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비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음식을 통해 섭취한 열량이 운동을 통해 소비한 열량보다 많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남은 열량은 체내에서 지방으로 변해 축적된다. 쉽게 말해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인 탓이다. 그러나 비만은 일조일석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대개 몇달, 혹은 몇년을 두고 지속해온 생활습관에 의해 살이 찐다. 주부의 경우 가족들이 남긴 음식을 버리지 못하고 혼자 먹는 행동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비만이 되고, 직장인의 경우 퇴근 후 1주일에 한두번씩 갖는 술자리가 배불뚝이를 만든다. 자동차를 구입한 뒤 덜 움직여 살이 찌는 경우도 있다. 살이 찐다면 먼저 자신에게 어떤 습관이 문제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Q.살이 찌는 질병은 없는가?
A.있다. 전체 비만 환자 중 1% 미만은 질병으로 인해 생긴다. 부신에 문제가 생긴 쿠싱증후군, 갑상선 기능저하증, 췌장에 혹이 생기는 인슐린종(腫), 난소에 여러 개의 물혹이 생기는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이 비만을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 간격이 뜸해지면서 갑자기 살이 찐다면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의심된다. 이 경우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살이 찌거나 다른 동반 증상이 있다면 질병으로 인한 비만을 생각해 봐야 한다.
Q.살찌는 것도 대물림되나?
A.똑같이 먹고 똑같이 움직여도 남들보다 확실히 살이 잘 찌는 체질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러한 체질은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다. 날씬한 부모를 둔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은 10% 정도지만 한쪽 부모가 비만일 경우는 40%, 양쪽 부모가 모두 비만일 경우는 70~80%로 늘어난다. 실제로 미국 록펠러대학 연구팀은 쥐에게서 비만 유전자를 찾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부모가 뚱뚱하다고 자녀가 반드시 뚱뚱한 것은 아니다. 비만에는 환경적 요인도 관여한다는 뜻이다. 비만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도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뚱뚱해지지 않는다.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유전자 치료는 아직 요원하다. 비만을 이기기 위해서는 환경적 요인의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Q.비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나?
A.비만 여부는 눈으로 보기만 해도 대강 알 수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알기 위해서는 몇가지 계산과 측정이 필요하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 체질량지수다. 이는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체질량지수가 18.5~23 사이이면 이상적이다. 그러나 18.5 미만이면 체중미달이며 23~25 사이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이다.
예컨대 키가 170cm라면 53.5~66.5kg일 경우 이상적인 체중이며, 53.5kg 미만이면 체중미달, 66.5~72.3kg이면 과체중, 72.3kg 이상이면 비만, 86.7kg 이상이면 고도비만이다.
Q.체질량지수가 높으면 무조건 비만인가?
A.아니다. 체질량지수는 비만 여부를 대강 짐작할 수 있을 뿐 정확한 것은 아니다. 키가 작고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무조건 비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170cm의 키에 몸무게가 80kg이라면 체질량지수로 볼 때는 영락없이 비만이지만, 운동을 많이 해 근육이 늘어나 체중이 증가한 경우라면 의학적으로 비만이 아니다. 반면 170cm의 키에 50kg이라면 체질량지수상 체중미달이지만 운동부족으로 근육이 거의 없고 체중의 대부분을 지방이 차지하고 있다면 의학적으로 비만이다.
Q.허리둘레를 재는 방법도 있다는데.
A.그렇다. 어떤 면에서는 체질량지수보다 허리둘레가 의학적으로 비만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더욱 중요한 잣대다. 이유는 허리둘레가 복부비만 여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대개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비만은 단순히 키에 비해 체중이 많다기보다 팔과 다리는 가는데 배는 볼록한 복부비만이다. 남성은 90cm 이상, 여성은 80cm 이상일 경우 복부비만이다.
Q.허리둘레는 어떻게 재는가?
