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객들은 저녁이 되면 먹을 것을 찾아 거리로 나온다. 배 고픈 짐승들이 굴에서 나오듯이, 음식점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을 만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줄을 서는 것과 음식을 골라 먹는 점일 것이다. 여행의 즐거움 중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줄이 긴 음식점은 일식집 마루카메 (Marukame)우동집과 마키노 촤야(Makino Chaya) 씨푸드 뷔페집이다. 타나까 어브 도쿄 레스토랑은 예약으로 줄은 없지만 언제나 북적인다. 나도 줄을 서서 마루카메 우동집에 들어갔다. 한 남자가 밀가루 반죽을 두드려 면을 빼고, 그 옆에 방금 빼낸 면을 삶아 찬물에 행구고, 그 옆에는 끓여 놓은 육수를 부어 주고, 그 위에 파썬 것과 튀김 부스러기를 얹어 준다. 우동만으로 부족한 사람은 늘어 놓은 새우튀김이나 수시, 유부초밥 같은 것을 한 두 개 올리도 $5-$6이다. 여느 일식집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먹을 음식의 조리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가벼운 저녁식사를 원하는 사람은 우동집을, 뷔페를 원하는 사람은 <2011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를 받은 마키노 촤야 일식집에 간다. 뷔페 집에는 각종 고기와 새우, 20종류의 수시, 30종류의 디저트가 있지만 식사비용은 $20 이다.
<타나카 어브 도쿄 레스토랑>은 호노룰루 지역에 3개의 체인점을 가진 대판야끼 전문점으로 해물요리, 스테이크, 랍스터가 주메뉴로 주방장이 직접 손님 앞에서 요리하며 칼과 불, 음식과 술병으로 갖가지 묘기를 보여 준다. 1995년에 호놀룰루 잡지가 최고의 일본 레스토랑으로 선정한 후, 미국내 10대 일본 레스토랑 중 하나로 이름이 알려졌다. 재료가 다양하고 신선하지만, 점심이 $30-$40 이고, 디너는 $50-$80이다. 뉴질랜드 몽고철판 요리는 이 모든 재료와 쏘스와 양념까지 선택할 수 있는데다 값도 싼데...
중국인들은 어느 나라에 가든지 차이나 타운을 만든다. 차이나 타운은 중국 송나라 때(960-1279)부터 생겼다고 한다. 차이나 타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얌차다. 얌차(딤섬, 점심)을 파는 집은 분주한데 다른 상점들은 문을 닫은 상점이 많고, 건물 여저기에 낙서가 있어서 나간 동네 같다. 얌차의 메뉴 중에 내가 좋아하는 것은 수십 가지의 만두와 속이 텅빈 찹쌀 도너츠다. 아무리 먹어도 $10-$20이면 족하다. 차이나 타운은 다섯 시면 문을 닫아서 그런지 밤이면 무법자들이 어슬렁거린다고 한다.

칼라카우아 도로변의 로얄 하와이언 쇼핑센터에는 일백 개가 넘은 고급 상점과 부띠크, 레스토랑과 푸드코트가 있다. 부띠크에는 쇼 윈도우에 마네킹 대신 실제 모델이 서 있는 곳도 있다. 쇼핑센터에서는 매일 훌라춤 강습, 레이 만들기, 우크렐레 레슨, 하와이언 퀼트 등의 무료 체험 교실도 열린다. 그리고 주말에는 무료 공연까지 있다. 로얄 쇼핑센터의P.F.CHANG 레스토랑은 중국 퓨전 레스토랑으로 타나카 어브 도쿄 레스토랑과 음식값은 같지만, 더 푸짐하다.

식사를 하는 동안 칼라카우아에서 아일랜드의 세인트 패트릭스 페스티발이 있었다. 온통 녹색으로 장식한 차, 녹색 의상, 녹색 액세서리, 신발까지 녹색이다. 영국인들은 아일랜드를 8백년 지배하고도 지금도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한다. 한많은 아일랜더들의 피리소리가 처량하다.
인터네셔날 맞은편에 있는 치즈케익 펙토리 레스토랑은 위치가 좋아서 그런지, 이름이 좋아서 그런지 매우 북적였다. 팁을 주는 것이 아깝지 않게 써비스가 좋다. 하와이의 모든 음식은 동서야양 퓨전음식이 많다.
인터내셔날 마켓 뒤쪽에는 편지로 벽면을 모두 되배한 한국 음식점 미가원이 있다. 숯불구이 전문점인데 비빔밥, 찌게, 탕류, 생선구이, 전골, 김밥 등 메뉴가 다양하고 음식값이 $10-15 인 것이 매력이다. 또 인터네셔날 마켓 푸드 코트에도 퓨전 음식을 판다. 비빔밥에 비프까스를 얹었다.
호노룰루 다운타운에서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폴리네시아 민속촌에 가려고 버스에 올라 보니 버스에 탄 삼십여 명이 하얏 리전시 와이키키 호텔 숙박객이다. 폴리네시아 민속촌에 가서야 민속촌이 몰몬교에 속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몰몬교 학생들이 자기 나라 사람들을 안내한다. 한국 학생들의 말소리도 들린다.



민속촌의 입장료는 디너와 쇼의 종류에 따라 성인1인당 $120에서 $250인데 일본 초등학교 학생들이 수확여행을 왔다. 오늘날 하와이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일본인들, 하얏트 와이키키 호텔 투숙객 절반 이상이 일본인이다. 하와이를 방문하는 일본인이 하루 평균 3천 명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에서 하와이까지는 3,846km, 일본에서 하와이까지는 3,850 km다. 하와이는 일본계 하와이안이 하와이 전체 인구의 25%로 인구 비율상 백인이나 원주민의 숫자를 능가한다. 하와이의 인구분포는 아시아계 41.6%, 유럽계 24.3%, 원주민 9.4%, 아프리카가 1.8% 다. 하와이는 미국 속의 일본이다.
민속촌에서 폴리네시안 뷔페를 먹는 동안 킹 카메하메하 쇼와 남태평양 섬나라의 공연이 있었다. 뷔페의 별미는 보라색 토란빵과 김치, 코코낫 우유에 버부린 생선회다.
하와이8박 9일 식사 중에 와이키키비치의 바비큐를 잊을 수 없다. 옆에 자리잡은 켈리포니아에서 왔다는 가족이 주고 간 불과 뉴질랜드에서 준비해 간 숯으로 구운 고기가 노릇노릇 익어갈 때 와이키키 해변의 환상적인 노을이 펼쳐지면서 해변에 늘어선 호텔에서 부드러운 하와이안 쏭이 흘러 나왔다.
노을이 지자, 지뢰탐지기 같은 기구로 백사장을 훑고 다니는 사람이 있어서 유리 조각같이 위험한 것을 찾아내는 줄 알았더니, 관광객들이 잃어버린 귀금속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도 있어 보니, 쓰레기통속에서 시 수건들이 꽤 많이 나온다.
하와이에서 한국 교포를 별로 만나지 못했다. 한국 교포가 일본 교포에 비해 적은 이유 중의 하나는 일제침략기인 고종 때까지 올라간다. 최초 이민자 121명이 하와이 사탕수수밭에 들어오고 (1903), 그 후 7천 명이 들어온(1905) 후 하와이 이민의 문이 닫혔다. 그 이유는 일인 교포들이 근면 성실한 한국 노동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고종에게 압력을 넣고(1905), 또 일인들이 ‘한국인들이 하와이에서 학대를 받고 있다.’ 는 거짓소문을 퍼뜨려 고종이 이민을 중단했다는 기록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