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매화 찾아 갔다가 천왕문 앞의 배포함에서 영문, 중문, 일문 안내 절첩(折帖-접는 팜플렛)을 들고 왔다.
영문 팜플렛은 통도사 달력과 함께 20년 전 티벹 여행에서 만난
영국 웨이크필드에 사는 노신사에게 보냈다.
통도사는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영축총림(靈鷲叢林) 통도사
총림은 강원, 율원, 선원, 염불원이 있는 불학원(佛學院)
통도사라는 절 이름은 다음 2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1. 출가 승려는 통털어(通) 불사리를 봉안한 불탑의 금강계단에서 반드시 계율(度)을 받아야 한다.
자장(慈藏) 율사(律師)의 통도사 창건 목적을 잘 담은 이름이다.
통도사가 신라 계율종의 본산임을 보여주는 이름이다.
2. 광대무변한 불교의 가르침을 융관회통(融貫會通)하여(通)
일체 중생을 구원한다(濟度-度).
세계와 현상과 마음에 대한 바른 인식인 '철학'과
인간을 포함한 우주의 뭇생명을 구원하는 '종교',
이 양자를 모두 갖춘 유일한 종교인 불교 본래의 목적을 담은 보편적인 이름이다.
불교의 철학은
'일체의 현상은 서로 얽혀서 존재한다'는 연기(因緣生起) 진리이고,
불교의 실천은 뭇생명의 괴로움을 구원하려는
자비(慈悲喜捨-사랑, 연민, 남의 좋은 일을 기뻐함, 남을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평등하게 대함 4無量心)
서원(誓願)으로 표현된다.
구룡지 다리 난간 기둥에
"하늘이 감춰둔 세계를 자장이 얻었으니 이 또한 문수보살의 지시였다."
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통도사 창건 연기 설화를 새긴 자료이다.
관음전의 관음보살이 들고 있는 연꽃 줄기는
중생이 본래 지니고 있는 지혜를 상징한다.
영산전 벽화에 법화경 견보탑품에 나오는 석가불과 다보불이 나란히 앉아 있는 다보탑이 등장한다.
영산전(영산회상도)은 영축산이 설법무대인 법화경의 신앙 공간이다.
경전의 왕(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을 통합)인 법화경의 견보탑품, 약왕보살본사품 등을 알아야 다보탑 조성의 이유를 알 수 있다.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 화엄사와 빈신사자사지의 4사자 석탑, 월정사 8각9층석탑과 신복사지와 법주사의 약왕보살(일체희견보살)상, 통도사 영산전 벽화의 이불병좌상 다보탑과 발해의 이불병좌불상, 일본의 목조 다보탑, 중국의 천복사다보불감응목탑이 모두 법화경 신앙에서 조성되었다.
고유섭의 <<조선 탑파의 연구>> 참조.
응진전과 극락전 부근에 붉은색이 도는 반석이 있는데,
백운암의 젊은 승려를 연모한 산나물 채취 여인의 애절한 전설이 전한다.
삼국유사 권5 의해편 자장정율에 자장이 홀로 깊고 험준한 산속에서 '낭호(狼虎-이리와 범)'를 피하지 않고 고골관(枯骨觀) 수행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국토의 74%가 산지이고,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산지 사찰에는 호환(虎患)이 많았다. 산신각에 생태계 먹이사슬의 정점인 범이 산신으로 모셔져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낭호(이리와 범)'는 '호랑(범과 이리)'이고, '호랑이(범과 이리)'는 이리는 빠지고 '범'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북한에서는 '범'이라 한다. 봉화 백두대간 수목원에 가면 한국 범을 볼 수가 있다.
하로전의 삼층석탑은 신라말 고려초에 조성됐다.
통도사 템플스테이 안내문이 명문이다.
새벽에 목어 두드리고 북 치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빈 마음과 기쁜 정신으로 공양간으로 가서 아침밥을 공양한다.
신성한 적멸보궁에 고요히 앉아 기도와 명상을 하며,
솔이 가득한 무풍한송길(舞風寒松路)에서
맑고 상쾌한 솔 향기로 목욕하여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한다.
통도사 사찰 체험 활동은 자연과 전통의 훈향(薰香)으로
현대인의 일상 생활에서 생기는 집착과 탐욕을 놓아버리게 하는
보배롭고 고귀한 인연을 제공한다.
적멸보궁 좌선(坐禪), 무풍한송길 산책의 걷기 명상,
통도사 각 불전 참배와 문화유산 견학, 다도, 성보박물관 견학,
계곡 물놀이 등의 대자연과 어울리기,
스님과의 대화, 염주와 연꽃등 만들기, 108배 대참회 등.
이제 은퇴를 했으니 통도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고 싶다.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산사를 꼽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산사에 묵으며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것이다.
불지종가(佛之宗家-절 집안의 종가이고) 국지대찰(國之大刹 나라의 큰 사찰이네) 통도사
응진전에 과거(제화갈라보살), 현재(석가모니불), 미래(미륵보살)을 모시고 있다.
통도사 문수전 문수보살상
대광명전과 금강계단 사이의 전향각(篆香閣)은
2023년 3월 12일에 본래의 문수전으로 복원됐다.
자장 율사는 부처님 오신날에 태어나서 이름을 선종랑(善宗郞)이라 했으며,
문수보살을 신앙했고(문수전), 통도사에 불사리를 봉안한 불탑(적멸보궁)에 금강계단을 열어 계율을 주고,
불상과 대장경(해장보각)을 가져오고, 보살계본, 화엄경(大方廣殿), 섭대승론을 강의했으며,
경과 계율을 주석하고 관행법觀行法이란 저서를 남겼다(계율종).
대국통(大國統, 신라 불교 교단 정비)이 되었으며,
승려와 관리들의 복식과 의식에 쓰이는 당번(幢幡)을 중국식으로 정비했다.
- 삼국유사 권5 의해편(義解篇) <자장이 계율을 정하다(慈藏定律)>, 속고승전(續高僧傳) 권24
가람배치도에서 사자목 오층석탑(侍塔殿)은
자장율사가 모시고 와 안치한 황룡사 구층 목탑의 사리를
국립박물관에서 이운해 허물어진 옛 탑을 복원한 것이다.
영산전 마당의 둥근 석지(石池)는 언제 조성했고,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가람배치도와 통도사 안내문에 없다.
영산전 마당의 석지의 이름과 유래를 아시면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
인도 마가다국 라즈기르(왕사성)의 그리드라쿠타는
음역하여 기사굴산이고 줄여서 사굴산, 굴산이라 하며,
의역해 취서산(鷲棲山, 독수리가 서식하는 산),
영취산(靈鷲山, 신령한 독수리가 사는 산, 또는 독수리 모양의 바위가 있는 산)이다.
'취서산'이나 '영취산'의 '취(鷲)'의 복모음이 발음하기 어려워,
특히 영남 지방은 음가가 단순하여,
단모음인 '축'으로 발음하여
'영축산', '축서사'가 관용음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불교에서는
가령, 파라밀이 아니라 바라밀, 반약심경이 아니라 반야심경,
십방세계가 아니라 시방세계처럼,
의식문이나 경전을 독송할 때
된소리나 거센소리는 예사소리로 바꾸고,
받침이 있어서 발음하기 어려운 소리는 받침을 탈락시키며,
복모음은 발음하기 쉽도록 단모음으로 변화시키며
비음을 넣어서
독송자가 유려하고 쉽게 발음하고,
듣는 사람이 평안하고 유려하게 느끼도록 한다.
영취산이 영축산으로 음이 바뀐 것은
이런 일과 관련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