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게 하소서
늘푸른언덕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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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고 어렵사리 대회를 마친 지난 제32회 도쿄 올림픽을 기억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이었지만 마치 전쟁 같은 상황 속에서 피어난 장미꽃같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올림픽 신화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첫 금메달의 소식을 알린 양궁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펜싱팀의 대역전극,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운 수영의 황선우 선수의 선전과 얼굴에 자신감과 미소를 머금고 경기에 임하여 긍정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높이뛰기 도전자 우상혁 선수가 아직도 생생하고 신선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의 신화 중 가장 빛나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뭐니 뭐니 해도 온 국민을 가장 짜릿하고 행복하게 만들었던 ‘원팀정신’으로 똘똘 뭉친 여자배구님의 놀라운 선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은 대회 참가 이전부터 팀의 조직력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국가대표팀 내에서 주축을 이루던 쌍둥이 자매 선수들의 돌출행동으로 인해 팀의 불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들의 학폭 문제까지 드러나면서 전력의 공백은 물론 배구팀의 조직은 하루아침에 초상집 같은 분위기로 전락하면서 대회 참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 됩니다.
그러나 그런 와해된 조직을 기적처럼 구해낸 국민적 영웅이 탄생합니다. 바로 대한민국 배구팀의 주장이자 ‘10억 명 중에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별명을 갖게 된 김연경 선수입니다. 김연경 선수는 작년 초반 자신을 둘러 싼 모든 오해를 침묵으로 일관하며 흩어진 팀워크를 바로 잡으며 대인배로서의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어 가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외친 ‘원팀정신’이 만들어 낸 대한민국 배구팀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국민들의 걱정을 불식시키며 세계여자배구의 강호 케냐, 도미니카공화국, 일본, 터키 등을 차례로 꺾고 기적을 만든 최고의 영웅이 됩니다. 그 중심에 김연경이란 멋진 선수는 단연 하늘의 별처럼 빛났습니다.
그녀가 몸소 보여준 ‘원팀리더십’입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2023년부터 교회 공동체의 영적 사역을 담당할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일을 지난 1년 동안 진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 교회의 중요한 일들을 심의하는 기획위원회를 통하여 만장일치로 통과한 최종 한 분이 전 교인들에게 의견을 묻는 당회에서 참석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 최종 결정기구인 인사구역회를 통해 최종 결정되는 중요한 일이 지난 주에 최종 마무리 되었습니다.
교회의 담임목사를 청빙하여 영적 리더로 세우는 일은 신앙공동체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 시무하시는 담임목사의 공식적인 정년 임기가 내년 4월로 끝이 나게 됨으로 새로운 담임자를 청빙하는 일에 온 교인들이 그동안 하나가 되어 기도로 간구하며 준비해왔습니다.
교회가 지난 120여 년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청빙위원회를 통해 담임목사를 세우는 일을 저희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교회 각 기관의 교인들 중에서 대표를 선출하여 이들의 활동을 통하여 담임목사를 세우는 중차대한 일을 감당한 것입니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그 청빙사역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교회는 1년 전인 2021년 8월 15일 교인들 중에서 각 기관의 대표 성도들 12명을 선발하여 담임목사를 세우는 청빙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선발된 12명의 위원은 꼬박 1년이 지난 2022년 8월 13일까지 매주 교회에 모여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교회 공동체의 영적 리더 사역을 감당하실 담임목사를 찾아내어 청하여 모셔오는 일인 청빙 활동을 신실하게 진행한 것입니다. 마침내 그 활동의 아름다운 결실이 은혜 가운데 이루어져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렸습니다.
저도 그 동안 매주 주말 춘천과 서울을 오가며 교회 청빙위원회 위원으로서 그 역사적이고 영광스러운 일을 감당하는 역할에 동참하게 되어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 청빙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해 8월 15일 처음 만나서 첫 모임을 시작할 때 각자 자기 소개와 각오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 때 저는 당시 온 국민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불러 일으켰던 대한민국 여자배구팀의 신화와 그 원동력이 되었던 ‘원팀(One Team)’의 키워드를 인용하여 우리 팀의 팀워크를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록 우리들은 살아온 환경과 삶의 철학과 생각이 제각기 다르지만 신앙의 공동체인 영적 리더를 청빙하는 일에 하나의 팀이 되어 우리들의 사역이 아름답게 결실 맺어지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 저희 청빙위원회는 말 그대로 아름다운 원팀이 되어 그 거룩하고 중요한 사역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온전하게 감당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청빙위원회가 원팀이 된다는 것이 처음부터 통일된 하나의 생각과 의견을 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들의 생김새와 살아온 환경이 제각기 다르듯이 그 환경 속에서 자라난 우리들의 생각과 개성이 모두 달랐습니다. 이 청빙위원회 내에서 위원장으로서 리더 역할을 하시는 분께서 이러한 다양성과 다름을 처음부터 인정하며 이 모임을 지혜롭게 이끌어 가는 것을 보면서 섬김의 리더십을 배우게 됩니다. 각자의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그 다른 생각을 지혜롭게 조율하면서 하나의 의견으로 통합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 공동체 가운데 임하신 성령의 은혜의 감격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동체를 위하여 함께 하나가 되어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와 격려로 후원해 준 온 성도들의 마음이 아름답게 합쳐졌습니다. 또한 그 위에 이 교회와 관련된 주변의 수많은 분들의 중보기도가 더하여짐으로 우리 안에 임재하시는 성령을 감동시켜 이룩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의 개성과 생각은 달라도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중요한 가능성을 보여준 귀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에게 임하신 성령의 역사입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작금 우리의 현실을 바라봅니다.
