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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 나가기 전에 상대팀에 대한 전력분석을 제대로 안하는 건 . 마치 한 부대가 전쟁에 나서기 전, 총칼을 안들고 나가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예전 2010년 세계 U-17 선수권 대회 기사입니다(당시 이동엽, 문성곤, 이종현, 한상혁, 최창진이 나갔죠.)
상대할 나라들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고, 잘못된 정보도 많았다. 당초 캐나다와 폴란드를 1승 상대로 예상했지만 현지에서 직접 본 이 팀들의 전력은 알고 있었던 부분을 훨씬 더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1승 목표였던 폴란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전 전력 분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독일과의 경기 중 우리가 앞선 채 전반을 마쳤는데, 락커룸으로 돌아가는 도중 독일팀 락커 앞을 지나는데 독일팀 스태프들이 락커룸에 티비를 설치하는 모습을 봤다. 무엇을 하는가 했더니 그 짧은 시간동안 독일팀 전력 분석원들이 우리 팀의 전반전 경기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해 선수들에게 보여주면서 후반전을 대비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는 성인 대표팀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그 나라들은 17세 대표팀 대회에서도 변함없이 하고 있었다.
폴란드에 대해 길게 이야기를 해보면,
참고로 이 당시 세계 U-17 선수권 대회 준우승(우승은 미국)을 차지했던 폴란드는 사실 유럽 내에서 분명 리투아니아, 스페인과 같은 농구강국은 아니나,
이 세대(일명 1993년생 세대)의 경우는 좀 많이 달랐습니다. 즉 스페인의 골든보이즈, 혹은 세르비아의 황금세대처럼, '실력 좋은 유망주들이 한 세대' 에 집중되면서 마구 튀어나오던 시기였습니다.
폴란드뿐 아니라 유럽 내에서도 굉장히 재능 좋은 유망주들로 구성되었다고 평가를 후하게 받았고,
2010년 세계 U-17 선수권 대회가 열리기 바로 직전 해(2009년 유럽 U-16 선수권 대회에서 4강 진출에 성공하며, 4위로 세계 U-17 선수권 대회 본선 티켓을 따냈던 팀입니다.)부터,
이미 유럽 쪽에서는 강팀으로 유명했던 청소년 대표팀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때, 다른거 다 떠나 최소한 '유럽 U16 선수권에서 4강에 올랐다는 사실' 만 알고 있었더라도, 즉 이들의 전력을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무시못할 수준의 팀' 이라는 인식 정도는 충분히 알고 들어갈 수 있었다고 봅니다. 무려 미국 다음의 농구 수준을 자랑하는 세계 넘버 2, '유럽의 4강팀' 이니까요.
이들의 위엄은 NCAA의 곤자가 대학의 스카우트가 직접 폴란드에 가서 폴란드 청소년 대표팀 경기를 봤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이 팀의 에이스(세계 U-17 선수권 대회 베스트 5, 현재 드래프트익스프레스 1993년생 비미국 선수 랭킹 1위, 2013 유로바스켓 본선 만 20세의 나이에 폴란드 성인 대표팀 발탁.)라고 볼 수 있는, 마테쯔 포니카(198cm, 가드/포워드)는 NCAA 1부 명문대학, 신시내티 대학이 오매불망 리쿠르팅하고 싶었던 선수였으며
밑의 기사 링크입니다.
ttp://guboards.spokesmanreview.com/showthread.php?30301-Report-Recruiting-in-Europe
Poland is a hot recruiting stop at the moment as several Colleges are showing interest in their highly talented 1993 generation. Tommy Lloyd from Gonzaga told in a recent interview that he just came back from Poland while we heard as well that the University of Cincinnati is currently in the Eastern European country to recruit. The main targets are of course Mateusz Ponitka
포니카와 함께 팀의 핵심이었던 7풋 센터 프르제미슬라브 카나우스키(216cm 센터)는 미국의 농구명문 곤자가 대학에서 플레이하고 있으며, 지난 시즌에는 평균 두자리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자세한 건 NCAA/해외 게시판의 폴란드 글을 보시면 됩니다.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대표팀 전력분석원을 둔 건, 저도 당연히 잘한 일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 시기가 문제였다고 봅니다. 마치 학창시절, '벼락치기 시험공부' 하는 것 마냥, '급속도로, 그리고 임시, 한시적으로' 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대표팀 전력분석과 관련된 진짜 문제는 아시안게임 이후라고 봅니다. 그 이후부터 대한민국 농구의 위에 계신 분들께서 대표팀 전력분석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전력분석 시스템' 을 갖추는 데, 힘을 쏟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전력분석원도 1명만 둔 것도 정말 큰 문제입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업의 '테스크 포스 팀' 같은 '지원팀 ' 개념의 '팀 수준의 전력분석팀' 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즉 미국만 농구하는 것도 아니고,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남미, 아프리카도 농구를 합니다. 그래서 전 세계 구석구석을 아우를 수 있는 '전력분석팀' 이 필요한 거죠.
