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tav Mahler
Symphonie Nr. 9 D-Dur
Wiener Philharmoniker - Andris Nelsons
Sa. 11. August 2024 11:00 Großes Festspielhaus
잘츠부르그는 지난 7월 19일부터 시작된 여름음악제로, 여름 여행 시즌에 관광객으로 주요 관광 도로는 사람이 서로 부딪칠
정도로 인파가 넘치고 세계 전역이 무더위 증상이 있듯이, 이곳도 과거 10년 전만 해도 에어컨 없이 지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가정에서나 버스, 지하철, 음식점 등 에어컨이 필수가 될 정도로 여름 더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20세의 나이 1981년부터 무려 43년을 함께한 지휘자 만프레드 호넥의 동생 Rainer Honeck이 이번 공연에 악장으로,
2015년 수석이 된 플륫의 Karl-Heinz Schuetz, 21세에 Vienna State Opera Orchestra에 입단하고 24세에 빈 필 종신
오보에 수석이 된 Sebastian Breit, 2010년 종신 수석이 된 클라리넷의 Matthias Schorn, 2024년 정식 수석이 된 파곳의
Lukas Schmid가 목관악기를 책임졌다. 오보에 수석 Sebastian Breit는 9월 4일 시작하는 ard 국제 콩쿠르에 참가 예정으로,
가뜩이나 다른 오보에 참가자보다 테크닉적으로나, 소리의 질에서 많은 결점을 가진 빈 오보에로 경연에 참여하는데
콩쿠르가 20여 일 남짓 남은 중요한 시간에 빈 필의 중요한 연주회에서 솔로 오보에까지 맡아 이런 상황이 콩쿠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전 파트에 객원 단원이 많이 눈에 띄어 시즌 후에도 휴식을 가질 수 없는
빈 필의 상황적 고육책이 공감되었다. 빈 필은 30년 이상 장기 근속한 단원들이 대거 은퇴하고 근자에 세대교체를 이루어
모든 파트의 신. 구 조화가 잘 조직된 이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1. Satz: Andante comodo
작년까지만 해도 다이어트가 필요해 보인 넬손스가 소문으로 들은 태권도를 좋아해 살을 뺐는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으로
포디움에 들어온다. 빈 필과 잘츠부르그 여름 음악제와 정기 연주회에서, 그리고 투어를 통해 객원 지휘자로 많은 공연을
함께해 이제는 거의 상임지휘자를 몇 해 같이 한 정도의, 눈빛만 봐도 서로의 의중을 알아차리는 매우 잘 맞는 케미가 되었다.
Beethoven, Antonín Dvořák, Anton Bruckner와 말러는 정확히 9개의 교향곡을 썼고 10번째 교향곡을 완성하기 전에 영면
했거나 더 이상 쓰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죽음을 알아차린 듯 말러는 1악장에서부터 아련하고 몽환적인 추억과 그리움을
그려낸다. 넬손스는 보면대를 가슴까지 끌어 올려 촘촘히 체크한 스코어를 보면서 지휘하는 모습은 이제는 그의 상징이
되었다. 그의 스승 마리스 얀손스를 무척이나 닮은 그의 지휘 모습은 주정과 주지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가장 이상적인
지휘자의 상이다. 섬세한 어택이 필요할 때 지휘봉으로 지시를 하다가도 음악적인 감성을 표현할 때 지휘봉 없이 손짖으로
깊이 있는 따뜻한 음악을 끌어낸다. 말러는 아련한 추억속에서 갑자기 혼돈의 과거를 테마 조각과 모티브가 다양한 소리를
대위법을 통해 모든 오케스트라 파트를 동원해 함께 연주하게 함으로 새로운 음악의 길을 연다. 당시 혁신적인 작곡 기법을
두고 Alban Berg는 새로운 음악 시대의 전환이라고 찬사를 보낸다. 빈 필 모든 파트가 서로 다른 목소리로 함께 울부짖고
있지만 넬손스의 통제로 엄격한 질서 속에서 각 파트의 주장이 선명하게 들리는 극치의 앙상블이 이룬다.
2. Satz: Im Tempo eines gemächlichen Ländlers
두 번째 악장은 그로테스크하게 왜곡된 스케르초다. 이것은 교향곡 4번에서 이미 나타나는 죽음의 춤을 연상시킨다 .