개성이 강하고 똑똑한 구성원들이 많은 현실 속에서 나라는 둘로 나누어져 있고 정작 진리 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할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도 공동체 안에서 분열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공동체 안에서의 하나가 되는 원팀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독일에서 4년 4개월의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2011년에서 2012년 저에게 맡겨진 팀은 CRM 팀이란 작은 조직이었습니다. 불과 16명 정도로 이루어진 작은 팀이었지만 우리 팀은 강했고 무엇이든지 이겨낼 수 있는 멋진 팀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처음 이 팀을 맡으면서 팀장으로서 저의 비전은 이 팀을 작지만 강한 원팀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개성이 강한 구성원들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옛날식 리더십인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임 초기 시절, 팀원들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고 칭찬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팀원들과의 소통에 주력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방적인 리더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 소통 방식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청하는 방식의 소통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경청하는 조직 환경이 조성되면서 차츰 팀원들의 마음이 열리게 되고 구성원들의 관계가 좋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관계 속에서 던지는 질문과 화두는 그대로 그들의 관심을 유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상적인 업무 외에 무한도전이란 프로젝트를 통하여 바쁜 업무로 한동안 잊고 있었던 팀원들의 꿈을 자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신선한 삶의 자극은 팀을 살아있는 조직으로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팀이 하나가 되면서 우리는 습관처럼 이렇게 이야기하게 됩니다.
“우리는 매일 천국으로 출근합니다.”
다양한 개성과 생각이 다른 팀원들이 하나가 될 때 그 원팀이 만들어내는 힘은 가히 폭발적이고 가공할 만한 것이 됩니다.
예수께서는 인생 나이 30이 되면서 당신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공생애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사역할 당신의 제자 12명을 사도로 삼으십니다. 그렇게 뽑힌 12명의 사도들은 처음에는 예수를 온전히 따르는 제자들이 아니었습니다. 예수께서 행하시는 표적과 이적들을 보면서 아마도 그들은 제각기 다른 기대를 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들이 원한 건 아마도 전지전능한 슈퍼스타로서 세상을 좌지우지할 그런 강력한 리더로서의 왕을 바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완전하고 전지전능하신 예수께서 그들의 바램과 기대와는 달리 힘없이 십자가 상에서 처참하게 삶을 맞이하는 것으로 목도하게 되면서 그들이 꿈과 기대는 산산조각이 납니다. 그 후 실의 빠져 뿔뿔이 흩어져 자신들의 삶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께서 죽은 지 삼 일 만에 부활하여 다시 나타나 만나주시고 부활을 보이시고 새로운 지상 명령을 선포하신 후 다시 오심을 약속하며 승천하십니다. 예수께서 원하신 제자들의 진정한 원팀은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오순절 날 마가의 다락방에서 기적과 같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제자들이 뜨겁게 기도하는 중에 성령이 불같이 그곳에 임하신 것입니다. 성령이 임하자 그곳에 모임 제자들과 모든 사람들은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성령 충만해진 제자들은 예수의 참된 사도의 삶을 살게 됩니다. 원팀이 된 그들은 복음을 들고 세상으로 나아가 거룩한 사역을 감당하면서 예수의 십자가 복음을 전하는 일에 목숨을 바칩니다.
아름답고 거룩한 원팀의 모습입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사도행전 1장 8절
그 아름답고 거룩한 예수의 보혈에 빚진 자된 우리들도 이제 불변하는 진리 안에서 하나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그의 참된 제자의 삶을 살기 원합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에베소서 2장 14절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요한복음 17장 21절
첫댓글 다양한 생각과 개성을 가진 구성원들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이젠 어떤 리더의 힘으로도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공동체를 하나로 만드는 힘!
원팀리더십입니다.
진정으로 하나되게 하는 힘의 진리를 간구하며 찾는 시간이 되길 원합니다.
<늘푸른 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