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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 만난건 추운 어느 겨울날.
너와 처음 헤어짐을 겪었던 따뜻한 봄날.
너와 처음 여행을 갔었던 더운 여름날.
너를 처음 때렸던 가슴아팠던 쌀쌀했던 가을날.
내 안에 너는 언제나 존재했어. 그리고 존재할거야.
넌 나를 처음으로 웃겼고, 울렸고, 미소 짓게 만들었던 사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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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1.
"기억하니~ 우리 처음 만난 날~"
".....지랄발광을 한다. 그렇게 노래연습하면 밥이 나오니, 술이 나오니?"
"누나, 냅둬. 저 인간 어제 오디션 또 떨어져서 저러니까."
"야, 나 나갔다 온다. 반하월!! 나올때까지 빨래 안널어놓으면 죽는다?!"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마세요~~"
언니가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가자마자, 나의 뒷통수를 후려갈기는 혜성이놈때문에 나는 이 추운 겨울날 빨래를 널어야 했다.
노래를 신나게 부르면서 빨래를 하나하나씩 널었다. 시끄럽다고 소리를 지르는 혜성이놈을 애써 무시하고선 얼어버린
손으로 대충 빨래를 널어놓고 있을 때, 어디선가 날라오는 냄비에 머리를 맞고야 말았다. 으악!!!! 너무 아프잖아!!!!!!
나의 돌머리를 맞고선 시멘트 마당으로 떨어진 냄비는 이미 찌그러져 흉칙한 몰골이 되고야 말았다.
그런 노란색 구식 냄비를 들고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담장에 올라타 있는 어느 남자와 눈이 마주치고야 말았다.
혹시... 저 놈이 이 냄비로 내 머리를 강타한 놈인가?
"야...........!! 너 뭐야? 네가 이거 던진거야?!"
"....씨발. 내 냄비 다 찌그러졌잖아. 야!! 돌머리. 어떻게 책임질꺼야?"
"뭐, 뭐라고? 뭐 이딴 놈이 다 있어?! 야! 누가 먼저 이걸 던졌는데!"
"닥치라고 존나 소리질러 댔는데. 네가 못들은거잖아, 이 돌머리야. 아.. 젠장."
".....그, 그건...!!"
"노래 존나 못부르는 주제에... 아호, 짱나. 야! 너 이거 하나 사낼꺼야, 어쩔꺼야?"
"그걸 내가 왜 사내!! 던진 너의 잘못이라니깐!"
"자꾸 지랄할래? 이게!!!!"
"때릴려구? 때려봐, 때려보라고!!!!"
푹…
…퍽!
결국 담장위에 있던 놈은 담장에서 뛰어내려 찌그러진 냄비로 나의 머리를 또 한 대 쳤다.
뭐 이딴 놈이 다 있냐는 생각과 다르게, 아픔이 나의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나의 자존심은 울지말라고 소리치고 있는데... 눈물은 눈에서 쏟아지고. 나의 볼을 타고 흘려내렸다.
".......야, 야!! 울지마. 아쒸... 울지말라니까!!"
"..으엉.... 으엉...엉엉엉..... 혜성아.. 엄마, 아부지.... 언니..."
"반하월!! 이게... 어? 너 우냐? 야, 넌 또 누구야! 니가 얘 울렸냐?"
"유성아.. 엉, 엉.... 얘가.. 얘가 냄비로... 내 머리를........우앙앙"
"아씨. 울지말라니까, 이 돌머리야!!!!!"
"돌머리? 너 지금...!! 헉. 그, 그쪽은........."
"네가 얘 오빠냐? 씨발- 야, 얘 좀 달래봐. 아후, 이걸...."
방에서 뛰쳐나온 혜성이는 그대로 이 엉뚱한 새끼의 얼굴을 보고선 굳어버렸다.
그걸 모르는지 냄비녀석은 계속 나를 향해서 썅욕을 내뱉으면서 울음을 그치라고 말한다.
유성이 이놈.. 누나가 울고 있는데 빨리 저 놈을 혼내주란 말이야!!! ㅠ_ㅠ 나의 눈물이 바닥나고 있다고요. 엉!?
"...선, 선배님. 얘가 제 누나인데요..."
"선배님? 야, 너 동서공고 다니냐? 씨발. 네 누나라고? 어쨋든, 얘 좀 그치게 해봐!! 쫌!!"