A.허리둘레는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 어떤 자세로 측정하는가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공인된 측정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양 발을 25~30cm 정도 벌리고 서서 양발에 체중을 균등하게 분배시킨다. 측정 위치는 마지막 갈비뼈 아래에서 엉덩이뼈 가장 윗부분을 연결하는 수직선의 중간 부분이다. 다른 사람이 측정해야 정확하다. 측정하는 사람은 옆에 서서 줄자가 허리를 압박하지 않을 정도로 느슨하게 측정해야 한다.
Q.비만 여부를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A.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 즉 체지방률을 아는 것이다. 남성은 10~20%가 정상이며 여성은 18~28%가 정상이다. 체지방률을 알기 위해서는 특수한 장비가 필요하다. 가장 일반적인 장비는 비만클리닉 등에서 사용하는 체성분 분석기다. 체내 수분과 지방의 양을 측정해 체지방률을 계산해 준다.
측정 방법은 피검사자는 양말을 벗고 기계 위에 올라선 다음 양 손으로 기계의 손잡이를 잡고 1~2분 정도 서 있기만 하면 된다. 아프지 않고 간편하며 정확하게 비만 여부를 알 수 있다. 비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대개 1만~2만원선이다.
Q.체중은 적게 나갈수록 좋은가?
A.그렇지 않다. 체질량지수가 18.5 이하인, 이른바 체중미달은 비만 못지 않게 건강에 해롭다. 특히 나이 든 노인들은 비만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살이 찌는 것이 건강에 유리하다. 미 국립보건원이 수년전 65세 이상 노인 5,000여명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63.9㎏ 이하의 마른 남성, 51.2㎏ 이하의 마른 여성은 키와 상관없이 사망률이 37~50%나 증가했다. 너무 마른 사람은 폐에 구멍이 뚫리는 기흉 등의 질환이 흔하게 발생하는 등 저체중은 건강에 좋지 않다.
Q.출산후 살이 찌는 것은 생리적 현상인가?
A.아니다. 임신과 출산이 비만의 핑계가 될 수는 없다. 임신부들이 알아야 할 것은 뱃속의 아기를 위해 또는 모유를 잘 나오게 하기 위해라는 이유로 과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아기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출산후 뚱뚱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적당히 먹어 임신중 체중 증가의 폭이 12kg 전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Q.비만은 왜 치료해야 하나?
A.현대의학은 비만도 질병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의료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유는 비만을 공통분모로 여러 가지 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은 심장병,당뇨,뇌졸중,고혈압,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은 물론 유방암․대장암․전립선암․난소암 등 각종 암의 발생률을 높인다. 이외에도 퇴행성 관절염,디스크,담석증,코골이,지방,만성습진,생리불순,불임,자연유산,수면무호흡증 등 크고 작은 질환을 일으키며 대인관계 기피와 우울증, 자신감 부족 등 정신적 문제도 일으킨다. 거식증과 폭식증도 비만에서 비롯된 질환이다.
Q.비만이 성기능과도 관계 있나?
A.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다. 남성의 경우 뚱뚱할수록 정소(精巢)에서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는 반면 지방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 성기능을 위축시킨다. 뚱뚱할수록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이 잘 생기며 이는 발기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성기의 혈관에 장애를 초래해 발기부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복부비만과 허벅지 비만이 심해지면 성기가 피부에 가려지므로 상대적으로 성기가 작아 보여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수도 있다. 성적 활력을 위해서라도 살을 빼는 것이 긴요하다는 뜻이다.
Q.살을 빼야 코를 골지 않는다는데.
A.맞는 말이다. 이유는 인체가 원통형의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살이 찌면 원통의 바깥쪽으로도 늘어나지만 안쪽으로도 살이 쪄 원통의 내강이 좁아진다. 숨쉬는 공기가 지나가는 기도도 마찬가지다. 깨어 있을 때는 기도의 근육이 긴장도를 유지해 기도가 좁아지지 않지만 잠들면 기도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 기도가 좁아진다. 뚱뚱해서 기도의 내강, 즉 기도의 직경이 좁아진 경우 기도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코골이로 고생하는 사람은 살부터 빼는 것이 좋다.
Q.환자가 뚱뚱하면 수술하는 의사도 괴롭다는데.