빈 필과 넬손스는 그들이 전통적으로 이어오는 빈 필만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다른 오케스트라에서는 전혀 들어볼 수 없는
칼라, 감각의 음을 들려준다. 전통적인 빈 필 호른의 따뜻한 음색의 질감 있는 소리와 팀파니의 깊은 울림은 말러의 따뜻한
인간미를 대변한다. 마치 캔버스에 수십 번 덧칠해 묵직한 질감 마티엘의 그림을 느끼는듯한 소리는 다른 오케스트라에서는
들어볼 수 없는 소리로 전통을 지키려는 빈 필의 의지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선물이다. 이 악장에서 빈 필 목관의 특수악기인
es 클라리넷, 피콜로와 목관 파트가 앙상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름을 알 수 없는 객원 피콜로 단원의 날것 같은
풋풋함의 가식없는 원초의 소리는말러의 내면의 심정을 대변하듯 이번 연주의 정점을 찍었다. 새로운 파곳 수석 Schmid도
건강한 소리로 솔로와 뚜띠의 역할에 충실해 목관 파트의 기둥을 이룬다. 그동안 40년 가까이 수석을 맡아 고루함을 보여
주었던 수석이 은퇴하고 참신한 수석의 등장으로 목관 파트 전체가 역동적인 앙상블을 보인다.
말러는 이 Scherzo에서 Waltz , Ländler, Styrian Ländler 세 가지 오스트리아 춤 형식을 사용하여 다양한 리듬의 변화를
통해 유대인으로 당시 시대 환경에서 "을"로만 살아야했던 아린 추억과 사랑했던 알마 말러와의 갈등을 음을 통해 울부짖고
있다. 마치 자서전과 같은 마지막 교향곡은 말러의 음악적 결과물을 총 집약한 대 서사시로 후기 낭만이후 많은 작곡가에게
다음 장르의 길을 열어주었다.
3. Satz: Rondo-Burleske
3악장에서 말러는 더욱 옹골차게 대위법의 극치로 새로운 음악의 길로 가고 있다. 이런 말러를 넬손스는 혁명적인 해석도,
새로운 발견도 아닌, 최고의 사랑과 열정으로 보수적 시각을 가지고 그려내고 있다. 지휘봉을 들고, 거침없이 달려드는
빈 필의 모든 파트에 서로 다른 함성을 통제하고 때로는 융합시키는 넬손스의 음악에는 인간미가 물씬 들어있는 따뜻함이
근본적인 기조에 깔려있어 청중들을 사로잡는다. 빈 필은 이 치열한 각 악기간의 충돌에서도 한치의 오차를 느낄 수 없는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4. Satz: Adagio. Sehr langsam und noch zurückhaltend
4악장에서 넬손스의 진가가 나타난다. 포디움에서의 그는 서 있는 자체로 진정성과 성실함을 우리 스스로 느끼게 한다.
그의 삶이 묻어 나오는 그의 모습은 자체로 카리스마를 이루고 에너지를 발산하여 오케스트라 단원 스스로를 능동적으로,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폭풍이 몰아치듯 격동적으로 그러나 과함이 없이, 모자람도 없이 꼭 정도에 맞게끔만 음악적
결과물을 이루어 낸다. 또래의 지휘자들이 새로움을 찾아 클래식 음악의 선을 넘는 과함으로 자극적인 모습을 보일 때도
넬손스는 묵묵히 정도의 길을 걷는다. 그가 그동안 살아온 삶이 그대로 투영되어 보여주는 말러의 마지막 교향곡 4악장은
빈 필과 함께 먼 훗날 세계 문화유산에 기록해야 할 가치 있는 참 음악이었다. 지휘봉 없이 손짓으로 시작된 4악장은 말러의
영혼의 소리를 빈 필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바스의 깊이 있는 질감의 소리로 대변하여 감성을 자극한다. 거의 모든
교향곡을 통해 그려낸 독특한 말러만의 현악 앙상블을 넬손스는 깨질세라, 흐트러질세라 조심스럽게 보듬고 껴안으며
다독여 말러의 마지막 교향곡의 길고 긴 마지막 악장을 섬세한 손짓으로만 이끌어 숨도 멈추며 귀 기울리는 청중의 가슴을
파고든다. 방임하듯 오케스트라와 교감만으로 마무리를 이끈 맺음 후 넬손스의 30초 가까운 긴 움직임 없는 소리는 참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깊은 울림이었다. 지휘자 시노폴리는 말러 9번 4악장의 마지막 부분을 "Geste des Verlusts" - 상실의 몸짓,
완전히 고요하고 죽어가는 상태로 표현하고, 넬손스는 이 소멸을 초월적인 느낌을 불러일으켜 빈 필 단원들이 자신이 연주
하면서도 언제 끝을 냈는지도 모르는 무아의 세계에서 그들의 소리는 소멸돼 버린다.
12, August 2024. Salzburg. franciscopaik.
그동안 몰라보게 불어난 몸집으로 포디움에서 냉철한 사고를 보여주지 못해 필자를 안타까움에 빠지게 했던 넬손스는 오늘
공연에서 그 우려를 말끔히 해소 시켜주었다. 마리스 얀손스 이후 지휘계를 이끌 지휘자로 눈여겨 지켜봤던 그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빈 필과 함께한 이번 연주는 최선을 다한 최상의 공연이었다. 2024/25 시즌 넬손스는 보스턴 심포니와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통해 오케스트라 앙상블을 점검하고,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사이클 연주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