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황망한 가운데 지나갔다.
금요일 아침에 동네에서 같이 자란 친구의 임종이 전해진다.
마찬가지겠지만 배우자가 친구들의 연락처를 모두 알 수 없으니 내게로 먼저 소식을 알려왔다.
초등학교동창회 총무에게 연락해서 카톡방에 공유했다.
조의를 표한다는 문자가 쇄도하고~~~~~~~
전 날에도 카톡을 했던 친구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한 동네에서 같이 자란 친구의 죽음은 가슴 한 쪽이 휑하게 비어지는 상실감으로 다가온다.
많이도 싸우고 ~~~~~~
클 때 내가 친구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좋았다.
싸우면 내가 휘두르는 주먹에 코피가 터지기 일쑤였다.
친구어머니가 친구를 끌고 와서"죽여~~~~~`죽여~~~~~"소리치시곤 했었다.
그러면 우리 엄니는 "낼 장에 소 팔러갈라구 하는디 재수 없게 지랄여~~~~~~`"
이렇게 대갈을 하시곤 했었다.
중학교 댕길 때인가 어쩐가, 신탄으로 이사를 가고 십 대에 장가도 가서 자식을 낳기도 했었다.
한마디로 사회생활을 일찌감치 시작해서 산전수전 겪으며 모진 세파를 겪어오던 친구였다.
재주는 좋아서 장가도 난 한 번가는 것도 간신히 갔는 데 마누라도 갈아치우고~~~~~
그 곡절이야 미루어 짐작이 간다.
그러던 중에 후두암이라는 큰 병이 나고~~~~~~`
산에 댕기는 뱜바우 도울 건 없고 항암에 좋다는 약제와 삼을 내어주곤 했었다.
좀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하는 바램이었다.
토요일 오후에 조문을 가기로 작정을 하고 움직였다.
저 번에 보니 내가 십 수년 전 심어놓은 삼 자리에 벌목이 이어지는 게 보였다.
그냥 두면 포클레인에 무참히 짓밟힐 것이 분명하다.
몇 년 더 두었더라면 좋은 심이 되었을 것을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벌써 내 삼 자리 절반이상이 사라진 광경이다.
남아있는 광자리 찾아나섰다.
자주 가서 자라는 거 봤던 곳인 데 한쪽을 벌목하고 나니 어디가 어딘 지 광자리를 찾는 데 한 시간 넘게 헤매고 나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정말 아쉽다 삼 년만 더 두었더라면 좋은 심이 될 것인 데~~~~~~~~~~~~~
삼도 너무 햇볕이 안 들면 자라는 것이 더디다.
적당한 햇살이 비추는 곳은 심이 많이 자랐다.
큰 삼통에 가득 심을 거둬서 내려왔다.
작은 거 여러 수 혹 벌목 후에라도 살아남을까,하고 남겨두고 내려왔다.
산수국이 꽃을 피웠다.
마당 구유와 고무통에 연잎이 피어나고 있다.
가만히 보면 연잎을 톡톡 건드리는 것이 있다.
금붕어가 아래 그늘에서 놀고 있는 것이다.
창고에 예초기 하나 꺼내서 시동 걸으니 공기휠터로 연료가 떨어진다.
농협농기구수리센터에 맡기고 ~~~~~~``
옷 갈아입고 신탄진의 친구와 함께 조문길에 나섰다.
친구가 생전에 살아가던 모습을 이야기하며~~~~~~~`
도착하니 전처와 현처가 반갑게 맞는다.
친구가 내 얘기를 얼마나 했는지 내 이름만 부른다.
살아생전에 이야기를 풀어놓는 데, 복잡했던 가족관계처럼 한 많고 설움 많았던 이야기를 어찌 다 풀어놓을 수 있을까?
손주는 법조인의 길을 가려 준비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준다.
친구의 동생들을 보는 것이 경황 중에도 반갑다.
이 동생은 내 여동생친구, 이 동생은 내 막내친구~~~~~~`
동기간 등 가족들을 빼고는 조문객이 별반이다.
외롭게 투병하다 가는 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도 썰렁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위해주고 달래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돌아와 머윗대 자르고 상추 따서 집으로 향했다.
가다가 샾에 들러 병사고 술사고~~~~~~~`
피곤하기는 한 데 잠이 오질 않는다.
일요일에는 공장부터 찾았다.
옥시기 심어놨더니 풀밭인 지 뭔 밭인지 구별이 안된다.
엉덩이 걸치는 깔개를 하고 호미를 이용해 풀을 뽑았다.
얼마 살아남지 않은 양파밭에도 풀을 매고 ~~~~~~~~`
나무가 죽 심어져 있는 안둑에도 풀을 뽑았다.
이놈의 진딧물은 하수오 어린 줄기가 맛있는지 다닥다닥 붙었다.
점심 먹고 어제 거둬온 삼을 담금 했다.
삼은 술을 담아보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술이 삼십 리터 가까이 들어갔다.
'쉿! 조용히 ~~~~~`
마누라 알면~~~~~~~~~`
덩굴채소용 그늘막에 호박이며 열매마, 수박, 오이 등이 기세 좋게 올라오고 있다.
헛간 옆 완두콩 주변에 풀을 매고 ~~~~~~
뒤꼍에도 풀을 매고~~~~~~~``
삼계탕거리 삼을 넉넉하게 챙겨서 집으로 향했다.
친구의 유택이 고향동네 저수지위 선산에 모셔져 있을 것이니 가끔가다 들러서 둘러보며 유년의 추억을 소환해 봐야겠다.
이 생의 온갖 설움 고통 다 잊고 영민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