A.맞다. 뚱뚱한 환자는 피하지방이 두꺼우므로 피부 절개를 통해 질병이 있는 부위를 찾아들어가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외과의사뿐 아니라 수술장에서 절개한 피부를 잡아당겨 집도의사의 수술을 돕는 인턴 등 수련의들도 환자가 뚱뚱하면 수술 내내 팔에 쥐가 나야 할 정도로 힘들다.
수술뿐 아니라 위장 내시경도 뚱뚱한 사람에게 불리하다. 뚱뚱한 경우 내시경이 지나가는 식도도 좁아져 있는 경우가 많아 시술 의사는 물론 환자도 고통이 심하다.
Q.윗몸 일으키기를 하면 뱃살이 빠지나?
A.불행히 뱃살만 빠지는 운동은 없다. 뱃살뿐만 아니라 우리 신체 어느 부분도 선택적으로 뺄 수 있는 운동은 없다. 윗몸 일으키기를 매일 해도 배에 있는 지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윗몸 일으키기를 하면 배근육이 강해져 탄력은 생기지만 뱃살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윗몸 일으키기가 도움이 전혀 안된다는 뜻은 아니다. 도움은 되지만 운동량에 비례해 몸 전체의 지방을 골고루 빼는 것이지 배의 지방만 빼는 것은 아니다. 이다. 요즘 유행하는 AB슬라이드라는 기구를 이용해 운동하는 것도 전체적인 운동효과가 있을 뿐 뱃살만 선택적으로 빼는 것은 아니다.
Q.나이가 들면 왜 배가 나오나?
A.나이가 들면 성장호르몬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20세가 넘으면 10년마다 14.4%씩 감소한다. 성장호르몬은 사춘기 청소년들의 키를 크게 하는 호르몬이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근육량을 늘이고 지방을 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분비 중단도 나이 들어 배가 나오는 중요한 이유다. 여성호르몬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지방을 신체 부위에 골고루 분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성장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이 부족하면 팔과 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만 튀어나오는 이른바 거미형 인간을 만든다.
Q.배가 나오면 수명이 짧아진다는데.
A.맞다. 복부비만은 생각보다 심각하게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당뇨,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심장병,뇌졸중 등 현대인이 걱정하는 대부분의 성인병은 복부비만에서 비롯된다. 혈압 수치와 함께 건강과 장수를 가늠하는 가장 대표적 수치가 바로 허리둘레다. 혈압을 줄이려는 노력만큼 허리둘레도 줄여야 한다.
Q.뱃가죽은 얇은데 배가 튀어나온 복부비만도 위험한가?
A.그것이 더욱 문제다. 복부비만은 피하지방이 아닌 내장에 기름이 낀 상태다. 마치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기름 낀 내장이 뱃가죽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것이 복부비만이다. 허리둘레가 커도 손가락으로 집어본 뱃가죽이 두껍다면 내장비만은 적다는 뜻이므로 덜 위험하다.
■식사 및 생활습관
Q.맥주를 먹으면 뱃살이 나오나?
A.퇴근후 한잔씩 마시는 맥주도 습관이 되면 배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맥주 같은 발효주가 양주 같은 증류주보다 살이 더 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술을 마실 때 살이 찌는 이유는 순전히 알콜 때문이다. 알콜 1g은 7kcal의 열량을 낸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g당 4kcal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열량이다. 이 계산대로라면 소주 한병의 열량은 500kcal나 되며 이는 웬만한 여자의 한끼 식사의 열량과 같다. 밥으로 따진다면 1과 3분의 2공기의 열량에 해당한다.
Q.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가?
A.물은 절대로 살찌지 않으므로 안심하고 많이 마셔도 좋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오해는 사람에 따라 잘 붓는 체질이 있는 데서 비롯된다. 특히 짠 음식을 먹고 난 후나 여성의 경우 생리 직전에 많이 붓는데, 이 경우는 살이 찌는 것이 아니고 체내 수분량이 증가하여 체중이 증가한 것이므로 비만과 다르다. 염분의 섭취를 줄이면 금세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Q.영양제를 먹으면 살이 찌나?
