었다.
쇠미봉을지나 철탑 가기 전에 아프단다.
어디가?
뒤꿈치가!
함 보자~
아니 멀었어요. 그냥 갑시다~
저기인데~~
조금 가다가 "저기라메 언딘데"하며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다(날씨 탓인가?)
순간 저녁 밥상이...생각나.
"저기 좀 쉬었다 갑시다"하며 물을 건네며 신발을 벗겨 보았다.
아이쿠! 오늘 저녁밥 없겠다는 생각이 얼릉 스쳐 지나간다.
물집이 뒤꿈치에 두 개나 생겼다.
순간 지갑속의 일회용 밴드로 아양을 부려본다.
그러나 싸늘하다.
우짜지~~
그러던 차에 밤나무가 나타났다.
저기 밤나무 있네하며 밤송이를 주워 까본다.
한 개, 두 개....
드뎌 풀어졌다.
밤 까고 묵고 하다보이 어느덧 3 번 정류소다.
가랑비를 즐거이 맞으며 집에 오니, 맛난 고기가 나온다.
나에겐 좋은 태풍이었다.
그럼 다음에 봬요.
첫댓글 보기 좋습니다~~알콩~달콩~~
추석 쉬고 얼굴 한 번 봅세~~
@산제비 네~~안본지가 꽤 돼 가네요~
완전 회복하셨나요. 산타는 제비님 보니 너무 좋습니다.
완전은 안니고 쪼매~ 잘 지내지?
조심 조심, 부지런히~~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