"예? 아... 아, 예!!!"
유성이가 날 말리기도 전에 이미 내 눈물은 바닥이 나고야 말았고. 이미 내 울음은 멈췄다.
그제서야 노란색 구식 냄비처럼 찌그러져 있는 냄비녀석의 얼굴이 내 눈으로 들어왔다. 제기랄..=_= 혜성이 선배라고.?!
속으로 욕을 되씹는데. 냄비놈은 침을 떡하니 뱉고선 다시 담장위로 깡충하고 뛰어올라갔다.
"야!! 너 이름 뭐냐?"
"...예? 제 이름은 반 혜성입니다!! 동서공고 1학년 3반입니다!!"
"아니, 너 말고. 네 누나인가 뭔가하는 쟤 이름 말이야."
"반 하월인데요."
"이름도 존나 특이해. 어쨋든. 너 한번만 노래 부르면 죽는다!"
그러고 담장을 홀짝 뛰어내리는 저 이상한 냄비녀석. 나의 어깨를 확 잡고 방으로 끌고가는 혜성이때문에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나를 내팽겨 치는 이 못난 놈... 우리집 막내 방 혜성군이시다. 잘생긴 얼굴 다 찡그리고 털썩 주저앉았다.
나도 천천히 놈을 따라 앉았고. 내가 앉자마자 나를 날카롭게 째려보는 이 나쁜놈. 흑 ㅠ 잘생기면 단줄 아니!!
"...누나. 진짜 미쳤어?"
"왜?"
"씨발. 나 죽었다고... 저 선배 존나 무섭기로 유명하단 말이야"
"쟤가 누군데?"
"누나.... 모르냐?"
"=_="
"진짜 바보아냐? 저 선배.. 그 유명한 담배선배잖아!! 미치겠네, 진짜-"
"담배선배? 이름이.. 담배냐?"
"아니. 그건 아니지만... 별명이야."
참 황당한 녀석이다. 별명이 담배라니.... 긴장이 풀리자마자 아까 맞은 왼쪽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혜성이는 나를 째려보다가 신경질적으로 방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다음날 아침이었다.
"반 하월!! 대가리가 존나 풍선같애. 어디 쳐박았냐?"
"....만지지마!! 머리 존나 아파. 혹났단말이야."
"야. 혜성이 사진은 갖고온거지?"
"그 놈 이름은 꺼내지도마... 나 오늘 걔땜에 지각했단 말이야!!"
"야!! 약속이랑 틀리잖아!! 하여튼 널 믿은 내가 병신이지. 응?"
"내일 갖다주면 되잖아. 안그래도 떨어져서 슬퍼죽겠는데.. 넌 사진타령할래?"
"죽어라 죽어. 이년아."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학주할배에게 엉덩이 스무대를 맞고 운동장 다섯바퀴를 돌았다. ㅜ_ㅜ
재수없는 반혜성이 날 깨워주지 않은 덕분에 나는 오랫만에 지각을 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 놈 생각에 이를 갈고 교실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보이는건 오늘따라 미워보이는 친구 진령이.
방 유성이를 2년째 사모하고 있는 나의 절친한 친구 진령이는 나를 째려보았다.
밉다. 친구보다 친구의 동생을 더 좋아하는 친구가 정말로 오늘따라 밉다. =_=
"우걱우걱. 근데 너 진짜 머리통 왜 그런거야? 오늘따라 존나 커보여."
".....으음... 아 맞다!! 너 혹시 동서공고에 담배라고 알아?"
"담배? 그게 혹시 사람 이름이더냐?"
"아니, 그건 모르겠고.. 하여튼 혜성이 선배라고 하더라고."
"걔가 니 머리통을 그렇게 만든거냐?"
"내 머리통을 냄비로 갈겼단다. 나의 노래가 그녀석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말이야!"
"이해가 간다, 야. 너 목소리 하난 오라지게 크잖아. 안그래?"
"최진령!! 네가 지금 친구로써 그게 할 말이야?!"
점심시간. 다른 모든 아이들이 급식을 먹으러 1층으로 내려가고 텅 빈 교실에 나와 진령이만이 남아있다.
내가 싸온 도시락을 열심히 먹고 있던 진령이 씨익 웃는다. 그러고선 마지막 남은 김치를 입으로 넣었다.