그런 의미에서 다각도의 '철저하고, 자세하며, 세밀하고, 단계와 시스템' 전력분석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그 대상은 전 세계를 상대로입니다. 즉 다시한번 풀어 써보자면, 이런 '큰 세계 대회' 과 있을 때만 '임시 방편의 전력분석' 아닌, '항시 대기식' 의 전력 분석이 필요한 셈이죠.
사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팀 전력분석(물론 이 점도 변할 수 있습니다.)은 몰라도, 선수 분석의 경우, 대표팀 경기만 보고,전력분석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된다고 봅니다.
대표팀 경기는 대부분 단기전이기 때문에, 선수의 장, 단점 그리고 플레이 스타일을 파악하는데, 분명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자국 농구' 이기 때문에, '팀 빨' 을 많이 받는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프로는 장기 레이스고, 자국리그만 뛰지 않습니다. 그래서 해당 선수의 프로팀 경기, 그리고 해당 프로리그의 경기는 수시로 전력분석에 포함을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굉장히(전력분석) 집요해야 합니다.
바로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던 알제리의 할릴호지치 감독의 예처럼 말입니다.
http://cafe.daum.net/ilovenba/2ljt/69187
기스게의 Straight Edge님께서 정말 좋은 글을 올리주셨는데, 그 글을 스크랩해서 발췌해보면,
한국전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전 기자회견이 열렸다. 파비로 카펠로 러시아 감독이 한국 선수들의 이름까지 알 필요가 없다고 한 것과 대조적으로, 할릴호지치 감독은 한국의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 한국 선수들을 몇 달간 분석했다. 한국의 경기력에 대해 모든 월드컵 예선 경기와 모든 친선 경기, 그리고 한국 리그(K-리그겠죠) 팀의 경기까지 살펴봤다. 이를 통해 한국이 어떻게 경기를 하고 무엇을 해왔는지 조사했다. 한국이 지난 몇 년간 어떻게 팀을 만들어 왔는지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 예를 농구로 바꾸어서
만약 2013 유로바스켓 본선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리투아니아의 에이스라 볼 수 있는 만타스 칼니에티스(196cm, 가드)를 그냥 허접하게 제가 나름대로 리투아니아 대표팀 전력분석에 반영을 시켜서, 분석을 해보자면,
칼니에티스가 뛰고 있는 팀은 러시아의 로코모티브 쿠반입니다. 쿠반은 올 시즌, VTB 리그, 그리고 유로리그에 참가했죠.당연히 저 두 리그 경기들을 보면서 칼니에티스 관련해서 분석을 해야될 겁니다. 그리고 그러다보면, VTB 리그와 유로리그의 다른 유럽, 그리고 미국 용병 선수들과 참가팀들의 데이터까지 축적되게 되는 '삼중 효과' 를 누릴 수 있습니다.
아울러 칼니에티스는 리투아니아 선수입니다. 칼니에티스가 처음 농구를 시작한 곳은 리투아니아며, 리투아니아의 잘기리스에서 오랫동안 뛰었죠. 그렇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리투아니아식 농구 스타일' 이 배어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LKL(리투아니아 프로농구리그)이나 잘기리스 경기도 당연히 면밀히 혹은 세세히 분석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선수를 집중분석을 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력분석을 '단기속성적' 이 아닌 '장기적' 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자. 이제는 마의 청소년 대표팀 전력분석, 스카우팅 이야기로 들어가보겠습니다. 국내에서는 국가대표팀에 비해, 관심이 거의 전무한 수준이지만, NBA, 유럽의 빅리그 스카우트들과 관계자들은 최근 큰 관심을 드러내는 그 청소년 대회의 청소년 대표팀 말이죠(이 내용과 관련된 글은 밑의 글을 링크시키겠습니다. 해외 사이트의 비미국 선수들의 스카우팅 리포트, 동영상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농구 부흥' 을 외치는 대한민국 언론들이 정말 필수적으로 주목해봐야 할 대회라고 봅니다. 진심으로 이와 관련되서 비단 대한민국 청소년 대표팀뿐 아니라,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는 합니다.