A.종합 비타민제 등 영양제를 먹으면 살이 찐다고 느끼고 매일 먹던 영양제를 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시판중인 영양제에는 열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살찌는 것과 무관하다. 다만 영양제는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주므로 신체의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아져 식욕이 증가할 수 있다. 영양제를 복용하고 살이 쪘다면 그동안 영양부족이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Q.기름진 음식만 피하면 살찌는 것은 걱정 안해도 되나?
A.기름진 음식은 열량이 높아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밥이나 떡, 국수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특히 중년이나 노년층의 여성들은 지방을 많이 먹어 비만이 된 경우보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 비만이 된 경우가 많다.
Q.피해야 할 간식과 인스턴트 식품은?
A.영양가는 낮으면서 열량은 높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인스턴트 식품이 대표적인 예다. 가공식품은 단시간에 쉽게 조리할 수 있고 저장이나 보존도 간단해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식품은 가공 단계를 거치면서 당분,염분 등의 첨가로 칼로리가 높아지고 영양가의 손실은 많아진다.통조림식품,비스킷,사탕,초콜릿,햄버거나 피자 등 패스트푸드, 주류, 콜라,사이다같은 청량음료, 자장면,스파게티,돈까스,라면,설탕과 크림을 넣은 커피 등은 뚱뚱한 사람들이 삼가야 할 식품이다.
Q.아침을 거르면 살이 찐다는 것이 사실인가?
A.그렇다. 인체는 식사를 거를 경우 그 직전 식사에서 섭취한 열량을 지방으로 보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침을 거르면 전날 저녁부터 다음날 점심까지 반나절 이상 굶는 상태가 지속되는 셈이므로 인체는 저녁식사때 섭취한 열량을 고스란히 지방으로 저장하게 된다.
Q.우유와 과일주스는 어떤가?
A.건강을 위해 각종 영양이 풍부한 우유나 과일주스를 한두잔 마시는 것은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뚱뚱한 사람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우유 속에는 포화지방산이 많으며 과일주스에는 과당이라는 당분이 많아 이들 모두 많이 마실 경우 살이 찔 수 있다. 다이어트중인 사람이라면 목이 마를 때 우유나 과일주스 대신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Q.밤에 먹는 것은 살로 간다는 것도 사실인가?
A.맞다.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야식은 비만에 더 해롭다. 이것은 자율신경계의 활성과 관련이 있다. 자율신경 중 긴장할 때 작동하는 교감신경은 우리가 활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가 잘 공급되도록 해주며, 이완할 때 작동되는 부교감신경은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낮에 사용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다음에 쓸 에너지를 축적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교감신경이 살을 뺀다면 부교감신경은 살을 찌우는 데 관여한다.
낮에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교감신경의 작용이 활발해 에너지를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해가 지고 밤이 되면 교감신경의 작용은 억제되고 부교감신경이 활발해지면서 에너지를 축적한다. 따라서 부교감신경이 우세한 밤에 먹은 음식이 살을 더 찌게 한다고 볼 수 있다.
Q.마음을 독하게 먹고 겨우 다이어트에 성공했는데 이내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
는 이유는 무엇인가?
A.초기 체중의 감소를 다이어트의 성공으로 보는 시각이 문제다.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수분-단백질-지방의 순서로 빠지면서 체중이 감소한다. 따라서 초기 체중감소는 대부분 수분의 손실과 단백질의 분해에서 비롯되며 지방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비록 체중계의 눈금은 줄었지만 진정한 의미의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Q.지속적인 체중감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A.초기 체중감량 목표를 과격하게 잡아서는 안된다. 한달에 2~3kg 감량을 목표로 해야 신체적 부담이 적다. 줄어든 체중의 양보다 질에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다. 빼야 할 살은 근육의 단백질이 아니라 내장에 낀 지방이다. 무조건 적게 먹는 다이어트에 매달리면 자칫 근육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근육은 과잉열량을 태워 없앨 수 있는 난로 역할을 한다. 근육이 모자라면 과잉열량을 소모할 수단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다이어트 중에도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Q.수백가지 다이어트 방법이 있는데 어느 것이 가장 좋은가?
