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눈의 미국 유학생 마리아의 트로트를 들으면서!!
시도 때도 없이 들끓는 감정(感情) 조절이 늘 문제다.
기쁘다가 슬퍼지고 들떴다가 곧 시무룩해진다.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고 괴로움은 늘 내 곁에서 오래 머문다.
다정한 사람은 어찌 그리 빨리 떠나는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전남강진 유배지에서 18년을 살았다.
그 심정이 오죽했으랴 !
강진 병영(兵營)에 군대(軍隊) 책임자 병마우후(兵馬虞侯)로 근무하는
이중협(李重協)이라는 장교가 있었다.
이중협(李重協)은 적막한 다산초당(茶山草堂)으로 간혹 찾아와
떠들썩한 분위기를 만들어놓고 가곤 했다.
그런 이중협(李重協)이 외로운 다산(茶山)은 싫지 않았다.
한 3년을 그렇게 왕래(往來)하였다.
하루는 이중협(李重協)이 찾아와서 풀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근무지 임기가 끝나서 곧 서울로 올라갑니다.”
순간 고요가 흘렀다.
한동안 말이 없던 다산(茶山)이 그를 위한 글을 썼다.
“즐거움은 괴로움에서 나오니
괴로움은 즐거움의 뿌리다.
괴로움은 즐거움에서 생겨서
즐거움은 괴로움의 씨앗이다.
괴로움과 즐거움이 생기는 것은
움직임과 고요함(動靜)에서 나온다.
음양(陰陽)의 뿌리가 서로 교차하는 것과 같다.
세상 이치에 통달(通達)한 사람은 그 까닭(緣由)을 안다
옆에 기대고 엎드림을 살피어
성공하고 실패함을 헤아려
내 마음이 그때 그때 상황에 반응하는 것을
늘 일반적인 세상이치와 반대가
되게끔 한다”
중국 한(漢)나라 때 정치가인 경수창(耿壽昌)은
일반적인 상식과 다르게
값이 싸면 비싸게 사들이고 비싸면 싸게 내다 팔았다.
이것이 인생의 괴로움과 즐거움에 대처하는 방법이었다.
다산(茶山)의 말뜻은 이러했다.
“자네 있어 즐거웠고 떠난다니 서운하네.
늘 이리 지낸다면 각별히 즐거운 줄 모르고 그러려니 했겠지.
오늘 헤어짐이 아쉽지만 훗날 내가 귀양에서 풀린 뒤
자네가 불쑥 나를 고향 마을로 찾아와 주면 그 기쁨이 배로 될 걸세.
그러니 그간의 즐거움으로 오늘의 슬픔을 서루 툭 치게나
마음에 흔들림 없이 내 자네를 전송하겠네”
끝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거센 여울과 잔물결이 섞여 물은 무늬를 이룬다.
느린 각성(角聲)과 빠른 우성(羽聲)이 어우러져
음악은 가락을 이루게 된다.
우리 헤어짐을 슬퍼하지 말게나.”
※각성(角聲)-뿔로 만든 악기로 나팔(喇叭)을 부는 소리.
※우성(羽聲)-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 오음(五音)의 다섯째 소리
요즘 TV화면에 푸른 눈의 미국 유학생 마리아의 한국 전통 유행가
트로트를 구성지게 불러 전국의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감정(感情)의 조화가 변화무쌍한 트로트를 잘 소화 하는 것을
보면 한국인의 DNA가 있지 않은가 할 정도로 잘 부른다.
아무리 한국이 살기 좋은 사회라 하지만 여성으로서
그것도 부침(浮沈)이 심한 트로트 가수의 길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한국에서 트로트로 성공하여
어려웠던 한국 젊은 시절을 생각하며
인생의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
요즘 아니 전에도 그랬지만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람 같잖은 것들이 쥐나 개나 국회의원되겠다고 나서서
원숭이 소리보다 더 듣기 싫은 소리를 내고 있다.
가득히나 정서(情緖)가 메마른 사회에 인간미를 더욱 잃어 가고 있다
아무리 한국이 살기 좋은 사회라 하지만 여성으로서
그것도 부침(浮沈)이 심한 트로트 가수의 길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한국에서 트로트로 성공하여
어려웠던 한국 젊은 시절을 생각하며
인생의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