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족의 시조, 신농의 ‘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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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농이란 ‘신(神)’자의 글은 호미 모양의 조패(鉏貝)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다. 이 돈을 자세히 살펴보면 간단하게 새겨진 것 같지만 여러 종류의 글자를 찾아낼 수 있다.
우선 청동으로 만든 이 돈은 끈으로 꿸 수 있게 윗부분에 동그라미 모양의 작은 구멍을 파놓았다. 그리고 그 구멍이 뚫린 동그라미와 연결해서 그 아래로 ‘丨’자가 새겨져 있다. 이 동그라미 구멍이 문자의 시작인 ‘․’를 도형화시킨 ‘○’이다. 불꽃 주, 불씨 주, 불핵 주, 불의 알이라고 읽는 글자이다. 신농의 다른 이름이 불이라는 뜻의 ‘염(炎)’이다. 그래서 불의 임금(님금․인금), 해임금, 밝은 임금 염제(炎帝)라고 한다.
불은 ‘붉다, 밝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태양을 의미한다. 우리 민족이 바로 태양족이며 문자는 바로 하늘의 태양(● ○)에서 시작된다. 염제의 후손들이면 ‘불의 씨’ 자손들이고 ‘불의 알’ 자손들이다. 우리가 무심코 말하는 ‘부랄․불알’도 사실은 ‘불의 알, 불의 씨’, 즉 ‘염제 신농의 씨알, 신농의 후손’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글자이다.
불(炎)은 오행에서 남쪽을 뜻하며, 붉은 색깔로 표현을 한다. 그래서 남쪽의 대표적인 동물, 봉황을 닮은 남주작(南朱雀)이라 하였다. 주작의 ‘주(朱)’자는 붉다는 뜻이니, 주작의 의미는 붉은 새이다. 새는 ‘해’로도 새김을 했기 때문에 붉은 새는 ‘붉은 해’를 의미한다.
고려 때까지만 해도 새는 해를 뜻했다. 고려 때 지어진 <청산별곡(靑山別曲)>에 ‘가는 새 본다. 가는 새 본다. 물 아래 가는 새 본다…’는 ‘지는 해 본다. 지는 해 본다. 물 아래 지는 해 본다…’는 뜻이다.
고구려․백제․신라․가락 등 2000년 전 시조들이 모두 새알에서 태어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새알이면 바로 해알이다. 해의 자손이라는 뜻이다. 바로 염제 신농의 씨알들, 즉 염제의 자손이라는 뜻 숨어 있는 것이다.
우리를 동이족이라 하고 동이족 중에서도 새족(鳥族)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짓날 쑤어 먹는 팥죽의 동그란 ‘새알’, 그리고 설날 떡국에 들어가는 가래떡을 둥글게 썰어 넣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가 커져 큰 알, ‘○’이 되면 태양과 달, 이 민족의 주성(主星)이라는 북두칠성은 물론이고 풀이에 따라 하늘과 우주를 뜻하는 글자가 되기도 한다. 삼신(三神)을 ‘하늘․땅․사람’이라고도 하고, ‘해․달․북두칠성’이라고도 했다. 낙빈기는 이 시대에 이미 농사와 목축을 위해 하늘의 별자리를 이용할 줄 아는 지혜가 열려 있었으며 별을 표시하는 글자를 기록하고 있었다고 했다.
‘丨’자가 새겨진 돈의 모양을 유심히 보면 전체의 모양이 가래나 호미의 모양 같기도 하지만 ‘큰 대(大)’자의 모양새이다. ‘대(大)’라는 글자는 ‘사람 인(人)’ 또 ‘하늘 천(天)’으로도 읽는다. 말하자면 사람 인(人)자는 대(大)가 되고 또 하늘 천(天)이다. 우리 민족이 이상으로 삼아 온 사람이 곧 하늘 이라는 인내천(人乃天)사상이 글자의 시작부터 나타나 있다.
종합해 보면 신농의 이름 글자가 새겨진 ‘조패(주패․신패)’라는 돈에는 불․밝음․광명이라는 뜻의 주(․), 또 하나님 신(神), 불알, 사람의 씨, 하늘이나 우주를 뜻하는 알(○),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등 여러 가지 의미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내천’이라는 말에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금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하늘 천’은 ‘큰 대, 사람 인’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하늘 천’자 아래에 땅을 의미하는 ‘一’자가 더해지면 곧 임금이라는 ‘왕(王)’자가 된다.
‘사람이 곧 하늘, 사람이 곧 하나님’이라는 민족사상의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수운 최제우(水雲 崔濟愚․1824~1864)의 ‘인내천사상’이 최초의 화폐에 새겨져 있었으니, 4500년 전에 이미 이 민족의 기층사상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