A.지금까지 수많은 다이어트가 유행했다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비방은 없다는 것이다. 다이어트의 종류가 많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어느 것 하나도 효과가 제대로 입증된 것이 없다는 사실에 다름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에 매달릴 경우 몸을 망칠 수 있다.
Q.최근 유행하는 ꡐ원푸드 다이어트ꡑ로 효과를 본 사람이 많다는데.
A.포도나 야채효소 등 한가지 식품과 성분만 먹는 다이어트를 ꡐ원푸드 다이어트ꡑ라고 한다. 효과는 나타난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이 선택한 한가지 식품과 성분의 특별한 효능 때문이 아니라 한가지 종류만 먹게 되므로 전체적인 열량 섭취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일 원푸드 다이어트에 다른 음식물을 첨가해 전체적인 열량 섭취가 증가하면 다시 살이 찐다. 원푸드 다이어트는 단기간 살을 뺄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영양결핍 상태를 초래해 장기적인 체중감량에 실패함은 물론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Q.밥 대신 고기만 먹어 살을 뺀다는 이른바 황제다이어트는 어떤가?
A.고기나 생선은 실컷 먹되 밥이나 빵은 거의 안먹는 황제다이어트ꡑ를 하게 되면 몸에 케톤이나 요산이 증가하고 이를 콩팥으로 배설하는 과정에서 탈수현상이 나타난다. 즉, 황제다이어트로 인한 체중감량은 수분이 빠져나가 생긴 효과일 뿐 다이어트의 대명제인 지방을 줄이는 효과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
Q.사우나를 하면 살이 빠지나?
A.사우나로 체중이 줄어드는 것은 땀을 흘려 수분이 빠져나가 일시적으로 체중이 줄어드는 것이지 체지방이 감소해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인체는 일정한 양의 수분을 유지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물을 섭취하여 평소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하루중 물을 한모금도 마시지 않으면 1~2kg의 체중을 감량할 수 있지만 이는 진정한 의미의 다이어트가 아니다.
Q.요요현상은 왜 생기나?
A.요요현상이란 체중감량이 많았던 사람일수록 다시 그전처럼, 또는 오히려 전보다 더 심하게 뚱뚱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뜻에서 요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우리 몸은 가능한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음식 섭취를 감소시키면 우리 몸은 기초대사율을 감소시켜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 체중조절이 끝나고 식사량을 늘여도 감소한 기초대사율은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고 감소한 채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쉽게 체중이 다시 늘어나게 된다. 반복적으로 다이어트를 할수록 요요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Q.요요현상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
A.일단 체중조절을 위해 굶게 되면 우리 몸은 비상사태에 돌입해 기초대사율을 감소시키므로 너무 심한 절식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 기초대사율이 증가하므로 다이어트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실시하면 기초대사율의 감소를 막을 수 있어 요요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Q.옛날보다 적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인가?
A.그렇다. 똑같이 먹고 똑같이 움직여도 나이가 들면 나잇살이라고 하는 군살이 생기게 된다. 하루에 소비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심장이 뛰고 숨을 쉬며 체온을 유지하는 생명현상에 사용된다. 이른바 기초대사다. 운동과 일상적인 움직임에 사용되는 부분은 생각보다 적어 전체 소비 에너지의 3분의1 이하다. 기초대사는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에 쓰고 남은 열량이 많아져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Q.적게 먹는 것과 많이 움직이는 것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
A.둘 다 중요하다. 그러나 굳이 비교한다면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10리(4㎞)를 달려도 밥 한그릇을 더 먹으면 피장파장이다. 참고로 사과 1개=식빵 1쪽=생선 2토막=100kcal의 열량을 갖고 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적게 먹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줄어든 체중을 계속 유지하려면 운동이 필수적이다. 운동으로 근육량을 키워야 다시 살이 찌는 이른바 요요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 다이어트의 시작은 적게 먹는 것이지만 끝은 많이 움직이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Q.식사량은 어느 정도로 줄이는 것이 좋은가?