어차피 밥맛도 없었다. 더군다가 지끈지끈 거리는 머리때문에 수업조차 내 머리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았다.
진령이 내 손을 이끈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나를 위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피자빵을 사준다고 나를 끌었다.
....매점에 가면 꼭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곤 하는데... 왠지 모르게 가기가 싫다.
하지만 이 기분보단 피자빵이 더 중요했기에, 나는 아무말 하지 않고 진령이에게 끌려갔다.
\매점.
북적북적. 벌써 급식을 다 먹은건지, 많은 학생들로 북적거리는 매점.
진령이의 무쇠팔이 무서운 것인지, 진령이를 보자마자 학생들 하나하나씩 매점안으로 길을 터주었다.
다른 아이들이 나를 힐끗 쳐다보았지만 나는 고개를 돌리고 씩씩히 들어가는 진령이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매점아줌마에게 백원깍아달라고 소리쳐대는 진령이를 보며 쿡쿡, 하고 웃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오랫만이다, 하월아."
"........아, 래원아. 그래, 오랫만이다."
"하월이 이제 얼굴 보기도 힘들구나. 뭐 사먹으러 나온거야?"
"응, 진령이 기다려."
여전하구나, 넌. 파란 웃음을 가진 넌... 정말 여전하구나.
웃을 때 들어가는 두개의 보조개도, 웃을 때 왼쪽 눈에 눈주름이 지는 것도,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눈빛까지도.
갈색 두 눈동자를 차마 마주 볼 수 없어서 난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하월인 여전하구나. 그렇게 고개 숙일 필요 없어."
"어!! 차 래원!! 네가 여긴 왠 일이더냐?"
"최 진령. 난 매점오면 안되는거야? 나도 피자빵 좋아하는데."
"손 대지마! 이건 하월이꺼니까. 니 돈으로 사먹어. 부자새끼주제에-"
"래원아~ 나도 피자빵 먹고싶다! 피자빵 사주라!"
진령이의 얼굴이 굳었다. 갑작스레 등장한 불청객때문에, 난 나도 모르게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옆에 서 피자빵 두개와 요구르트를 손에 들고 있던 진령이의 눈빛이 불에 붙었고, 난 그런 진령이의 팔을 잡았다.
앞에서 촐랑대며 꼬리를 흔들고 있는 은채, 그리고 나를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래원이를 지나쳤다.
"래원아!! 어딜 보는거야. 나 피자빵 먹고싶다니까는."
"....그래, 사줄게. 여기서 기다려."
"응- 알았어. 앗싸! 바나나우유도 사주면 더 좋고!!"
"피식- 그래."
큰소리로 얘기하고 있는 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바람빠지는 래원이의 웃음소리까지 모두 들었다.
반년이나 지난 일인데, 이 미련한 심장은 래원이와 눈이 마주칠 때부터 쉴새없이 뛰고 있다. 쿵, 쿵, 쿵… 쿵 하고 말이다.
매점에서 빠져나왔을때야 진령이가 내 팔을 쳐냈다. 그녀때문에 멈춰선 나에게 피자빵과 요구르트를 던진다.
"이 바보야! 병신. 언제까지 그렇게 도망칠껀데?? 어?"
"...그만하자, 진령아. 피자빵이나 먹자. 맛있겠다-"
"둘이서 서로 좋으면 그만이지. 그 얌체 눈치는 왜 봐!! 응?"
"피자빵 안먹을꺼야? 그럼 나 먹을게. 후회하지마라, 최 진령!"
"답답하다, 답답해. 내가 더 병신이다. 몰라! 니가 다 먹고 올라오든지!!"
"야~ 최 진령! 삐진거야?"
".........................."
"진령아! 진령아! .......진...령아."
나의 고함소리는 어느새 흐느낌으로 변했다. 피자빵을 입에다 물고 눈물을 뚝뚝 흘려댔다.
누가 볼새라 나는 교복소매로 볼에 흐르는 눈물을 아무렇게나 닦아냈다. 눈물을 꾹 참고, 피자빵을 입에 물었다.
그렇게 피자빵을 꾸역꾸역 먹으면서 진령이가 먼저 가버린 반으로 향하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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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1.
[ 장편 ]
▶ 내 마음속의 스타 ◀ _001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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