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식 기자] 연예가의 「단짝친구」로 소문난 탤런트 김희애(30)와 홍리나(29)가 사제지간이 됐다.
홍리나가 지난 2월 중순경 김희애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수원전문대의 방송연예과에 신입생으로 합격했기 때문이다.
사제지간으로의 첫 만남은 이달 중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갓 입학한 1학년들에게 김교수가 강의를 맡은 2학점의 「기초연기」가 전공필수인 까닭에 피할래야 피할 수도 없다.
84년 모 화장품 CF에 함께 출연하면서 서로 알게 된 이들은 10여년동안 우정을 쌓아왔지만 막상 사제로서의 만남은 조금 부담스럽다는 표정이다.
『너무 어색할 것 같다. 다른 학교로 가라니까(웃음)』(김희애)
『왜 그래요, 김교수님.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홍리나)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가지만 홍리나는 『자극과 격려로 진학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김교수가 「지각진학」의 1등 공신』이라고 말했다.
홍리나는 지난 86년 계성여고를 졸업한 뒤 10년이상 배워온 무용솜씨를 살려 대학진학을 계획했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했었다. 이후 CF모델을 시작으로 MBC 「아들의 여자」 「미망」 등 드라마에 출연하며 탤런트로 두 여동생의 대학진학을 뒷바라지했다.
그는 『생활이 비교적 안정되자 더 늦기 전에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지만 남들은 교수가 되는 나이에 대학 입학이라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수능시험과 수원전문대의 실기시험 때도 모자와 머플러를 착용하는가 하면 화장을 하지 않은 맨 얼굴로 시험장에 들어가는 등
주변의 이목에 신경을 썼다고. 친구가 있는 곳으로 마음이 쏠려 수원전문대로 학교를 선택했지만 시험관의 입장에 있는 김교수의 냉정한 시선 때문에 마음 고생의 부피는 줄어들지 않았다.
홍리나는 3분간의 실기시험에서 자신이 머릿방 아씨로 출연했던 드라마 「미망」의 한 대목을 연기했는데 『수십번 대사를 외우고 연기했지만 무척 떨렸다』며 『드라마 촬영보다 시험이 훨씬 어려웠다』고 밝혔다.
홍리나는 『원서를 내고 시험을 보고 합격자 발표에 마음을 졸이는 과정 하나하나가 몹시 힘들었지만 누구보다 어머니(김중자씨)의 한을 풀어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