A.하루 500kcal 정도 식사량을 줄이면 매달 2kg의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끼니마다 먹는 밥의 양을 현재보다 3분의2 수준으로 줄이도록 한다. 밥 한 공기의 열량은 대략 200~300kcal이지만 밥의 양을 줄이면 반찬도 적게 먹게 되므로 궁극적으로 하루 500kcal의 열량 감소 효과를 얻게 된다.
Q.담배와 커피는 체중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A.담배의 니코틴과 커피의 카페인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살을 빼는 효과를 갖고 있다. 담배의 경우 한 개비마다 11kcal 정도의 열량손실을 초래해 하루 한갑씩 한 달간 피우면 1kg의 체중이 감소한다. 그러나 단지 살을 빼기 위해 담배와 커피를 즐기는 것은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과 같다. 특히 담배는 건강에 백해무익하므로 비만 여부에 관계없이 금연하는 것이 옳다.
Q.금연하면 살이 찐다던데.
A.맞다. 금연을 하면 감소됐던 신진대사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담배를 피우던 시간에 대신 군것질이 늘어나므로 체중이 증가한다. 평균적으로 금연후 2~4kg 체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4명 중 1명은 10kg 이상 증가한다. 금연후 체중증가는 담배 피우는 시간에 운동을 함으로써 막을 수 있다.
■운동요법과 약물치료
Q.살 빼는 데는 무슨 운동이 좋은가?
A.어떤 종목이든 운동이라면 다 좋다. 걷기와 달리기 등 산소를 이용하는 이른바 유산소 운동은 지방을 연소하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며, 웨이트 트레이닝 등 무산소 운동은 근육을 증가시키므로 기초대사율을 높여준다. 무산소 운동으로 근육량이 늘어나면 근육을 유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므로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살이 덜 찌게 된다. 대식가인 운동선수들이 생각보다 살이 찌지 않는 이유도 이들의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년에 접어든 사람의 경우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살을 빼는 효과와 함께 심폐기능을 좋게 하는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폐기능을 좋게 할 목적이라면 1회 20~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이 좋지만 체지방 감소를 목적으로 한다면 1회 45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체지방은 낮은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오랫동안 해야 분해된다. 강도가 강한 운동은 오래 지속하기 어렵고 운동하는 사람을 지치게 하므로 살을 빼는 데는 좋지 않다.
Q.운동을 하면 허기져 많이 먹게 된다는데.
A.적절한 운동은 식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빨리 살을 빼겠다는 욕심으로 한번에 과하게 운동을 하면 오히려 식욕이 증가한다.
이 경우 허기지고 피곤하여 단 음식을 많이 찾게 된다. 식욕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라도 1회 운동시간은 8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Q.운동을 하려고 해도 시간이 없는데 배가 나와 걱정이다.
A.일상생활 속에서 운동량을 늘이는 습관을 가져 보기 바란다. 주차장에서는 일부러 입구에서 먼 곳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5분만 계단을 걸어 올라가도 40kcal의 열량을 소비할 수 있다. 5분 걷는 것이 16kcal, 5분 조깅하는 것이 60kcal란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운동량이다.
Q.비만을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가?
A.그렇다. 2001년 국내 의료계에 상륙한 제니칼과 리덕틸이 있다. 둘 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거친 비만 치료제다. 현재 전세계 의료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비만 치료제는 제니칼과 리덕틸뿐이다. 이 약은 수년 이상 장기간 사용해도 부작용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으며, 일반인의 우려와 달리 중독의 우려도 없다.
이들 외에 비만 치료 효과가 있다고 선전되는 제품은 모두 약이 아닌 건강보조식품이다. 의약품과 달리 건강보조식품은 부작용과 효능에 대한 당국의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비만 관련 건강보조식품은 대개 상업적 목적으로 과대포장된 경우가 많으므로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Q.제니칼은 어떤 약이며 언제 먹으면 좋은가?
