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윤 “대세 주연 배우? 아직 갈 길 멀었다, 초심 잃지 않을 것” -②- [스타@스타일]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했던가. 무려 7년간의 단역 시절을 겪었지만, 특유의 긍정 에너지로 이 악물고 버티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김혜윤. 짧지 않은 무명생활을 이겨낸 그는 단역부터 조연을 거쳐 어엿한 대세 주연 배우로 우뚝 성장했다. 3년 전 JTBC ‘SKY 캐슬’ 강예서 역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쾅 찍었던 김혜윤. 캐릭터가 워낙 강렬했던 탓에 차기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으나 그는 우려를 기회로 삼으며 날개를 더욱 활짝 폈다.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은단오 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전작의 여운을 말끔하게 지워내는가 하면, tvN ‘어사와 조이’에선 기별부인 김조이 역을 맛깔나게 소화해 보란듯이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냈다. JTBC 새 드라마 ‘설강화 : snowdrop’에선 베일에 싸인 전화 교환원 역을 맡아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펼칠 예정이란다. 매번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대중의 마음 속 깊숙이 들어온 배우 김혜윤을 만났다.
…①에 이어서…
Q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에서는 팔에 용 문신을 한 퇴폐적인 캐릭터의 연기를 보여준다고요. 연기 변신 스펙트럼이 정말 무궁무진하네요.
▲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이 역할을 제가 맡으면 어떤 그림으로 나올지 너무 궁금하고 기대됐어요. 거칠고 강하고 웃음이 없는 역할을 맡았어요. 대사 대부분이 욕이었는데요. 화 많은 캐릭터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어요. 연기하기 전까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확신이 서질 않고 긴장이 많이 됐어요. 예서 때와는 결이 다른 분노를 연기해야 했거든요. 예서 땐 ‘나 화났어!’하면서 화를 마구 표출하면 그만이었는데, 이 역할은 굉장히 과격하고 거칠어요. 에너지를 정말 많이 쏟아내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과격함을 표현해 낸 역할이에요.
Q 귀에 팍팍 꽂히는 딕션으로도 유명하잖아요. 어쩜 그리 대사를 맛깔나게 해요?
▲ 어렸을 때부터 말하는 걸 그렇게 좋아했어요. 말이 참 많은 아이였죠(웃음). 책도 눈으로만 절대 안 읽었어요. 입으로 중얼중얼 떠들면서 읽었죠. 하도 말이 많아서 엄마가 참 힘들어하셨어요. 하하. 따로 노력을 한다거나 연습을 한 건 아니에요. 딕션이 좋다고 평가를 해주시는 건 말이 워낙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Q 예서 이미지가 너무 강해 다음 작품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는데 ‘어하루’로 괜한 우려를 보기 좋게 날려버렸죠. 아직도 ‘단오 앓이’를 하는 팬들이 많아요.
▲ 단오 역을 처음 맡았을 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SKY 캐슬’을 찍고 난 뒤에 맡은 작품이라 예서가 튀어나올 것 같았거든요. 예서라는 역할에 너무 오랫동안 흠뻑 빠져 살아서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아요. 대본을 봐도 자꾸 예서의 시선으로 보게 되는 거예요. 예서를 버리고 단오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기 위해 한동안 밝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작품들만 찾아서 보곤 했어요.
Q 본인의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어때요?
▲ 사실 연기에 대한 자존감이 굉장히 낮은 편이에요.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편이라 제 연기가 한번도 맘에 든 적이 없어요. 제 연기를 모니터링 할 때마다 ‘저 때 왜 저렇게 했지?’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 같아요.
Q 이젠 어엿한 대세 주연 여배우로 자리매김했어요. 무명시절의 멀게만 느껴졌던 꿈을 이룬 기분이 어떤가요?
▲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관심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고. 너무 좋고 행복하지만 한편으론 두려워요. 책임감도 더 막중해진 것 같고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항상 긴장하고 있어요.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될게요.
에디터 황연도
앳스타일(@sta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