2014 NBA 드래프트에서는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의 중요성이 또다시 드러난 드래프트였다고 생각합니다. 2011, 2013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에 드래프트사이트, 혹은 해외 사이트에 스카우팅 리포트에 올라온 비미국 유망주들이 많이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었기 때문입니다(나라가 한정되어 있지만, 확실히 NBA 팀들이 나이상 무척 어린, 그래서 끄집어 낼 잠재력이 높은 어린 비미국 유망주들에게 눈을 많이 돌리고 있다는 점도 이 점을 통해 알 수 있죠).
2014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비미국 선수들.
호주의 단테 엑섬(198cm, 가드) -> 2013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 출전(팀 성적- 4위)
크로아티아의 다리오 사리치(208cm, 포워드),2011(팀 성적 8위), 2013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 출전(팀 성적 8위)
특이사항- 사리치는 2011년에는 만 17세의 나이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조 예선에서 대회 우승팀인 요나스 발렌슈나스(211cm, 센터)의 리투아니아에게 승리를 거뒀고 자기보다 대부분 2살 많았고, 비교적 괜찮은 대학교 1학년 시즌을 보낸 제레미 램, 패트릭 영, 팀 하더웨이 주니어, 덕 맥더못, 메이어스 레오나드가 있던 미국을 꺾었음.
8강에서 현재 조지워싱턴 대학의 핵심이자 2013-2014시즌, All-Atlantic 10 써드 팀과 All-Defensive Team 에 뽑혔던 '차세대 아르헨티나 농구의 기수가 될 가능성이 큰' 패트리시오 가리노(201cm, 가드/포워드)의 아르헨티나에게 패배.
세르비아의 보그단 보그다노비치(198cm, 가드) -> 2011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 출전(팀 성적 2위)
세르비아의 니콜라 요키치(211cm, 센터)-> 2013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 출전(팀 성적 2위)
세르비아의 바실리 미시치(196cm, 가드)-> 2013년 세계 U-19 선수권 출전(팀 성적 2위)
특이사항- 대회 베스트 5 선정.
물론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한 번' 잘했다고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되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NBA, 유럽의 빅 리그 스카우트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유망주들을 관찰한다는 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죠.
하지만 충분히 '참고자료' 정도로 활용한다는 건, 이번 NBA 드래프트에서도 '어느정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증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대한민국 농구' 라는 상품을 해외 농구시장에 광고하기에, 세계 청대 선수권은 너무나 좋은 대회라는 겁니다. 아시아에서조차, 세계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성인 국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소년 대표팀은 2000년대 들어서는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 본선에 꾸준히 출전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세계 청소년 선수권 본선 출전 역사.
U19
1995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 본선 출전
2003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 본선 출전
2007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 본선 출전
2011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 본선 출전.
2013년 세계 U-19 선수권 대회 본선 출전.
U-17
2010년 세계 U-17 선수권 대회 본선 출전.
2012년 세계 U-17 선수권 대회 본선 출전.
여담이지만, 상품을 언론 매체 혹은 TV에서 광고할 때, 여러가지 측면이 고려되지만, 역시 상품의 질이 가장 우선시되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사실입니다. 청소년 대표팀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국제대회에 나가는 대한민국 청소년 대표팀 선정에 있어서 잡음이 절대 없어야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청소년 대표팀 전력분석팀은 개인적으로 연령대별 스카우트 혹은 연령대별 전력분석원들이 구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성인 국대와 마찬가지로 '항시 대기' 가 있어야 하는데, 이 나이대는 정말 한해한해의 '실력이 달라지는' 때입니다. 그래서 성인 대표팀보다도 더 세심한 관리와 전력분석이 필요하며, 상대팀의 전력분석 역시 철저해야 합니다(우리를 상대하는 그들도 아직은 배워나가는, 그래서 한해가 지날수록 더 빨리 무서워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아시아,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 때, '맞춤형 청소년 대표팀 구성' 도 고려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걸 하려면, 수시로 아시아, 세계 국가들의 경기를 면밀히 경기 분석을 해야 하고, 그에 맞는 스카우팅 리포트를 수시로 쓰면서, '만반의 준비' 를 갖춰야 할 겁니다.
물론 지금 제 글은 거의 '이상론' 에 가깝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농구의 여건상, 이런 건, '이루어지기 힘든 것' 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마음 속에 담아두기보다는 글로 한 번 써봐야 한다는 생각에 습자지같은 지식으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농구 월드컵, 아시안게임, 그리고 아시아 U-18 선수권 대회에 나가는 대한민국 성인 대표팀과 U-18 대표팀의 건투를 빌며.
글 마치겠습니다. 허접한 장문의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장문의 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봤어요~ 청소년대표팀. 그리고 그 대회를 잘 활용해야겠군요
좋은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