A.장(腸) 속에서 지방 분해를 억제해 살을 빼는 제니칼은 1년 복용시 체중의 10% 정도를 줄일 수 있다. 대변이 물에 뜨는 지방변이 생기거나 대변이 팬티에 묻어나오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거의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안전성이 뛰어난 약제다.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회사 로슈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 섭취가 많은 서구인과 달리 밥 등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된 한국인의 비만에는 큰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며 10만원 가까운 약값이 드는 것도 문제다. 삼겹살 등 육류 위주의 회식이 잦은 직장인 중 복부비만이나 고지혈증 소견이 있다면 제니칼 복용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Q.리덕틸은 어떤 약이며 어떤 사람에게 도움되나?
A.원래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된 리덕틸은 중추신경에 작용해 식욕을 떨어뜨려 비만을 치료한다.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 애보트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다. 지방만 공략하는 제니칼에 비해 전체적으로 식욕을 떨어뜨려 열량 섭취를 줄이므로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한국인에게 효능면에서 제니칼보다 다소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드물지만 혈압과 맥박을 높일 수 있어 고혈압․녹내장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또 두통과 변비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안전성 면에서는 제니칼이 낫다. 마찬가지로 전문의약품이며 11만~12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Q.최근 소아비만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도 제니칼과 리덕틸이 도움이 되나?
A.제니칼과 리덕틸은 안전한 약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린이와 18세 이하의 청소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거치지 않았다. 장기간 복용하면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성인과 달리 어린이에게는 처방이 허용되지 않는다. 어린이 비만 환자는 약물보다 ꡐ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는 원칙에 입각해 치료하는 것이 옳다.
Q.지방흡입술은 비만 치료에 도움이 되나?
A.지방흡입술은 몸매 교정용 성형수술일 뿐 비만 치료를 통해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대로 기대할 수 있는 체중감량 효과는 3~4kg 정도다. 가느다란 도관을 피하지방에 삽입해 지방을 녹여 빨아낸다. 어떤 부위라도 가능하나 피부 두께가 3cm 이상은 되어야 한다.
또한 피하지방만 뺄 뿐 성인병의 주범인 내장비만은 치료 대상이 아니다. 배는 나왔는데 뱃가죽이 얇은 사람은 지방흡입술의 대상이 안된다는 뜻이다. 화상과 멍, 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피부가 쭈글쭈글해질 수 있다. 드물지만 지방 덩어리가 폐동맥을 막아 발생하는 폐동맥색전증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Q.최근 비만클리닉에서 시행하는 엔더몰로지란 어떤 치료법인가?
A.지방흡입술과 마찬가지로 몸매 교정용 성형수술이다. 성인병 예방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피부 밖에서 초음파 등으로 자극해 피하지방을 분해시켜 살을 뺀다. 지방흡입술에 비해 아프지 않고 전신마취가 필요없는 등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1회 시술로 신속한 효과가 나타나는 지방흡입술에 비해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5~10차례 이상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것이 흠이다.
Q.최근 성행하는 아미노필린 주사요법의 효과는?
A.살이 찐 피부에 주사기를 찔러 아미노필린이라는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가 일부 비만클리닉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 아미노필린이라는 약물이 지방 분해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대한비만학회 등 관련 학회는 아미노필린 주사요법의 효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지나친 기대를 삼가줄 것을 당부했다. 아직 공인된 치료로 자리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Q.다이어트 광고처럼 ꡐ1주일에 10kg 감량ꡑ은 가능한가?
A.많은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ꡐ1주일에 10kg 감량ꡑ을 보증하면서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 1kg을 빼기 위해서는 7,700kcal를 덜 먹어야 한다. 하루 평균 열량 소비량은 남성의 경우 2,500kcal이고 여성은 2,000kcal이다. 그러므로 1주일을 내리 굶어도 체지방은 2~3kg 정도 감소하는 정도에 그친다.
한마디로 1주일에 10kg 감량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설령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지방이 아닌 수분의 손실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극심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음식물과 함께 섭취되는 소금의 양이 줄어들어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간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이 빠진 것이 아니고 수분이 빠진 것이므로 정상적인 식사로 돌아오면 금세 예전의 몸무게로 되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