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산길은 사람 피곤하게 만든다...
하지만 마치 가을 산을 다니는 듯한 기분으로...
따뜻한 날씨와... 푹푹 빠지는 낙엽들...
그 낙엽을 밟으며 조금씩... 조금씩... 오세암을 향해 걸어간다...
드디어 도착한 오세암...
그곳에서 스님들께는 죄송하지만...
한잔의 소주로 힘들었던 공룡능선의 기분을 되살려본다...
'다음번엔... 죽!어!도! 안온다 -_-**'
오세암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백담계곡을 거쳐 나의 보금자리 관광버스가 있는 곳으로~~ *^^*
헤드렌턴님과 같이 걸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걸었으면 좀더 좋았으련만...
헤드렌턴님께는 죄송하지만... 혼자 사색하며 걷고 싶었기에 묵묵히 낙엽을 밟으며 간다...
약 12시간의 산행...
정말 이제 지칠대로 지쳤다... 아침먹고... 점심 행동식으로 떼우고...
중간에 소주 한잔 마시고... 그렇게 내려오는 길은 정말 사람 지치게 만들었다...
수렴동 계곡의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안함...
작년 소청을 향해 올라가던 설산의 매력... 아늑함...
그런 기분 보다는... 배고픔과... 조금씩 밀려오는 추위가 나를 괴롭히고 있다...
아무래도 공룡을 목적으로 왔다가... 공룡을 밟아주고 온것으로 목적달성이라 생각했나보다...
별따기님... 산머슴님... 검돌이님... 브라더님... 영으니님... 헤드렌턴님... 그리고 불량이...
이렇게 7명이 B팀의 후미를 지키며(?) 걸어내려오는 도중...
무전기로 정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
빨모님 : 지금 백담대피소에서 간단히 막걸리 한잔할테니 그쪽으로 와!!
검돌이님 : 네~~ 금방 가겠습니다...
드디어 먹을게 생겼다...
누가 그랬던가... 먹을걸 생각하면 더욱 배가 고파진다는 사실을...
허기짐은 계속되었지만... 막걸리 생각하며... 열심히 걷는다...
그!런!데! 저 앞에서 영으니님과 헤드렌턴님이 무언가 주섬주섬 꺼내시고 계시니~~~
내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것은 처음이었다~~
에이스 크레커였던가??? 그곳에 참치 샐러드를 찍어 먹는데...
후루룩... 쩝... 지금 생각해도 군침이~~ ㅋㅋㅋ
정말 맛있게 그것을 후딱 해치우고... 막걸리가 기다리는 백담대피소로~~~ *^^*
백담대피소에서 많은 분들이 주시는 혀끝을 자극하는 칡막걸리 한잔과...
따뜻한 파전 한장... 그리고 김치찌게...
그것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술기운에 가기 위해서 옆에 피워놓은 불에 얼굴을 가까이 댄다...
'술발아 올라라~~ 술발아 올라라~~~' ㅋㅋㅋ
내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브라더님 옆에 동참하는데... ㅋㅋㅋ
앞으로 7km 정도...
술기운에 그 험난한 아스팔트 길을 걸어간다...
술기운 떨어지기 전에 더 가야한다~~ 더 빨리 가야한다~~~ *^^* -_-**
하지만 아무래도 하산길은 지루하고...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막걸리보다 더 좋은 소식이 날라오니~~~
대장님이 관리소에서 차를 빌려서 우릴 데릴러 오신덴다...
우~~와~~~ 앞으로 대장님을 사랑할수 있을것 같애~~~ *^^*
산타페 한대에... 앞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타고...
트렁크에 배낭 싣고... 자리가 없어서 꾸겨타기 시작하는데...
태어나서 그런 경험 또한 처음이었으니...
트렁크 문을 열고... 배낭 위에 올라타고...
산머슴님... 브라더님... 그리고 불량이...
이렇게 세명이 트렁크에 간신히 몸을 끼우고 가기 시작한다...
행여 굴러떨어질까... 행여 트렁크 문이 닫힐까... 행여 배낭을 떨어뜨릴까...
한손으로는 내 배낭을 굳게 잡고... 한손으로 떨어질까 뒷좌석을 굳게 잡고...
다른 분들 배낭 떨어질까 온몸으로 그 배낭들 감싸며...
그렇게 설악의 마지막을 짜릿하게 장식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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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산행기 정말 지루하게 썼네요...
워낙 글솜씨가 없어서 줄여서 쓸 능력이 안되서리... -_-;;
빨모님~~ 정말 공룡 데리고 가주셔서 감사하구요~~
제가 머리가 나빠서 닉은 잘 못외우지만...
같이 공룡을 타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특히 계속 후미를 지켜주셨던 브라더님... 산머슴님...
그리고 마지막 하산길 지루하지 않게 해주셨던 별따기님... 검돌이님...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올 여름이나... 봄쯤에는 비선대로 해서 거꾸로 한번 가보려 합니다...
그때까지 좀더 체력을 길러서 다시 한번 도전을 해봐야죠~~ *^^*
마지막으로... 이번 공룡 같이 타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주셨던 B팀 분들과...
마지막 아스팔트에서 구해주셨던 대장님~~
그리고 언제나 여산회를 지켜주시는 빨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첫댓글 불량님 다음엔 선두에서 만나요 ^^*
처음이란 항상 긴장되고, 힘들고, 막막하지. 그 다음은 진짜 친한 친구처럼 설악의 아름다움을 하나 하나 찾아가게 될거여 ^^ 수고했어. 빨모가 거짓말쟁이가 안되면 처음가는 사람들이 무슨 희망으로 공룡을 넘었을ㄲ! ㅎㅎㅎ
잘 봤어 ^^ 앞으론 산행후기담당해라^^ 언제 한번 같이 가야 할덴데'''
설악의 산행기 미리 학습하는마음으로 잘보았습니다! 맑은 거울 처럼 자연에서는 모두마음이 아름다와지나봅니다! 그간 한 15회 정도 산행경험과 중학 시절 하루 약 2시간거리 산길 등교한 추억을 업시켜서 마음의 준비를 해봅니다!
너 말 자주 바꾼다.. 설악은 죽어도 안 간다며^^ 3학년 입학식 잘 해냈고.. 체력 관리 잘 하시게나...
복장님 힘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산행이라 생각합니다. 설악에 왜 왔는가는 잠시 힘들때 많이 생각이 나죠. 하지만 힘든 깔딱고개를 지나면 편안한 하산길이 나오듯 저역시도 설악의 공룡이나 서북주를 찾는 이유는 힘든산행그시간을 저도 모르게 즐기고 있는것 같아요.
왜 설악을 찾고 또 찾을까하는 의문. 내 자신도 그 이유를 아직도 찾고 있습니다. 아마도 나중에 .... 즐거운 산행과 기억에 남는 산행을 함께하셨고, 회원님들과의 우정도 쌓으셨죠. 그럼 행복한 산행을 하신겁니다. 건강하세요. 담 설악때 빡신 황철봉에서 무지막지한 너덜과 함게 뵙죠.
복장님. 우리 산타페 추억 영원히 잊지 말아요. 아니 못잊을겁니다. 다음 산행땐 쏘주 한잔 제대로 하자고요.
언제나 다시 밟아보려나 ~ 그떄까지 ... 글구... 다들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어디든 다시 갈수 있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