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될 아들과 대학 2학년인 딸, 그리고 남편과 저,
가족이 모두 함께 연극을 본 게 얼마 만인지...
방학이지만 며칠밖에 집에 내려와 있지 못할 딸 시간에 맞추느라 오늘
서울서 내려온 아일 데리고 부랴부랴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먼저, 극장을 확장한 것에 축하 드리며, 그만큼 관객도 많아진 것 같아
흐뭇했답니다.^^
딸과 같은 나이였을 때, 빨간 피터의 고백(추성웅)등 모노 드라마들을
보고 감동했던 기억, 이후에 본 세일즈맨의 죽음이나 영주동 부두극장에서
본 연극들... 모두 그리운 요즘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저만큼은 연극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함께 연극 관람할 기회를 계속 가질 생각입니다.
관객과 배우가, 그리고 작품이 그렇게 오롯이 삼위일체가 되어 호흡할 수
있다는 건 분명 가벼운 체험은 아니니까요.
늘 시간에 쫓겨 마음 먹은 만큼 공연을 볼 수 없었지만 앞으론 한 달에
한 번쯤 남편과 연극을 보러 갈 계획을 세워보렵니다.
참, '고상희'가 어머니께 전화할 때 전화번호부를 찾는 거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 전화번호부를 뒤지지만 결국엔 어머니와 전화할 수밖에
없는 장면 아닌가요? 그런데 연기는 마치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찾는 것처럼
보이는데 혹시 해석을 달리 해야하나 하구요. 제 해석이 맞다면 그 부분에
조금 더 섬세한 액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아무튼 두 분 연기 참 멋졌구요, '이대리'의 노래 실력도 짱이었습니다.^^
모쪼록 사계극단이 여러모로 좋은 성과 거둘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첫댓글 자밀라님의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공연을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요즈음은 부모님보다 우리 아이들이 더 바쁜 것 같더라구요. 어쨌던 부럽습니다. 우리 사계 회원님들은 모두 이렇게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밀라님의 후기가 행복 바이러스가 되어서 모든 가족들이 행복한 시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 메리 크리스마스!
고상희 역활을 맡은 배우 길수경입니다...제가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장면을 제대로 표현을 못한것 같군요.. 좋은 충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좀더 노력하는 배우가 될께요~~ 감사합니다~~
전,. 전화번호 찾는 부분 이해했는데..^^; 절 보는거 같아서.. 맘이 아프던데요..ㅎㅎ
네, 그 장면은 이 연극에서 두 번이나 반복할 만큼 전체 내용에서 중요한 메타포임에 틀림없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퍽 공감이 가는 부분이구요. 하지만 전화번호부를 뒤적이다 전화기를 들기까지의 그 틈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만일 전화번호부를 덮은 뒤 "젠장, 어떻게 전화 할 인간이 한 놈도 없담!"라거나 "어휴!~"한숨을 내뱉으며 전화책을 휙 집어던진다거나 하는 제스쳐가 약간 더 있은 다음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면 쉽게 이해가 갔을 텐데, 전 엄마의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해야 하는 또다른 심오한 뜻 (극사실주의적인)이 있나 하고 한참을 고민했답니다.ㅎㅎ 그래도 고상희역 충분히 좋았어요. 도로콩님 화이팅!!
대단한 연출력이십니다. ^^;;;;; 언제 한번 저희 작품을 연출해주심이.....ㅋㅋㅋ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 연출
좀더 세심하게 했어야 하는 부분을 매일매일 같은 공연을 하면서도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지는것 같네요..
자밀라님 말씀대로 한숨을 쉬며 전화번호 수첩을 서랍장에 힘없이 넣는걸 했었는데.. 그날은 표현을 못한것 같네요..^^;;
그리고 전 도로봉이 아니라..도로콩 이랍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